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직 생명 '자율성', 이렇게 하면 된다

전문직 생명 '자율성', 이렇게 하면 된다

  • 송성철 기자 good@doctorsnews.co.kr
  • 승인 2013.12.20 16:40
  • 댓글 0
  • 페이스북
  • 트위터
  • 네이버밴드
  • 카카오톡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배려하고 존중하는 작은 실천이 '의료개혁' 첫 걸음
의료윤리 촛불 든 이명진 원장 '이명진원장의 의료와 윤리' 발간

▲ 이명진 원장의 [의료와 윤리] 표지. 의사들이 꼭 알아야 할 95가지 의료윤리를 소개했다.
개원의인 이명진 원장(서울시 금천구·명이비인후과)이 <이명진 원장의 의료와 윤리>라는 책을 펴냈다.

윤리학자나 철학교수도 아닌 개원의가 '의료윤리'에 관한 책을 냈다는 것이 생경할 법도 하지만 그가 2010년 '의료윤리연구회' 초대회장을 맡아 2년 동안 연구회를 이끌면서 매월 한 차례 의료윤리 강좌를 쉼 없이 열어왔다는 사실을 놓고 보면 수긍이 가고도 남는다.

그 역시 2000년 의료대란 이후 의사로 살아가면서 겪어야 했던 억울한 의료 환경과 세간의 비난 속에 답답해 했고, 당혹스러웠으며, 때로는 억울한 마음에 분노했던 평범한 개원의였다.

'어떻게 하면 의사답게, 의사답다는 인정을 받으며 살 수 있을까?'에 대한 깊은 고민 끝에 어둠을 밝혀준 것이 바로 '의료윤리'. 이 원장은 "정의롭지 못한 의료제도를 개혁하고, 잠자는 동료 의사들을 깨우는 개혁의 열쇠가 '의료윤리'에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고 고백하고 있다.

의료윤리연구회를 만들어 공부하고, 2년 동안 꼬박 강의를 들으며 깨달음을 찾아가는 과정에 모이고 쌓인 글들이 이번에 결실을 맺은 <이명진 원장의 의료와 윤리>. 지난 2년 동안 칼럼을 쓰면서 대학의 교수들과 모임을 통해 알게 된 선후배들을 찾아다니며 자문도 구했다.

이 원장은 "의사들이 채워야할 빈 공간을 국민은 알고 있는데 의사들만 모르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며 "국민이 원하는 것은 철저한 직업전문성을 가진 윤리적인 의사상"이라고 언급했다.

"글을 써가면서 전문가의 자율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깨닫게 됐다"는 그는 "아무리 진료수가가 싸구려라고 하더라도 우리의 윤리의식이나 진료행위까지 싸구려가 돼서는 안된다"면서 "좀 덜 가진 의사라는 것은 감수할 수 있지만 비윤리적인 의사라는 판단은 받기 싫었다"고 밝혔다.

'의사들이 꼭 알아야 할 95가지 의료윤리'라는 부제가 붙어 있는 이 책의 글들은 개원의의 시각에서 의료윤리를 공부하면서 깨달은 내용을 담고 있어 이해하기 쉬울 뿐만 아니라 진료현장에서 어떻게 해야 윤리적인 의사가 될 수 있는지를 알려주고 있다는 점에서 읽는데 부담이 없다.

가톨릭의대 학장을 역임한 맹광호 전 한국의료윤리학회장과 안덕선 한국의학교육평가원장이 추천사를, 권복규 이화의전원 의학교육학교실 주임교수·권오주 대한의사협회 고문·김현철 낙태반대운동연합회장·박상은 성산생명윤리연구소장·박인숙 국회의원·이무상 전 의협 중앙윤리위원장·이성락 가천대 명예총장·이윤성 국가생명윤리정책연구원장·최철주 전 중앙일보 논설고문·허갑범 연세대 명예교수·홍성수 의료윤리연구회장이 추천의 말을 적었다.

▲ 이명진 원장(서울 금천구 명이비인후과의원)
"윤리는 내가 먼저 지키고, 붙잡고 나가게 되면 선명한 힘이 만들어지고 존경과 권익이 보호되지만 남에게 의해 강요될 때에는 엄청난 비난과 수모, 그리고 경제적 손실이 따라온다"는 그의 진단 속에는 "전문직의 생명은 자율성"이라는 의미와 "자율에 의한 의료개혁"이라는 숨은 뜻이 녹아 있다.

의료개혁의 시작은 거창한 선언이나 구호가 아닌 감염 예방을 위해 진료실에서 넥타이를 매지 않는 작은 실천에 방점을 찍고 있다. 환자를 배려하고, 존중하는 작은 실천이 의료윤리이자 의료개혁의 첫 걸음이라는 것이다.

칼럼 형식으로 쓴 글이라 의사회원들이 진료실 책장에 꽂아놓고 시간 날 때 마다 손쉽게 읽어볼 수 있다. 전공의와 의대생들의 의료윤리 입문서로 손색이 없다.

책 내용은 ▲의료윤리 이해하기 ▲의료윤리 4원칙 ▲의사직업윤리 ▲생명윤리, 연구윤리, 낙태 ▲죽음과 의사, end of life care ▲정의로운 의료를 향하여 ▲자율징계와 면허관리 ▲좋은 의사 만들기 ▲전문직업성과 의료개혁  등으로 구성됐다. 광연재 출판사(070-4149-1682)에서 펴냈고, 가격은 1만 5000원. 교보문고와 인터넷 알라딘서점에서 구입할 수  있다.

개의 댓글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 기사속 광고는 빅데이터 분석 결과로 본지 편집방침과는 무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