중등도-중증 소아 궤양성 대장염 환자에 있어
궤양성 대장염(Ulcerative Colitis)은 염증성 장질환의 일종으로, 항문에서 인접한 직장에서 염증 또는 궤양이 시작돼 점차 대장 안 쪽으로 이어져 병변이 확대되는 질환이다.
궤양성 대장염은 완화와 재발이 반복되는 만성질환으로 관해(증상이 없는 상태)를 유도하고 유지하는 것을 목표로 약물이나 수술을 통한 치료가 진행된다.
궤양성 대장염은 어느 연령대에서나 발병할 수 있지만 청소년기까지 가장 많이 발병해 미국에서는 전체 환자의 20% 정도가 20세 이전에 발병한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소아 궤양성 대장염은 성인 궤양성 대장염과 치료에 대한 반응이 비슷하며, 궤양성 대장염 발생에 관여하는 종양괴사인자 알파(TNF-α)의 과발현과 같은 병리생리학적 기전 역시 유사하게 나타난다.
단, 성인 궤양성 대장염이 직장에서 대장의 비장만곡 부위까지 병변이 침범하는 좌측대장염이 많은 반면, 소아 궤양성 대장염의 경우에는 좀 더 중증 대장염의 형태인 비장만곡 이상의 대장까지 병변이 침범하는 광범위 대장염이 많이 발견된다는 차이가 있다.
강력한 항염증 작용으로 궤양성 대장염 치료에 사용되고 있는 코르티코스테로이드는 초기 치료에는 신속하게 증상을 개선시켜 효과적이지만 장기 치료 시 상처 치유 지연, 소화 불량 및 궤양, 당뇨, 고혈압, 감염 등이 나타날 수 있고, 특히 소아에서 성장 장애를 초래할 수 있어 세심한 처방이 필요하다.
실제 소아 환자에 대한 코르티코스테로이드 처방을 관찰한 결과, 소아 환자의 최대 45%가 다음 해 이 제제에 대한 의존성을 보여 결국 코르티코스테로이드에 의한 부작용이 나타날 위험이 높은 것으로 나타난 연구도 보고되고 있다. 이에, 소아 궤양성 대장염 환자에 대해서는 보다 유효하면서도 안전한 치료 방법에 대한 고민이 요구된다.
미국 임상위장병학회가(AGA)가 2012년 <임상위장병학-간장학(Clinical Gastroenterology and Hepatology)>저널에 소개한 '중등도-중증 소아 궤양성 대장염 환자들에 대한 인플릭시맙 (Infliximab) 유도 및 유지 치료 연구 (Induction and Maintenance Therapy With Infliximab for Children With Moderate to Severe Ulcerative Colitis)'를 검토함으로써, 지금까지 성인 궤양성 대장염 치료에 많이 사용돼 온 대표적인 항 TNF-α 제제인 인플릭시맙(Infliximab)의 중등도-중증 소아 궤양성 대장염 환자 대상 치료에 있어서 유효성과 안전성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본 연구는 미국·캐나다·벨기에·네덜란드 내 23개 연구 기관에서 메이요 스코어가 6∼12점이고, 내시경 스코어가 2점 이상인 중등도-중증 활성 궤양성 대장염을 앓고 있는 6∼17세 소아 환자 중 항 TNF-α 제제에 대한 치료 경험이 없고, 기존 치료에 반응을 보이지 않았거나 내약성을 보이는 환자 60명을 대상으로 54주까지 유효성을, 62주까지 안전성을 추적 관찰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인플릭시맙 치료, 중등도-중증 소아 활성 궤양성 대장염 환자 관해 유도 및 점막 치유 효과
기존 치료에 반응을 보이지 않았던 중등도-중증 활성 소아 궤양성 대장염 환자의 73.3%가 인플릭시맙 투여 8주에 치료 반응을 보였으며, 8주차에 소아 궤양성 대장염 환자의 2/3에서 점막 치유 효과가 발견되었다.
또한, 대상 소아 환자의 최소 1/3에서 메이요 스코어 개선 및 PUCAI 임상적 관해가 발견돼 인플릭시맙을 통한 치료가 유효한 것으로 나타났다<표 1>.
<표 1> 54주간 인플릭시맙 치료 유효성
인플릭시맙 5mg/kg | ||||
단일요법 | 병용요법 | 연령 6-11세 | 연령 12-17세 | |
치료 받은 환자들 | 28 | 32 | 15 | 45 |
8주에 임상적 반응을 보인 환자 | 21(75.0%) | 23(71.9%) | 9 (60.0%) | 35 (77.8%) |
8주에 임상적 관해를 보인 (메이요스코어) 환자 | 11(39.3%) | 13 (40.6%) | 7 (46.7%) | 17 (37.8%) |
8주에 점막이 치유된 환자 | 20(71.4%) | 21 (65.6%) | 8 (53.3%) | 33 (73.3%) |
8주에 PUCAI 평가를 받을 수 있는 환자 | 27 | 24 | 12 | 39 |
8주에 관해 상태인 (PUCAI 점수) 환자 | 9(33.3%) | 8 (33.3%) | 4(33.3%) | 13 (33.3%) |
54주에 PUCAI 평가를 받을 수 있는 환자 | ||||
8주에 한 번씩 약물을 투여받은 치료 그룹 | 10 | 11 | 5 | 16 |
- 54주에 관해 상태인(PUCAI) 환자 | 3(30.0%) | 5(45.5%) | 3 (60.0%) | 5 (31.3%) |
12주에 한 번씩 약물을 투여받은 치료 그룹 | 10 | 12 | 4 | 18 |
- 54주에 관해 상태인(PUCAI) 환자 | 1(10.0%) | 3 (25.0%) | 0 (0.0%) | 4 (22.2%) |
아울러 54주간 장기 결과에서도 38%의 환자가 임상적인 관해를 유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소아에게 부작용을 유발할 가능성이 큰 코르티코스테로이드에 대한 의존도 역시 낮아지는 것을 발견할 수 있었다.
