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K 플루아릭스 승인심사 중 이르면 내년 선보일 듯
국산 4가 백신 전무한 상황에서 시장판도 바꿀 수도
9월 인플루엔자 접종시즌이 돌아오고 있다. 최근 들어 WHO의 유행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주 예측이 자주 빗나가면서 올 시즌 4가 인플루엔자 예방백신이 출시될 것인지에 관심이 커지고 있다. WHO가 예측에 실패하는 B형 바이러스주를 보강한 4가 백신이 출시될 경우 한국 백신 시장에 적지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현재 국산 4가 백신은 대부분 아직 임상시험 중이며 GSK만이 4가 백신 '플루아릭스'를 식약처에 판매신청한 상태다. 식약처가 플루아릭스를 이달 안에 승인할 경우 이르면 내년 초 한국에도 4가 백신이 출시될 가능성은 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2001~2012년 인플루엔자 예측 바이러스주와 실제 유행한 바이러스주를 비교한 결과, 5차례나 예측되지 않은 B형 바이러스주가 유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질병관리본부가 국내 현황을 비교한 결과는 2001~2012년 예측되지 않은 B형 바이러스주가 4차례나 유행한 것으로 분석됐다.
예측이 빗나간 이유는 '빅토리아'나 '야마가타' B형 바이러스주가 동시에 유행하거나 3가 인플루엔자 예방 백신에 포함하지 않은 B형 바이러스주가 유행했기 때문이다.
4가 백신은 A형 바이러스주 2종과 B형 바이러스주 1종 예방하는 3가 백신 보다 A형 바이러스주 2종과 B형 바이러스주 2종을 모두 예방해 예방률을 높일 수 있다.
4가 백신 출시에 가장 근접한 국내 제약사는 국내 인플루엔자 백신 점유율이 가장 높은 녹십자와 그 다음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는 SK케미칼이다.
녹십자는 올 4월 유정란을 이용한 4가 독감 백신에 대한 제1상 임상시험 계획을 승인받고 임상시험에 들어갔다. SK케미칼은 그보다 한발 앞서 올 2월 세포배양 기술을 활용한 4가 인플루엔자 백신 임상시험 중이다.
녹십자와 SK케미칼측은 이번 2014~2015년 시즌에 4가 인플루엔자를 출시하는 것에 대해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4가 인플루엔자 임상시험 기간을 제외하더라도 생산기간만 3~6개월이 걸려 빨라도 2015~2016년 시즌이나 노려볼만하다고 보고 있다.
일부에서는 국산 4가 백신의 출시를 2017~2018년 시즌 정도로 보기도 한다.
GSK는 이르면 내년 초 플루아릭스를 선보일 수도 있어 보인다. 이미 미국과 호주·대만·홍콩 등에서 플루아릭스를 출시한 상태라 식약처 승인이 나면 곧바로 글로벌 물량을 당겨오면 된다. 하지만 본격적인 접종시즌인 올 9~11월을 넘긴 상태에서 내년 초에 물량을 풀기보다는 2015~2016년 시즌을 겨냥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어차피 국산 4가 백신이 2015~2016년 시즌에 출시되기도 어려워 보이는 상황이다. GSK는 급할 것은 없다.
4가 백신과 함께 유정란 생산방식이 아닌 세포배양 방식의 3가 백신 출시도 관심이다.
SK케미칼을 비롯해 일양약품 등이 세포배양 3가 백신을 출시해 녹십자의 아성에 도전할 계획이다. 다만 식약처에서 아직 세포배양 3가 백신을 판매승인하지 않은 상태라 2014~2015년 시즌에 출시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세포배양을 통한 생산방식을 택할 경우 계란에 알레르기를 보이는 피접종자도 안심하고 접종받을 수 있고 생산기간도 유정란 생산방식보다 짧다는 장점이 있다.
4가 백신과 세포배양 백신 출시가 미뤄지면서 올해 인플루엔자 백신 판세는 기존 녹십자의 우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녹십자는 국내 인플루엔자 백신 시장의 70% 정도를 점유하고 있다.
플루 백신 관련 한 관계자는 "다국적사와 국내사 플루 백신만 10여가지에 달할 정도로 치열한 시장이지만 4가 백신 출시 등의 이슈가 없다면 올해는 이렇다할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