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구속' 장정결제 사망 사건 의사…2심, 실형 면했다
'법정구속' 장정결제 사망 사건 의사…2심, 실형 면했다
  • 홍완기 기자 wangi0602@doctorsnews.co.kr
  • 승인 2022.01.13 1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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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교수, 금고 10개월 법정 구속→금고 1년·집행 유예 3년
의협 "판결에 많은 아쉬움…방어진료 양산 우려 크다"
장정결제 사망사건 2심선고가 진행된 서울중앙지방법원 421호 법정. (사진=홍완기 기자) ⓒ의협신문
장정결제 사망사건 2심선고가 진행된 서울중앙지방법원 421호 법정. (사진=홍완기 기자) ⓒ의협신문

1심에서 법정 구속, 2020년 의료계를 떠들썩하게 한 이른바 '장정결제 사망 사건'의 J교수가 2심에서 실형을 면했다.

서울중앙지방법원 제9형사부는 1월 13일 세브란스병원 J교수에게 금고 10개월에 법정구속을 선고했던 1심을 파기하고, 금고 1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K전공의에게는 지난 1심과 같은 금고 10개월을 선고했지만 집행유예 기간을 2년에서 1년으로 줄였다.

서울중앙지법은 대장내시경을 하기 위해 장정결제 투여를 결정한 것과 투여 과정과 시술 방법에는 아무런 잘못이 없다고 판단했다.

영상진단 결과보다 임상진단 결과를 중시해 대장내시경을 즉시 시행한 데 대해서도 "전문가인 의사로서 충분히 그런 판단을 할 수 있는 것으로 본다"라먼서 "이에 대해 책임을 묻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다만, 진료기록부를 허술하게 기록하고, 약품 설명서에 따른 조치가 미흡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장 정결제 사용 설명서에서 약품을 소량으로 나눠 장기간 시간을 두고 소량으로 투약해본 뒤 부작용이 있는지를 진단하고, 부작용이 있으면 즉시 조치했어야 하는데 그런 조치 흔적이 없다"며 "진료기록부 역시 매우 허술하게 기록됐다. 환자가 부분 장폐색이나 완전 장폐색인 소견을 주의 깊게 보지 않아 이를 인식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그걸 떠나서도 전문직인 의사가 진료기록부를 소홀히 한 것이 의문"이라고 말했다.

"일반적인 의사에게 요구되는 주의의무를 지켰다고 판단하기 어렵다"고 지적한 재판부는 "이런 사정을 고려하고, 피해자가 고령인 점, 장폐색 소견이 있었던 점, 피고인들이 전문 직업인들인 점, K전공의가 사건 당시 레지던트 신분으로 배우고 있었고, 피고인 둘 다 기혼으로 가정이 있는 것을 고려할 때 형량을 정함에 있어 실형은 선고하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끝으로 "1심 판결을 파기한다. J교수는 금고 1년에 처하고 그 형의 집행을 3년간 유예한다. K전공의는 금고 10개월, 1년간 형을 유예한다"고 선고했다.

대한의사협회는 2심 선고에 대해 "의료계에 큰 선례로 남을 수 있기 때문에 중요한 판결이라 생각한다"라면서 "많은 아쉬움이 있다"는 입장을 전했다.

의협은 "현장에서 직접 환자를 보는 임상의의 판단은 존중해야 한다"면서 "치료방법 선택에 대한 의사의 의학적 판단이 부정되고 , 추후 환자의 상태 악화나 치료 결과에 대해 의사에게 모든 책임을 전가한다면, 의사는 의식적·무의식적으로 방어진료를 하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위험 부담을 안더라도 환자에게 최선인 치료 방법을 선택하기보다는 법적으로 방어할 수 있는 차선인 치료 방법을 우선시 하는 흐름으로 갈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의협은 "고의적으로 잘못했거나, 환자를 해할 의도가 없었음에도 형사판결의 이러한 선례에 대해 진심으로 깊은 유감을 표명한다"면서 "치료의 결과의 좋고 나쁨에 따라 형사적 책임을 져야 한다면 소신진료는 점점 사라지고 우리 의료는 심각하게 퇴행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장정결제 사망'은 환자가 장정결제를 투여받은 지 하루 만에 장폐색으로 인한 다발성 장기손상으로 사망한 사건이다.

환자측은 환자 상태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장폐색 환자에 장정결제를 투여해 사망에 이르게 했다며 병원 측을 검찰에 고발했다.

의료진들은 '업무상과실치사'혐의로 기소돼 재판에 넘겨졌다.

1심 판결(2020년 9월 10일) 당시 법원은 "피고인들이 업무상 주의의무를 다하지 않아 환자가 사망에 이르게 됐다"며 J교수에게 금고 10개월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다.

1심 선고 직후, 의료계는 결과가 나쁘다는 이유로 선의에 의한 의료행위에 형사처벌을 하는 것은 부당하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업무상 과실치사상 사건이 벌어질 때마다 형사처벌을 할 경우 방어진료를 양산, 적극적으로 환자의 생명을 구하기 위해 나서지 못하게 되고, 국가적 손실로 이어질 것이라는 입장이었다.

특히 J교수가 두 아이의 엄마라는 사실이 알려지며 신분이 확실한 대학병원 교수이자 두 아이의 엄마를 '도주의 위험'을 이유로 법정 구속한 판결은 납득하기 어렵다는 목소리도 거셌다.

J교수는 이후 53일 만에 보석 허가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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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가는의 2022-01-14 13:24:58
차디찬 깜방에서 고생 많으셨습니다. 이 기사를 읽고있는 후배의사여러분. 한국에서 내까 하지 마세요. 아니, 웬만하면 한국에서 의사를 하지 마세요.

* 기사속 광고는 빅데이터 분석 결과로 본지 편집방침과는 무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