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인백색 법원으로 일하러 가는 의사 조진석 변호사
백인백색 법원으로 일하러 가는 의사 조진석 변호사
  • 박은동 의협신문 명예기자(연세의대 본과 3년) edpark97@yonsei.ac.kr
  • 승인 2021.09.2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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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조인 꿈꾸다 고3때 의대 지망, 인턴 때 다시 법조인 도전
의료적 지식 및 경험 강점...의뢰인 불합리한 상황 벗어날 때 보람

 

올 7월 28일 대법원은 환자의 명확한 동의 없이 폐쐐기절제술 대신 폐 우상엽절제술을 시행한 흉부외과 교수와 대학 병원에 11억원을 배상하라는 최종 판결을 내렸다. 판결의 결과와 배상 액수에 대해 여러 말이 오가고 있지만 그와 무관하게 의료 소송의 존재감이 날이 갈수록 커지고 있음은 확실하다. 
법학과 의학의 중간지점에 있는 의료 소송. 의료 소송을 다루기 위해서는 두 분야 모두에 대한 고도의 전문성이 필요하다. 의료인이라면 누구나 한번은 '의사 출신 변호사'를 들어 봤을 것이다. 의사이기 때문에 의료 관련 사건을 더 잘 이해할 수 있다고는 하는데, 어떻게 도움이 되는지는 다소 막연하다. 많은 의료인의 삶은 여유와는 거리가 먼데 그렇다면 법조계에 종사하는 의사 출신 변호사의 일상을 어떨까? 무엇보다 의사 면허가 있음에도 법을 공부하기로 한 계기가 궁금하지 않은가? 
임상 외 진로를 생각하고 있는 의대생들은 주변에서 멘토를 찾기 쉽지만은 않다. 비임상분야, 특히 법조계에 뜻이 있는 학우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기를 바라며, 조진석 변호사(법무법인 세승)를 만나 변호사로서의 일상과 의사출신 변호사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봤다. 

조진석 변호사(법무법인 세승)ⓒ의협신문
조진석 변호사(법무법인 세승)ⓒ의협신문

Q. 변호사로서 하시는 일을 간단하게 설명해 주실 수 있나요?
현재 법무법인 세승에서 변호사로 근무하면서  의료과오소송, 의료행정소송, 의료기관과 의료인단체 자문 등의 업무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Q. 의사 출신 변호사라고 하면 대부분 의료소송을 떠올리곤 합니다. 의료소송 외의 업무는 어떤 게 있는지 궁금합니다.
의료소송은 일반적으로 의료과오와 관련된 민사소송만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저는 의료과오와 관련된 형사소송이나 의료관계법령 위반과 관련된 형사소송과 행정소송도 다루고 있습니다. 또 의료인과 의료기관 종사자를 대상으로 분쟁예방이나 준법 교육 등을 하고 있습니다. 정부나 의료기관 자문도 제 업무 중 하나입니다. 예를 들어, 의료데이터 활용에 관한 법적 검토 등 특정 제도 수립에 근거가 되는 연구용역이 있습니다. 또 의료기관 외국 진출에서 법적으로 고려해야 할 사항에 대한 연구용역도 있고, 특정 질환 관리를 위한 법령 수립에 관한 자문 등이 있습니다. 

Q. 의료소송을 진행할 때, 의사 출신 변호사로서 장점은 무엇인가요? 
아무래도 의료적 지식과 경험이 있다는 점이 장점입니다. 의료기관의 업무 흐름이나, 현장에서의 진료 방식을 잘 알기 때문이죠. 쟁점이 되는 부분에 접근해서 논리를 풀어나갈 때, 그리고 사실관계를 확인할 때 상당한 도움이 됩니다. 의학 용어와 법률 용어에 모두 익숙하기 때문에 각 분야의 언어를 변환하는 데도 무리가 없습니다. 예를 들자면, 의료과실 여부는 '동일 업무에 종사하는 평균적인 의사의 주의의무 수준'을 기준으로 판단하게 됩니다. 따라서 이 주의의무 수준을 파악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겠지요. 이때 의학 지식과 경험을 활용하면, 의학 논문이나 교과서 등을 참고하기 수월합니다. 
 
Q. 일하면서 가장 보람을 느낄 때가 언제인가요? 
의뢰인이 불합리한 상황에서 벗어나게 되었을 때 보람을 느낍니다.

Q. 업무를 하면서 가장 힘들 때나, 의사 출신 변호사로서 고충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의사 출신 변호사는 많지 않습니다. 하지만 의료 사건은 전국에서 발생하기 때문에 여러 지역 법원이나 수사기관, 의료기관을 순회해야만 합니다. 길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아 안타깝습니다.

