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중절약 '미프지미소' 승인신청 판도라 상자 열리나?
임신중절약 '미프지미소' 승인신청 판도라 상자 열리나?
  • 최승원 기자 choisw@kma.org
  • 승인 2021.07.0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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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기관 사전 진단·사후 모니터링 의무화 쟁점
현대약품 적응증 등 묵묵부답 식약처 결정 주목
[그래픽=윤세호기자 seho3@kma.org] ⓒ의협신문

현대약품이 인공 임신중절약 '미프지미소' 품목허가를 2일 식약처에 신청한 것으로 알려지며 이른바 먹는 임신중절약 승인 여부를 두고 논란이 예상된다.

의료계는 임신중절 허용 여부에 대한 도덕적, 법적 논란과는 별개로 임신부가 사전 검사나 사후 모니터링 없이 약을 복용하는 환경이 조성되면 안된다는 입장이다.

헌법재판소는 지난 2019년 4월 형법 제269조(자기 낙태죄)와 낙태를 도운 의사에게 징역 2년 이하를 선고하도록 규정한 제270조(의료인 낙태죄)에 대해 여성의 자기결정권을 과도하게 침해한다며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다.

헌법불합치 결정으로 2020년 12월 31일 관련 법규는 효력이 상실됐다.

국회와 정부는 헌법재판소 결정 이후 형법 개정안과 모자보건법 개정안 등 20여건의 개정안을 발의했지만, 임신중절의 구체적인 허용 시기(임신 주수) 등을 두고 합의에 이르지 못해 7개월째 입법 공백이 계속되고 있다.

국민의힘 조해진 의원은 2020년 11월 '태아의 심장박동 시점을 기준으로 임신 10주 이내 임신중지를 허용하되, 예외적으로 임신의 지속이 태아와 여성의 건강에 중대한 위험이 되는 경우 임신 20주의 범위에서 낙태 시술을 인정'하는 형법·모자보건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더불어민주당 권인숙 의원은 2020년 10월 '낙태 처벌과 인공임신중절 수술을 제한하는 형법과 모자보건법 규정을 폐지하고, 허용 주수나 이유에 제한을 두지 않고 충분한 정보 제공과 지원을 전제로 임산부와 의사가 임신중절을 결정'하도록 하는 개정안을 발의했다.

현대약품은 6일 헌법재판소 결정 이후 이렇다할 사회적 합의를 이루지 못한 애매한 상황에서 미프지미소 품목허가 신청 사실을 공개했다.

미프지미소는 자궁내막을 얇게 만들어 초기 임신 유산을 유도하는 기전으로 미프진과 미소프로스톨 복합제로 신청됐다.

미프지미소 품목허가 신청을 계기로 산부인과 전문의들은 임신부가 안전한 환경에서 미프지미소를 투여받을 수 있는 최소한의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임신부가 처방 단계에서부터 철저한 사전 검사를 받아야 하며, 투여 후 의사의 사후 모니터링까지 담보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임신부가 사전 검사없이 약국에서 약을 구입해 집에서 복용하는 방식을 허용해서는 안된다는 우려다.

산부인과 전문의 A씨는 "미프지미소가 허용되든, 안되든 산부인과학회의 '인공 임신중절 임상 가이드라인'에 따른 임신중절 사전 검진과 사후 모니터링은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한산부인과학회는 2020년 12월 '인공 임신중절 임상 가이드라인' 연구를 통해 ▲신체 활력 징후 측정 ▲시진을 통해 회음부 병적 소견 관찰 ▲자궁경부 상태 확인 ▲초음파 검사를 통한 임신·주수 확인 등을 사전 검진 항목으로 발표했다.

의료진은 임신중절 이후 ▲출혈 ▲자궁천공 ▲잔류 조직 등으로 인한 감염 등을 사후 모니터링으로 체크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미프지미소가 의료기관 안에서 투여돼야 하고 투여된 후 의료기관 안에서 역시 모니터링돼야 한다는 의미이다.

산부인과학회 가이드라인 연구에 따르면 의료진이 의료기관에서 인공 임신중절을 한 경우 인공 임신중절 주요 합병증 발생률은 0.31%, 경미한 합병증은 4.88%로 비교적 낮다.

문제는 일부 여성단체가 임신중절의 문턱을 낮춘다는 이유로 이른바 의료기관이 아닌 곳에서 '자가 낙태'를 할 수 있도록 요구한다는 점이다.

제약사 역시 의료기관 안에서의 사용보다 시장을 확대할 수 있는 '자가 낙태' 복용 형태로 사용하길 희망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약품은 7일 "의사의 처방을 받아야 하는 전문의약품으로 신청했다"라고만 밝힐 뿐 구체적인 투여 행태에 대해서는 "현재 아무것도 밝힐 수 없다"라고만 대응하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 전문가의 견해와 충분한 논의를 거쳐 미피지미소 허가를 결정할 계획이다.

임신 중절과 관련한 법률 개정안이 표류하고 있는데다 약의 허용 여부가 언제든 임신 중절 찬반 논쟁으로 과열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쉽게 결정하지는 못할 전망이다.

산부인과 전문의 B씨 역시 "미국이나 호주와 달리 산부인과 전문의로부터 임신 중절을 받기 좋은 한국 상황에서 자가낙태로 임신부의  건강을 해칠 수 있는 미프지미소 허용 여부를 시급히 결정해야 하는지 회의적"이라고 밝혔다.

임신중절약 '미프진'의 불법적인 해외 직구입 적발 건수가 크게 늘어 이에 대한 대책으로 국내 승인을 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일부 여성단체가 임신중절 접근성 향상을 위해 자가복용으로 국내 승인을 요구하고 있는 상황도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민주당 남인순 의원은 2018년 불법적인 미프진 해외 직구입 적발건수가 2017년 1144건에 달했다고 밝혔다.

2015년 적발건수는 12건에 불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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