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문제 해결 위해 일차의료 역할 확대해야"

"자살문제 해결 위해 일차의료 역할 확대해야"

  • 고신정 기자 ksj8855@doctorsnews.co.kr
  • 승인 2013.04.08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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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정신건강 현황 및 과제' OECD 보고서 나와
수잔 오코너 자문관, SSRI 급여제한에 "근거 없다"

-자살률, OECD 회원 국 중 압도적 1위
-높은 정신적 스트레스 징후 불구, 상당한 치료 격차 존재
-입원 치료가 정신건강의료의 대부분을 차지, 경증환자 치료·관리체계 부재

우리나라의 정신건강체계의 문제점을 짚어낸 OECD 보고서가 나왔다.

실태조사를 맡았던 조사단은 경증 정신질환 치료를 위한 일차의료역할 확대와 정신건강관리체계 구축을 위한 정부의 과감한 투자를 주문했다.

보건복지부는 44회 정신건강의 날을 맞아 8일 신의진 국회의원·OECD 대한민국 정책센터와 공동으로 'OECD가 본 한국 정신건강정책 과제'라는 주제로 국제 세미나를 열었다.

이날 세미나에서는 '한국 정신건강체계'에 관한 OECD 조사단의 보고서가 발표돼 이목을 끌었다. 수잔 오코너 OECD 정신건강 자문관 등은 보건복지부의 요청에 따라 2012년 7월부터 2주간 한국의 정신건강체계에 대한 실태조사를 벌이고, 정책과제들을 제시했다.

수잔 오코너 OECD 자문관.

수잔 오코너 자문관은 이날 주제발표를 통해 "한국의 자살률은 OEC 회원국 중 압도적 1위로, 대다수 OECD 회원국들이 1995년 이후 자살률 감소추세를 보이는 반면 한국이 자살사망률은 153.6%나 증가했다"면서 "특히 대다수 회원국에서 노인 자살률이 대체로 감소하고 있는 반면, 한국은 젊은층과 노인층 모두에서 자살이 증가, 인구 전체에 걸친 정신적 스트레스와 정신건강의 문제가 목격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높은 자살률, 광범위한 정신적 스트레스 징후에도 불구하고 한국의 정신건강체계는 매우 미흡한 수준이라고 꼬집었다. 대부분의 치료가 입원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는데다, 각종 정신건강관련 대책 또한 부처별로 산발적으로 이뤄지고 있어 효율성을 담보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

수잔 오코너 자문관은 "한국의 경우 상당한 치료격차가 존재하는데다 입원치료가 정신건강 의료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면서 "다수의 정신질환에서 한국의 평균 재원일수는 충격적일 정도로 높은 수준이며, 한국에서 목격되는 정신과 병상 수 증가현상 또한 대다수 OECD 회원국들의 추세와 반대되는 현상"이라고 지적했다.

"통상적으로 중등·경증 정신질환자들의 첫 접촉지점은 일차의료진이지만 한국을 그렇지 않다"고 밝힌 수잔 오코너 자문관은 "일차의료 부족으로 인한 과소치료 및 부적절한 치료가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꼬집으면서, "경증 정신질환의 치료격차 완화를 위한 대규모 심리치료를 확대하는 한편, 일차의료에서의 정신건강 역할을 강화하는 등의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부의 역할 강화도 주문했다.

수잔 오코너 자문관은 "전국민의 건강증진을 위해 범부처 차원의 노력이 필요하다"면서 "정신건강에 대한 정부 예산 투입을 확대하고 보건복지부와 교육부·고용부·여성가족부·문화부 등과 정책적 연계 또한 강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수잔 오코너 자문관은 지난 6일 대구에서 열린 대한가정의학회 춘계학술대회에도 특별연자로 참여해 "한국국민의 정신건강을 지키기 위해서는 일차의료의 역할을 확대하고 근거중심의 체계화된 서비스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코너 자문관은 이날 회원과의 질의응답을 통해 국내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SSRI 급여제한 조치에 대한 의견을 밝히기도 했다. 비정신과 의사에 대한 SSRI 항우울제 8주 제한은 근거가 없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현행 우리나라의 급여기준은 정신과 전문의가 아닌 경우 SSRI 항우울제를 8주 이상 장기처방할 수 없도록 하고 있다.

수잔 오코너 자문관은  'SSRI 급여제한이 우울증 치료에 어떤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우울증 약물치료는 충분한 기간이 필요하며 이에 대한 근거는 굉장히 많다"면서 "영국의 가이드라인은 적어도 6개월 이상 항우울제를 사용하도록 하고 있으며, 재발하거나 위험요소가 있을 경우 더 많은 기간을 필요로 한다. 8주라는 짧은 기간 항우울제를 사용하고 효과를 판단하는 것은 근거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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