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성통증치료' 국가·사회 지원 필요
'만성통증치료' 국가·사회 지원 필요
  • 이영재 기자 garden@kma.org
  • 승인 2021.11.25 1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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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증학회 설문조사, 성격변화·우울감 등 호소...삶의 질 악영향
심한 통증엔 마약성진통제 복용해야 75%..."신경차단술 도움"
만성통증질환자들은 짜증·분노 등 성격 변화로 인해 삶의 질이 상당히 떨어져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대한통증학회는 환자들이 제대로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국가와 사회적 지원은 물론 가족과 친구 등 주변 사람들의 따뜻한 관심과 배려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사진=pixabay]
만성통증질환자들은 짜증·분노 등 성격 변화로 인해 삶의 질이 상당히 떨어져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대한통증학회는 환자들이 제대로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국가와 사회적 지원은 물론 가족과 친구 등 주변 사람들의 따뜻한 관심과 배려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사진=pixabay]

만성통증질환 환자들의 통증 관리와 삶의 질은 10년 전에 비해 크게 개선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대한통증학회는 지난 7월 20일∼9월 3일까지 전국 20곳 대학병원 통증클리닉을 방문한 만성통증환자 833명(여성 425명·남성 408명)을 대상으로 일상에서 겪는 문제점이나 치료약·시술 등 전반에 대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통증학회 주관 설문조사는 지난 2011년에 이어 10년만이다.

설문조사에 참여한 만성통증환자의 유형은 신경병(46%)·척추질환(37%)·기타 만성통증질환(17%) 등이었다. 평균 연령은 57세이며, 이환기간은 75개월로 조사됐다. 또 조사시점 기준 1주간 평균 통증점수는 5.9점(0∼10점)으로 중등도 이상의 통증에 시달리는 것으로 파악됐다.

만성통증환자의 상당수는 진통제 등 약 복용에 대해 부정적으로 인식했다. 응답자의 4분의 1은 약 복용을 하지 않는 게 더 낫다고 생각했다. 다른 만성질환을 함께 앓고 있는 경우 약물 갯수 증가로 인한 거부감과 치료약의 부작용을 우려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응답자의 절반은 소염진통제 내성을 걱정했으며, 25%는 부작용으로 인해 약을 중단하거나 바꾼 적이 있다고 답했다. 

마약성진통제에 대한 생각은 긍정적인 것으로 파악됐다. 75.5%가 심한 통증이 있을 경우 마약성진통제를 복용할 수 있다고 답했다. 마약성 진통제를 복용하는 응답자는 32.2%였다. 64.5%가 중독 가능성에 대해 인지했지만 심한 통증 조절을 위해 쓸 수 밖에 없다는 인식이 높았다.  

통증을 일으키는 신경에 약물을 주사, 염증과 부종을 줄이는 신경차단술에 대해서는 호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만성통증환자 대부분이 치료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했으며, 마취통증의학과 통증치료에 대해서도 신뢰했다.  

■ 마약성진통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 마약성진통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만성통증은 환자의 삶에 심각한 악영향을 끼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환자들의 고통이 극명하게 드러났다. 

10명 중 4명(42.2%)이 통증으로 인해 '죽고 싶다'는 생각을 해 본 적이 있다고 답했으며, 전체 만성통증환자 10%는 실제로 이를 행동에 옮긴 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죽고 싶다는 생각을 하는 빈도는 남녀가 비슷했으며, 연령별로는 40∼50대에서 높았다. 특히 50대는 가장 위험한 군으로 확인됐다. 

만성통증으로 겪는 삶의 변화로는 짜증·분노 등 성격 변화가 가장 많았으며, 우울감·수면장애·불안감·죽고 싶다는 생각·집중력 및 기억력 감소·경제 활동 제한·가족 및 친구 불이해·경제적 어려움·극단적 시도·실직·가정 불화·이혼 등을 겪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거의 모든 악영향은 40대 이하 젊은 층에서 더 높게 나타나 활발한 사회·경제적 활동과의 연관성이 짙게 드리웠다. 

이번 설문조사 결과, 만성통증의 악영향이나 환자들이 겪고 있는 전반적인 어려움은 10년 전 조사결과와 큰 차이는 없었다. 다만 2011년 조사에서는 수면장애가 가장 큰 문제로 꼽혔지만, 올해 조사에서는 성격 변화와 우울감이 앞섰다. 

두 조사 모두 40대 이하에서 거의 모든 문제가 더 심각했다. '죽고 싶다는 생각'을 한 환자는 이번 조사가 10% 더 높았으며, 주요 위험군도 40대(2011년)에서 50대(2021년)로 변화를 보였다.

이같은 변화는 경제 활동을 하는 연령대 증가, 보편적 사회복지 확대, 전반적인 삶의 질의 향상에 따른 상대적인 박탈감 증가 등이 원인으로 분석됐다. 

심우석 대한통증학회장은 "만성통증 환자들의 삶의 질은 2011년에 비해 크게 나아지지 않았다. 통증치료 전문가들의 과제일뿐 아니라 국가와 사회적 관심과 지원이 더욱더 요구된다"면서 "이번 조사발표를 통해 환자들에 대한 가족과 친구 등 주변 사람들의 따뜻한 관심과 배려가 더욱더 빛을 발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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