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사가 진단하고 처방한 첩약이 쌍화차보다 효과가 있을까?
한의사가 진단하고 처방한 첩약이 쌍화차보다 효과가 있을까?
  • 강석하 과학중심의학연구원장 admin@doctorsnews.co.kr
  • 승인 2020.08.17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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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약이나 한방차, 효과 다를 게 없는 이유는…플라시보 효과 때문

현대의학에서 다 같은 한 가지 질환이라고 여기는 환자들에 대해 한의학에서는 환자의 체질과 증상에 맞춰 세분화하고 개인에 맞춰 방을 한다고 주장한다. 그래서 같은 질환을 가진 환자들에게도 처방이 달라진다는 것이다. 

한의대 6년 졸업해서 개원한 한의사들이 운영하는 한의원마다 종합병원을 방불케 하는 온갖 질환을 치료한다고 주장한다. 거기에 더해서 개인 맞춤형 진단과 처방까지 할 수 있다니 실로 놀라운 일이다. 최근에는 한의대와 의대 교육의 상당 부분이 유사하다고 주장하는데, 의대 졸업생들이 한 분야의 전문의가 되기 위해 4∼5년을 더 노력한다는 점을 생각해보면 한의학은 정말 대단한 학문인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개인 맞춤형 처방이 한의학의 고유한 장점은 아니다. 아유르베다·동종요법·서양의 약초사 등 여러가지 전통의학과 대체의학에서도 똑같은 주장을 한다. 몸 전체를 보고 조화와 균형을 중시하며 '서양의학'의 방식으로 검증할 수 없다는 주장까지도 똑같다. 

우리나라에서는 제약회사에서 생산하는 한약제제들이 건강보험 급여 적용을 받고 있다. 그럼에도 정부는 표준화된 한약제제로는 환자 개인에 맞는 처방이 불가능하다는 한의사들의 주장을 인정해서 훨씬 비싼 첩약을 급여화해주려고 시범사업을 결정했다. 개인 맞춤형 처방을 위한 '심층변증·방제기술료'로 3만원이 넘는 금액을 책정해서 의사들을 허탈하게 만든 것은 덤이다.

그렇다면 한의사들이 주장하는 환자의 체질에 맞는 처방은 임상시험으로 유효성을 인정받은 적이 있을까? 한의사들은 환자마다 처방이 다르기 때문에 임상시험이 불가능하다고 핑계를 대지만 여기에 대한 임상시험들이 있었다. 

그래픽/윤세호기자 seho3@kma.orgⓒ의협신문
그래픽/윤세호기자 seho3@kma.orgⓒ의협신문

2011년 오스트리아의 의사들이 중의사와 함께 100여명의 환자들을 상대로 임상시험을 실시해서 <Efficacy of individualized Chinese herbal medication in osteoarthrosis of hip and knee: a double-blind, randomized-controlled clinical study>라는 제목의 논문을 발표했다. 실험군에는 한의학적 진단에 따라 맞춤형 처방 한약을 주고 대조군에는 골관절염에 효과가 있다고 여겨지지 않는 맛이 비슷한 한방 차를 복용시켰다.

그 결과 실험군과 대조군 모두 증상이 개선됐는데 양쪽 그룹 간에 차이가 없었다. 숙련된 중의사가 환자 개인에 맞춰 처방해준 한약이나 효과를 기대하지 않았던 한방차나 다를 게 없는 것이다. 양쪽 그룹 모두 호전된 이유는 플라시보효과 등의 비특이적 효과로 해석할 수 있다.

2007년에는 영국 엑시터대 연구팀은 약초를 이용한 개인 맞춤형 치료 임상시험들을 분석해 <A systematic review of randomised clinical trials of individualised herbal medicine in any indication>이라는 제목의 체계적문헌고찰 논문을 발표했다. 연구팀은 한의학 등의 맞춤형 처방이 효과가 있다는 근거가 없고 한약이나 약초가 해로울 수 있어서 권고할 수 없다고 결론 내렸다. 

더 단순한 체질 분류조차도 근거가 없어서 전통 한의학, 사상체질, 팔체질, 중의사들이 개발해 사용하는 체질분류 등 서로 다른 여러 가지가 난립하고 있다. 사상체질이나 팔체질에 대한 한의사들의 연구를 보면 같은 환자를 두고 한의사마다 평가한 체질이 다른 경우가 많다. 대부분의 한의사는 엉터리 진단과 엉터리 처방을 한다는 말인가? 