인턴 때 법학전문대학원 설립 뉴스 듣고 그 길로 LEET지원...의뢰인 불합리한 상황 벗어날 때 가장 보람 
''법조인 꿈꾼다면 의대 공부부터 착실히 하세요. 법조인은 사회 여러 분야에 관한 관심과 경험이 있어야 합니다. 자신이 정말 법률 업무에 적합한지, 그리고 의지가 있는지 확인해 봤으면 합니다. 그리고 무슨 일이든 자신이 원하는 일 하시기 바랍니다. "

Q.수임 사건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사건을 꼽는다면? 
산모가 B형 간염 환자인데, 분만 시 적절한 조처를 하지 않아 아기가 B형 간염 보유자가 된 사건입니다. 안타깝게도 경과 관찰 도중 아기에게 간암 발병이 확인됐습니다. 간암이 발병했음에도 아기는 특별한 치료를 받지 못했고, 해당 환아는 결국 사망했습니다. 당시 환아의 모친이 저희에게 사건을 의뢰하셨습니다. 하지만 환아의 모친도 소송 진행 중 간암이 악화돼 돌아가셨어요. 재판 결과 병원의 과실이 인정돼, 병원이 상당한 액수의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하게 됐지만, 이미 환아와 모친 모두 세상을 떠난 상태였죠. 굉장히 안타까웠던 사건으로 제 기억에 남아 있습니다.

Q. 의사 출신 변호사 현황은 어떤가요?
의사 면허를 소지한 변호사는 전국에  20~30여 명 정도로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현업으로 활동하시는 분은 10여 명 수준입니다. 대다수가 서울 지역 법무법인에 소속돼 있고, 보건복지부 등에서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Q. 의대 졸업 후 임상과 다른 길을 가려면 그만한 용기와 결단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선배님께서 진로를 선택하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저는 중학생 시절 큰 사고를 겪었습니다. 그 뒤로 사람들이 다치거나 죽어갈 때 그들을 도울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었습니다. 하고 싶은 말이 있고, 억울함을 가진 사람들을 돕고 싶었어요. 의사와 변호사 둘 다 꿈꿨다고 할 수 있죠. 고등학생 시절 법조인이 되고자 문과 공부를 했습니다. 그러다 3학년 초에 갑자기 의사가 되고 싶어졌습니다. 그래서 재수를 해 울산의대에 입학했어요. 그리고 졸업 후 인턴으로 근무하던 때에는 신경과 전공을 희망했죠. 그러던 중 2008년 8월 병원 근무중에 우연히 뉴스에서 법학전문대학원이 설립된다는 이야기를 들었어요. 그 길로 오프 때 법학적성시험(LEET)에 응시했습니다. 물론 서울아산병원 신경과 전공의 선발에는 떨어지고 말았습니다(웃음). 반면 법학전문대학원에는 합격했습니다. 그때 법조인이 제 길이라고 느꼈습니다.

Q. 변호사로서 하루 일과는 어떻게 보내는지 궁금합니다.
그날 일정에 따라 다릅니다. 예를 들어 새벽 4시에 전라남도 남해안으로 출발해서 오전 재판에 참석하고, 오후에는 창원에서 열리는 재판에 갔다 귀가할 때도 있습니다. 또 새벽에 출발해 강릉에서 열리는 오전 재판 후 비행기를 타고 제주도로 가서, 오후 재판에 참석한 적도 있습니다. 많이 불규칙하죠.

Q. 마지막으로 로스쿨 진학 및 법조계 진로를 고민하는 후배 의대생에게 선배로서 자신만의 팁이나 조언을 부탁드립니다.
법조인은 사회 여러 분야에 관한 관심과 경험이 있어야 합니다. 자신이 정말 법률 업무에 적합한지, 그리고 의지가 있는지 확인해 봤으면 합니다. 우선 학기 중에는 의대 공부를 착실히 하는 걸 추천합니다. 그리고 방학 기간에 사회 여러 분야의 경험을 해 보시길 권합니다. 의대 졸업 후 임상 경험을 쌓고 나서 로스쿨에 진학할 수도 있고, 바로 로스쿨에 진학할 수도 있습니다. 만약에 법조계에서 보건의료와 관련된 일을 하고 싶다면 임상 경험을 쌓는 것이 좋습니다. 먼저 의대생 시절에는 의학 공부에 전념하고, 의사 면허 취득을 한 후에는 어떤 일이건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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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 David 2021-09-28 16:29:00
엄청 꼬이셨네요. 의사 면허 취득하고 인턴까지 마치려면 최소 7년은 걸리는데 그 지식과 경험이 그렇게 쉬워 보이는가 보군요. 의료 전문 변호사는 반드시 의사일 필요도 없지만, 업무에 충분히 도움이 될 만한 좋은 경력으로 보이는데요.

David 2021-09-29 13:59:45
김윤 김용익 같은 장농 면허인들에게 쌓인게 많아 그렇습니다. 이 변호사님이 그렇다는게 아닙니다. 이분은 유능한 변호사겠지만 타과 전문의들 조차 다른과 사고 관련 입도 뻥끗 못하는게 현실입니다. 왜냐면 모르니까. 그 점을 말씀드리고 싶었습니다. 어설프게 아는게 제일 무섭습니다. 인턴들은 수술장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아는데 한계는 존재하니까요. 그 점이 무섭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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