특히, 8주간의 유도 치료 이후 8주에 한 번씩 인플릭시맙을 투여해 유지 치료를 진행한 그룹의 경우, 38주까지 코르티코스테로이드 제제에 대한 의존도를 보이지 않았다<그림 1>.
이러한 유효성 결과는 성인 궤양성 대장염 환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의 결과와 대체로 비슷했다.
인플릭시맙 치료, 악성 궤양성 대장염으로의 발전이나, 발작, 결핵 등 없는 양호한 안전성 프로파일 보여
평균 47.5주간의 추적관찰 기간 동안, 참여 환자 들은 최소 1건의 이상 반응을 경험했으나, 사망, 악성 궤양성 대장염으로의 발전, 탈수초성 장애, 시신경염, 발작, 결핵 등의 기회 감염, 혹은 지연 과민 반응은 나타나지 않는 등 양호한 안전성 프로파일을 보였다<표 2>.
<표 2> 54주간 인플릭시맙 치료의 안전성
달리 명시되어 있지 않고 제시된 데이터는 환자의수(%)를 의미
8주차 인플릭시맙 5mg/kg 유지 요법 (무작위 배정) | |||||
8주에 무작위 배정되지 않은 환자들 | 8주에 한번씩 투여 | 12주에 한번씩 투여 | 지속 | 전체 치료환자 | |
치료 받은 환자 수 | 15 | 22 | 23 | 45 | 60 |
평균 추적 관찰 기간 | 9.8 | 50.4 | 44.6 | 47.5 | 38 |
평균 인플릭시맙 투여 기간 | 5.1 | 41 | 34.3 | 37.6 | 29.4 |
1가지 이상의 이상 반응이 나타난 환자 | 12 (80.0) | 22(100.0) | 23 (100.0) | 45 (100.0) | 57 (95.0) |
1가지 이상의 중대한 이상반응이 나타난 환자 | 5 (33.3) | 4 (18.2) | 5 (21.7) | 9 (20.0) | 14 (23.3) |
1가지 이상의 이상 반응 때문에 인플릭시맙 치료를 중단한 환자 | 4 (26.7) | 3 (13.6) | 6 (26.1) | 9 (20.0) | 13 (21.7) |
1가지 이상의 감염이 나타난 환자 | 4(26.7) | 13 (59.1) | 14 (60.9) | 27 (60.0) | 31 (51.7) |
1가지 이상의 주사부위 반응이 나타난 환자 | 1(6.7) | 4 (18.2) | 3 (13.0) | 7 (15.6) | 8 (13.3) |
총 주사 횟수 | 40 | 165 | 135 | 300 | 340 |
반응이 나타난 주사 | 1(2.5) | 13 (7.9) | 3 (2.2) | 16 (5.3) | 17 (5.0) |
또한, 이상 반응 발생률은 8주에 한 번씩 인플릭시맙을 투여받은 그룹과 12주에 한 번씩 투여받은 그룹을 비교했을 때 유사했으나, 12주에 한 번씩 투여받은 그룹에서 궤양성 대장염이 악화된 경우가 6명(65.2%) 발생해 8주에 한 번씩 투여받은 그룹(3명, 36.4%)에서 보다 많았다.
한편, 소아를 대상으로 한 이번 연구에서 보여준 안전성 프로파일은 인플릭시맙을 통한 다른 장 질환 치료 시에 보고된 것과 일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결 론
지금까지 궤양성 대장염에 있어 인플릭시맙을 통한 약물 치료는 성인 환자를 대상으로만 이루어져왔다.
하지만 이번 연구는 기존 치료에 반응하지 않은 중등도-중증 소아 궤양성 대장염 환자에게도 인플릭시맙이 치료 반응을 유도하고 점막 치유 효과가 있는 등 유효성이 있음을 보여줬다.
또 이번 연구는 심각한 이상 반응이나 기존 성인 환자 치료 과정에서 보고된 것 이외에 새로운 이상 반응 등이 발견되지 않아 안전성 측면 역시 긍정적으로 평가될 수 있다.
기존에 치료가 어려웠던 중등도-중증 소아 궤양성 대장염 환자에 인플릭시맙을 통해 효과적으로 치료가 가능함을 보여주며, 앞으로 소아에게 부작용의 유발 가능성이 높은 코르티코스테로이드를 통한 장기 치료를 대체할 수 있는 약물로의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인플릭시맙을 성분으로 한 레미케이드®가 2012년 10월 29일부로 소아 궤양성 대장염 치료제로 허가를 받은 바 있다.
소아 궤양성 대장염의 치료는 관해를 유도-유지해, 증상을 완화시키고 손상된 장 점막을 회복시킴으로써 합병증 발생을 막고 궁극적으로는 환자의 삶의 질을 향상 시키는 것에 목표가 있다.
생활 습관과 환경의 변화로 점차 궤양성 대장염을 앓는 소아 환자의 수가 늘어나고 있는 지금, 인플릭시맙을 통한 치료가 소아 환자들이 보다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영유하는 데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