한의학의 진단과 한약 처방에 대해 무엇 하나 제대로 검증된 것이 없고 과학적인 근거도 뒷받침되지 않는다. 중국의 제약회사가 미국에 의약품 허가를 받으려고 야심차게 도전해 T89(국내에는 심적환이라는 일반의약품으로 판매 중)가 한약제제 최초로 미국 임상 3상에 돌입했다고 홍보했으나 실패로 끝났는데 우리나라 한의사들의 한약이 효과가 있을 가능성이 얼마나 될까? 

한의사가 진단하고 처방한 값비싼 한약이 찻집에서 파는 쌍화차에 비해서 효과가 있거나 안전하다는 근거가 없음에도 모르는 환자들은 돈을 낭비하는 피해를 입고 있다. 피해금액 중 절반을 건강보험에서 지급해서 '반값피해'를 입게 하면 그것이 국민을 위한 일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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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력해 2020-08-29 12:29:55
양의학도 안 맞는거 많아
서로 협력해야하지 않을까?
허준 선생님이 우시겠다
한쪽으로 기울어진 생각으로 시작하고 끝낸 글이네

일반인 2020-08-25 05:21:40
양방과 한방은 다른 방식의 치유라고 봅니다.
양방은 직접적이고 직관적이라면
한방은 간접적이고 몸의 자연치유력을 자극하는 형태입니다.
환자마다 선호하는 치료가 다르며,
때론 바디컨디션에 따라 한방이냐 양방이냐가 정해질수도 있다고 봅니다.

플라시보효과로 결론낸 개인별 조제후 한약처방과 기타 영양제?? 는 성급한 일반화인듯 보입니다.

일반양약도 약 10년의 실험후 시판되고 그마저도 일부 알러지나 이상현상을 보일수있는데.. 접근방식을 다르게 하셔야 할듯 싶습니다.

제 개인적인 의견은..
한방으로 자연치유력과 컨디션을 올리고
양방으로 빠르게 해당 문제를 해결하고
다시 한방으로 몸의 원래 컨디션을 잡고
그후 양방으로 완치결과를 판정~~!

한약의 체질별 개인별 별도 조제는 많은 연구결과가 있어야 결과예측이 가능하리라 생각됩니다.
한약의 재료는 양약처럼 원재료가 추출되어 일정하게 배합되는게 아니니까요.

이상 일반인이었습니다

2020-08-24 03:27:54
ㅋㅋㅋㅋ풉 원장ㅋㅋㅋㅋ웃고갑니다 차라리 공부 더 해서 의대가시지 그랬어요??? 아 한의대는 갈수 있었는데 의대갈 성적이 안돼서 그런 단체에서 원장하고있는거 맞죠????ㅋㅋㅋㅋ

너무해 2020-08-21 14:46:46
효과 없으면 다행이지요. 최소한 부작용은 없네요.
병고치러 병원 같다가 병생기고, 죽어 나온는 사람
한둘인가요?

피부과 가보면 병원인지 화장품가계인지 모를 지경
인데 한약값 껌깜이더구만. 결국 돈만 날렸~

어떤 병원은 실비있다고 하니 일일 한도까지 처방하고,
치과가니 7천원짜리가 갑자기 1백만원으로 돌변하고
교통사고로 병원가니 VIP대접해주고 이참에 무료건강검진
하자고 하지를 않나.
병명도 모르면서 처방하는 돌팔이 의사 한둘인가요.?

수익이 의사가 훨씬 많아요. 그돈 어떻게 발어을까요
남까서 득 볼 생각말고 잘하는거 더 잘해서 살맛나는
세상 만들었어면 합니다.

사람들이 바보가 아닙니다.
돈만 소비하고 효과 없으면 한의원/병원 다 망해요.

사명감 가지고 일하는 의사,한의사 욕 먹이이지 말아요

코로나 2020-08-21 11:12:58
성적안되서 한의사됐음 노력한만큼만 가질려고 하세요, 11년 공부하고 성과낸것을 정부는 그냥 줘버릴려고 하지? 문빠측근임에 틀림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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