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진희 원장 (서울 마포구· 연세비앤에이의원)
"선생님!"
큰소리로 나를 부르는 너는 작은 아이다.
돌쟁이였던 너는 이제
작은 가방을 지어맨 초등학생이구나.
너의 작은 손과 발을 잡고
너의 작은 가슴의 소리를 듣던 시절이
벌써 기억이 되었구나.
'이거 달아요'
작은 손에 쥐어든 것은 직접 만든 한 송이 카네이션 볼펜
절대 시들지 않을 카네이션을 윗옷 주머니에 꽂는 너에게
나는 그저 웃을 뿐이다.
'선생님, 감사합니다.'
진료를 마치고 새삼 고개 숙여 인사를 하는 너에게
'담에 아프지 말고'
쑥스러움이 담긴 타박으로 너를 보낸다.
아가야, 아이야.
나를 기억해주어 고맙구나.
나와 자주 만나지 말자꾸나.
건강하렴, 아프지말고….
나는 너의 동네병원 의사,
너의 카네이션을 오늘도 쥐어들고 하루를 시작한다.
'어디가 아프니?'
저작권자 © 의협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