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태환 원장, "의사, 사회서 리더역할 수행해야"
"의사 참여 없다면, 환자보는 기술자로만 전락"우려
임태환 한국보건의료연구원장은 29일 코엑스에서 열린 대한의사협회 제34차 종합학술대회에서 '근거기반 의료, 방관할 것인가? 주도할 것인가?'라는 주제로 강연을 진행했다.
임 원장에 따르면 근거기반의료는 환자의 진료에 있어서 의사결정은 항상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근거에 입각해야 한다. 특히 의사결정과정에서 △의사 개개인의 지식과 직접 경험 △최고 수준의 문헌을 통한 간접 경험 △환자 개개인의 선호와 요구 등이 고려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 원장은 "근거기반의료는 환자에게 효과적이고 안전한 중재법을 제공하고 보다 나은 보건의료 사회를 도입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하다"며 "특히 진료의 질 균등성을 확대해주고, 보건의료비용성장을 억제할 수 있다"고 말했다.
현대사회에서는 의료기술의 복잡성과 고비용 등으로 인해 근거기반의료에 대한 수요는 늘어날 것으로 판단했다. 그러나 아무리 좋은 근거가 있더라도 의사의 분석적이고 과학적인 접근과 참여가 없다면 소용이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의사 스스로 근거를 찾고 활용할 수 있어야 살아남을 수 있다. 보건의료서비스를 연구하는데 있어 의사가 주도하고 의견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며 "의사의 참여와 주도가 없다면, 보건의료정책은 경제학자·사회학자 등이 논의하고 의사들은 정책결정구조에 배제되면서 환자보는 기술자로만 전락하게 될 수 있다"고 꼬집었다.
그는 근거가 모든 것을 해결하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에 대해서 "근거는 고정적인 것이 아니라, 계속해서 변화할 수 있는 것이기 때문에 기존 근거를 바탕으로 차선의 근거를 떠올릴 수 있도록 계속해서 연구하고 확립해 나가야 할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근거에만 기반한다면 '요리책' 수준의 진료가 될 것이라는 비판에 대해서도 "근거에만 기반해 결정을 내리는 것이 아니라, 근거를 토대로 의사의 추론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특히 의료의 근거를 창출하는 것은 의사만이 할 수 있기 때문에 사명감을 갖고 근거와 경험을 토대로 환자를 진료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임 원장은 "근거기반의료와 환자중심의료의 사고방심은 의료인들의 적극적인 참여로 이뤄질 수 있다"며 "보건의료라는 사회적 아젠다의 중심에서 리더의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그것이 의사의 근원적 권리이자 숭고한 사명"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