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출신 의사, 의협 주최 포럼서 증언 "사회주의 변질, 생활환경 열악해 전염병 확산"
북한에서 10년 동안 의사로 활동했던 최정훈 씨가 26일 대한의사협회와 세이브앤케이 주최로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남북한 전문가포럼'에서 북한의료의 현실을 발표하면서 이같이 밝혔다.
최정훈 씨는 "북한은 전반적 무상치료제를 확립하면서, 사회주의 의학의 기본으로 예방의학을 강조한다"면서 "'위생'을 학교교육 정규과목으로 채택하는 등 대중이 참여하는 예방의학의 실천을 중요하게 생각했다"고 말했다.
북한은 위생방역체계를 갖추면서 전염병발생확률을 낮추고 설사 발생한다해도 제때에 역학고리(전염원, 전염감로) 등을 차단해 피해를 최소화 하려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북한은 그런 시스템만 갖춰져 있을 뿐, 사회주의가 변질되고 북한상황이 악화되면서 전염병이 끊이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다.
북한의 공사장에서 발생했던 전염병에 대한 조사를 해본 결과, 공사장에서는 그릇세척도 제대로 못하고 있으며 땔감의 부족으로 끓이는 소독초자 전혀 못하면서 전염병이 발생할 수 밖에 없는 환경이라는 것이다.
최 씨는 "비위생적인 환경에 대해 중앙에 보고되긴 하지만, 극히 형식적으로만 이뤄질 뿐 전염병 예방위한 예방접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특히 북한에서 쓰는 상하수도망이 일제시대에 만들어진 것이 그대로 쓰고 있어 급수환경이 비위생적이라는 지적이다. 소독약의 부족으로 물소독을 못하는데다 전기와 물사정이 곤란한 경우가 많으며, 상수도관들이 녹이 쓸어 있는 상태로 주민들의 전염병 위험에 노출돼 있다는 것이다.
그는 또 "북한 주민은 아직까지 성병에 대한 개념이 없다보니 무분별한 성병이 확산되고 있는 문제점이 있다"면서 "북한에서는 최근 무질서한 성관계로 인해 림질과 매독이 성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최 씨는 "탈북 후 남한사회에 정착하고 의사국가 고시를 준비하면서, 남한의 발전된 보건의료 수준을 비교하고 더욱 사명감을 갖게 됐다"면서 남북한 보건의료에 대한 체계적인 통합논의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그는 "기존에 논의되고 있는 통합의 대안에 대하서는 미흡한 점이 많다"면서 "남북보건의료통합은 단순한 기술실무적인 문제가 아니라 반세기 이상 북한의 독제체제하에서 북한 주민들을 인간적으로 해방시키는 중대한 문제"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