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액관리정책 확대에서 수요 축소로 전환해야

혈액관리정책 확대에서 수요 축소로 전환해야

  • 송성철 기자 good@doctorsnews.co.kr
  • 승인 2014.10.02 0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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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혈대체치료 급여 확대·의료질 관리·대국민 계몽 등 필요
박종훈 고려의대 교수, 건강복지정책연구원 이슈페이퍼 발표

▲ 박종훈 대한수혈대체학회 정책이사(고려의대 교수·고대 안암병원 정형외과)
혈액의 안정적 공급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혈액관리 정책에서 벗어나 수요를 줄이기 위한 정책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박종훈 대한수혈대체학회 정책이사(고려의대 교수·고대 안암병원 정형외과)는 건강복지정책연구원이 발간하는 이슈페이퍼 최근호에 '우리나라의 혈액관리 정책'을 통해 "헌혈의 82%가 30세 이하에서 이뤄지고 있고, 수혈은 노인층에서 6∼8배 많이 이뤄지고 있다"며 "2000년 노인인구가 전체인구의 7%에서 2020년 20%에 달하는 고령화사회가 되면 혈액이 절대적으로 부족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수혈로 인해 발생하는 의학적인 문제점도 제기했다.

박 정책이사는 "인류는 수혈을 통해 혈액 속에 존재하는 수많은 세포들과 단백질을 전달하는 과정에서 감염과 면역력 저하 문제가 발생한다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했다"면서 "혈액백 안에서 혈액세포의 변성 및 용혈과 적혈구 세포의 탄력성 저하 현상을 비롯해 DNA 교란·암 발생률 증가와 알 수 없는 단백질 이동 등이 어떤 방식으로 인류에 영향을 미칠 것인지 예측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박 정책이사는 "우리나라는 적혈구 1unit에 대해 환자 또는 병원이 4∼5만원을, 미국은 225∼240달러(24∼25만원) 가량을 지불하고 있지만 정부가 보조를 하지 않는다면 미국은 1000달러(106만원) 이상을 지불해야 한다"면서 "혈액의 안전성을 위한 검사항목이 늘어나면서 가격이 더 올라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수혈은 문제가 많은 고가의 치료법이고, 고령화 사회에서는 감담할 수 없는 치료법"이라고 지적한 박 정책이사는 "계획된 수술의 경우 수혈가이드라인에 따라 수술전에 환자의 혈액량을 최대한 증가시키고, 수술 도중에도 출혈량을 줄이기 위해 노력하며, 수술 후에는 환자의 역량에 맞게 수액치료를 잘 하면 대부분 수혈을 피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수혈에 대한 맹목적인 신뢰와 의사들의 무관심에다 정책 당국의 이해 부족으로 혈액관리정책이 변화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 정책이사는 "의료진들이 수혈을 피하기 위해 노력하고 싶어도 수혈대체법의 대부분이 비급여항목으로 되어 있어 환자의 직접 부담이 수혈하는 것에 비해 매우 크다"며 "수혈대체 치료제 급여화·적절한 수혈여부에 대한 의료질 관리·대국민 계몽운동 등 혈액관리정책을 공급 위주가 아닌 수요를 줄이기 위한 정책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혈액시장은 그야말로 엄청난 재원이 필요한 거대시장"이라고 밝힌 박 정책이사는 "정부와 혈액당국은 시장을 지키기 위한 노력보다 시대정신에 맞는 정책 변화를 스스로 도모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국내 무수혈수술은 1986년 세종병원이 8세 아이의 심장수술을 하면서 첫 선을 보였다. 1999년 백병원이, 2000년 순천향대 서울병원이 무수혈센터를 개설, 수술 전 혈액 예치·수술 중 혈액 회수·수술 중 혈액희석·수술 후 혈액회수 등의 대안을 동원하고, 조혈제·지혈제·철분제·혈량 증강제 등을 이용해 무수혈수술을 시도하기 있지만 인식 부재와 비용 문제에 가로막혀 획기적인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다.

한편, 대한한수혈대체학회(회장 염욱 순천향대 흉부외과, 이사장 이규열 동아의대 정형외과)는 10월 4일 고려대 안암병원 유광사홀에서 학술대회를 열어 ▲무수혈 관리의 경험 ▲수혈을 줄이기 위한 새로운 방법 ▲수혈대체학회 활동 보고 ▲수혈을 줄이기 위한 세계적 노력 등 무수혈 수술 활성화 방안을 모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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