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시론2> 올바른 의료전달체계의 정립
특집 <시론2> 올바른 의료전달체계의 정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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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2.07.1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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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한솔 대한전공의협의회장

[특집] 현행 의료전달체계, 의료기관 기능의 현황 및 문제점(1)

올해는 새정부의 출범과 미래 신종감염병 대응체계 논의 등으로 인해 그 어느 때보다 보건의료 분야의 거버넌스 개선과 더불어, 해묵은 난제의 해결방안 모색이 활발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에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소는 <계간 의료정책포럼> 2022년 연중 특집 세션의 주제로 '의료전달체계'를 선정했다. [의협신문]은 의료계를 중심으로 각계각층의 다양한 입장과 의견을 살펴봄으로써, 종합적인 시각에서 국민건강을 위한 최선의 대안을 모색해보고자 <계간 의료정책포험>에 실린 특집 원고를 게재한다.

<글싣는 순서>
<시론1> 정글의 법칙만도 못한 의료전달체계
  - 우봉식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소장
<시론2> 올바른 의료전달체계의 정립
  - 여한솔 대한전공의협의회장

1. 의료전달체계에서 대학병원의 현황과 개선책
  - 염호기 대한의사협회 정책이사(인제대 서울백병원 호흡기내과 교수)
2. 중소병원 관점에서의 현행 의료전달체계
  - 박진규 대한의사협회 의무 부회장
3. 개원의 관점에서의 현행 의료전달체계
  - 박준일 대한의사협회 보험이사 겸 의무이사
4. 의료전달체계 개선이 안 되는 이유
  - 이세라 서울특별시의사회 부회장

ⓒ의협신문
여한솔 대한전공의협의회장

국정운영에서 정치·경제·사회 모든 영역이 중요하지만, 특히 필수적으로 챙겨야 할 부분이 '의료'라고 생각한다. 

전례 없는 코로나19 감염병의 확산으로 너무나 많은 사람이 힘들어했고, 감염된 환자들을 위해 무엇보다도 의사, 간호사를 포함한 의료인의 숭고한 노력이 뒷받침됐다.

그중에서도 대한민국 의료체제를 지탱하고 있는 전공의들의 노력 없이는 이렇게 버텨올 수 없었다고 판단한다.

더군다나 모든 환자가 종합병원 혹은 상급종합병원으로 쏠려 의료전달체계가 붕괴한 대한민국의 의료시스템을 보자면, 항상 해오듯 똑같은 패턴으로 지난 정부의 의료정책을 그대로 이어온다면 더 이상 대한민국 의료계의 앞날을 기대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생각한다.

다양한 문제들이 있겠지만 다른 문제들보다도 가장 우선해 정책의 패러다임을 변화시켜야 할 '의료전달체계' 문제를 집중적으로 이야기하고자 한다.

급속한 고령화와 고령인구의 폭발적인 의료이용증가, 저성장시대로 빠져들면서 '의료취약지', '지방 의료의 현실'이라는 헤드라인 기사들을 이젠 그리 어렵지 않게 살펴볼 수 있다. 

전공의들의 입장에서 지난 십 수 년 전에 비해서, 오늘날 수련병원으로 밀려오는 환자들의 수 자체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늘어났다. 

교통이 편리해지면서 지방에서 서울 등 수도권으로 올 수 있는 시간이 단축되고, 지역 유수의 수련병원, 종합병원과 서울 등 수도권의 의료수준에 큰 차이가 없음에도 국민의 인식은 '무조건 큰 병원으로, 무조건 서울로'가 자리매김했다.

그동안 대한민국 의료정책은 이러한 추세를 전혀 반영하지 못한 것 같다. 상식적으로 1, 2차 병·의원에서는 경증과 만성환자 중심으로 환자 관리를 하고, 3차 병원에서는 응급한 경우, 중환자 위주의 치료를 맡는 것이 국민건강권도 보장할뿐더러, 국민의 의료접근성까지 효율적으로 끌어올릴 수 있는 방법이다. 

하지만 그간 대한민국의 의료정책은 풍부한 의료인적자원에도 불구하고, 비정상적인 수가로 필수 의료의 측면을 홀대했고, 미용과 성형 등 비급여 진료가 난무하는 왜곡된 의료시장을 형성하는 데 일조한 것이 사실이다. 이것을 인정하는 것부터가 의료전달체계 문제해결의 시작이다.

그렇다고 정부가 무리하게 탁상공론으로만 정책을 끌어나가다 보면, 대한민국의 의료현실과 전혀 맞지 않는 정책이 행해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현장 전문가의 의견이 반영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고, 단순히 통계치로만 의료를 판단하는 의료관리학자들의 수준에서 벗어나 현장에서 정말로 필요로 하는 정책들이 반영되도록 노력했으면 한다. 

정권의 이익을 우선한 인기 영합주의의 정책에서 탈피해서 진정으로 국가 중대지사를 단기적·장기적으로 바라 볼 수 있는 이들과의 상호소통이 매우 중요하겠다. 

물론 단기간에 형성될 수 있는 체계가 아님을 무엇보다도 잘 알기에, 의료계와의 상의는 물론, 국민과 공생할 수 있는 의료전달체계를 만들어가는 데에 많은 에너지를 쏟아 주었으면 한다.

현재 전공의들은 너무나 힘든 상황에 부닥쳐있다. 전공의법이 연착륙하면서 일부는 수련 시간의 부족으로 인한 전문의 트레이닝의 수준이 현저히 떨어졌다고 한다. 

실제로 질적인 트레이닝의 개선은 거의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반면, 수련병원에서는 몰려드는 환자들을 애써 모른 척 전공의에게 모두 전가한다. 

인턴들 사이에 전해지는 명언이 있다. '위 연차가 작은 냉장고에 코끼리를 쑤셔 넣어오라'고 하면, 어떻게든 부정과 편법을 저질러서라도 '해냈다'라고 자위하지 말고, '현실적으로 코끼리가 들어갈 수 있는 큰 냉장고를 구하여야 합니다!'라고 외쳐야 한다는 것이 이 글을 통해 하고 싶은 이야기이다.

의료전달체계 문제는 앞서 거듭 말하듯 하루아침에 발생한 것이 아니라, 보건 의료체계가 정립된 이후 보장성 강화를 명분으로 오래전부터 지속돼왔던 것이다. 

궁극적으로 의료기관이 종별로 기능에 맞게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고 환자는 합리적인 선택을 하는 구조로 가는 의료전달체계의 정립에 대해 그 누구도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라 본다. 

매번 정부가 이를 추진하겠다고 했지만, 항상 서류상으로만 그치고 현장의 왜곡은 가속화되기만 했다.

일선 전공의들의 환자들을 향한 진료와 배움은 언제나 그랬듯 지속할 것이기에, 부디 윤석열 정부에서는 이 문제를 해결할 실마리를 마련하여 대한민국의 의료정책을 진일보시키길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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