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률칼럼 원내 '무면허 의료행위' 조심하세요
법률칼럼 원내 '무면허 의료행위' 조심하세요
  • 고한경 변호사(유앤아이파트너스 법률사무소) admin@doctorsnews.co.kr
  • 승인 2021.11.1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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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험성 크면 의사가 직접해야...지시·감독 수준 따라 결론 달라지기도
정확히 인지하지 못한 상태서 발생...진료기록 충실히 기재해야 증명
고한경 변호사(유앤아이파트너스 법률사무소)
고한경 변호사(유앤아이파트너스 법률사무소)

수면 내시경 시 프로포폴은 의사가 직접 투약해야 할까요? 혹은 간호사에게 투약하도록 지시한 것이면 문제가 없을까요?

흔히 무면허 의료행위라고 하면 의료인으로서 자격이 없는 사람이 의료행위를 하는 경우를 생각합니다.

예를 들면, 특정 질병 치료 목적으로 의료인이 아닌 사람이 지압 등을 하면서 치료비를 받은 사례(대법원 2000. 2. 25. 선고 99도4542)를 들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의료기관 내에서도 생각지도 못하게 무면허 의료행위로 분쟁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의료행위 중에서도 의사만이 할 수 있는 의료행위, 그리고 의사의 지시·감독하에 물리치료사와 같은 의료기사가 가능한 행위, 또는 의사의 지시 감독을 받아 간호인력이 할 수 있는 행위가 다르기 때문입니다.

더 나아가 보면 지시·감독의 정도도 다를 수 있습니다. 의사가 그 현장에 반드시 함께하면서 지시·감독이 필요할 수도 있고, 일반적이고 포괄적인 지시·감독으로 충분한 경우도 있습니다.

무면허 의료행위가 있으면 의료법 위반 형사책임 외에도 업무정지와 면허정지, 면허 취소와 같은 행정처분, 그리고 건강보험 요양급여와 관련해서 부당청구의 문제, 실손보험의 보험사기나 부당이득 반환 문제까지 이어질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어떠한 행위는 의사가 직접해야 하고, 어떤 행위는 다른 원내 인력의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것일까요? 또 지시·감독의 수준은 어떻게 달라질까요?

이 부분은 다양한 행위의 스펙트럼 사이에서 정성적 해석의 영역에 있고 의학적 판단과 법률적 판단이 모두 필요한 분야라, 현장에서는 정확하게 구분하기 어려움이 많습니다.

다만 판결을 통해 경계를 가늠해 보겠습니다.

시술을 받으면서 환자들이 상담실장과 상담한 후 간호사가 프로포폴 투약을 했으며, 잠들 때까지 의사는 보지 못했다고 주장하고, 당사자 본인인 의사도 늘 같은 프로그램으로 시술받는 환자는 실장이 알아서 프로포폴을 투약하고 사후 보고만 받았다고 진술했던 사건이 있습니다.

법원은 간호인력의 프로포폴 투약을 무면허 의료행위라고 봤습니다. 프로포폴에 의한 수면마취의 경우 의사가 반드시 사전에 환자를 문진 또는 진찰하고 환자마다 개별적으로 마취제 투여 여부와 용량을 결정해야 하며, 투여 시에도 의사가 직접 투여하는 것이 원칙이고, 간호사에게 미리 확보된 정맥로를 통해 투여하게 하더라도 현장에 참여해 구체적으로 지시·감독을 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하면서, 구체적인 지시 감독 없이 프로포폴을 투여하게 했기 때문에 의료법 위반으로 판단했습니다.

수면마취 내시경 사례는 아니지만, 법원은 의사가 수면마취 시 용량을 결정해 직접 투약하거나, 적어도 현장에서 투약행위를 감독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반면, 채혈은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의사가 현장에 입회에 일일이 지도·감독하는 것이 아니라 사전에 포괄적인 지도·감독으로 가능하다는 헌법재판소 결정도 있습니다.

간호조무사가 스프린트를 처치한 경우는 어떨까요? 간호조무사가 단하지 스프린트 처치(부목붕대 처치)를 하고 요양급여비용을 청구했다는 이유로 부당청구로 적발된 사건에서 법원은 스프린트는 캐스트(석고붕대 처지)와 달리 전문적인 지식이나 기술 없이도 비교적 쉽고 간단하게 처치할 수 있어서 반드시 의사만이 할 수 있는 행위는 아니라고 봤습니다.

의사가 검사와 진찰 등을 실시하고 처방하면서 환부 위치, 그리고 부목과 붕대 종류 등을 구체적으로 특정해서 지시했으며, 진료실과 처치실이 인접해 있어서 언제든지 의사가 개입 가능했으므로 간호조무사가 스프린트를 했더라도 무면허 의료행위가 아니라고 판단했습니다.

이처럼 반드시 의사가 직접해야 하는 행위는 보통 그로 인한 위험성이 큰 행위를 말합니다. 그리고 의사의 지시·감독을 받아 의료기사나 간호 인력이 할 수 있는 행위의 경우에도 어떤 수준의 지시·감독이 필요한지에 따라 법의 결론이 크게 달라질 수 있습니다.

무면허 의료행위가 문제되는 대부분 사건에서 행정청이나 수사기관, 법원은 최소한 환자에 대한 의사의 진찰이 있어야 하고, 의사가 구체적으로 처방해야 한다는 전제에 입각해 있습니다.

의료행위는 신체와 건강에 위험을 초래할 수 있는 행위인 만큼 의료기관의 독점적 권한이 있습니다.

행정청이나 수사기관, 법원에서는 그 권한 만큼 책임을 보수적으로 판단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환자에게 구체적 피해가 발생했는지 여부도 많은 영향을 미칩니다. 현장에서의 받아들이는 무면허 의료행위의 경계보다 법의 기준이 엄격할 수 있다는 것을 유의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리고 진찰과 처방, 처치가 있었는지는 결국 진료기록 기재 내용을 통해 사후에 가려집니다.

충실한 진료기록의 기재가 의사의 진찰과 처방 행위 그 자체를 증명하게 된다는 점에서 중요한 것입니다.

분업화된 의료기관 내에서 원내 무면허 의료행위 문제는 보통 의도적으로 법 위반을 하는 경우보다 정확하게 인지하지 못한 상태에서 발생하는 경우가 대다수입니다.

미처 알지 못해 피해를 보게 되는 일이 없도록 오늘, 진료실에서 우리 병원의 진료행위 흐름을 한 번 점검해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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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1-19 13:30:19
무면허

낭닥 2021-11-18 11:08:08
도움이 많이 되었습니다.

* 기사속 광고는 빅데이터 분석 결과로 본지 편집방침과는 무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