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오피니언 산부인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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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영숙 기자 kimys@kma.org
  • 승인 2004.06.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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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부인과 개원의협의회와 함께 의협 의료정책연구소가 분석한 산부인과의원의 실태 분석 결과는 정말 힘들다는 하소연에 반신반의하던 동료 의사들이나 일반인들에게 몰락해 가는 산부인과의 실상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출산 저하에 따라 분만실 운영을 포기한 의원이 62%이고, 분만을 하지 않는 의원의 42%정도가 손익계산서상 순이익이 300만원 이하로 조사되어 있다. 물론 여기에도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심하여 엄청난 설비 투자와 함께 분만을 위해 24시간 대기상태인 병원 급 의원들의 형편이 좀 낫기는 하지만 투자 액수와 근무 시간에 비하면 실제 의사들에게 돌아가는 소득은 충분치 않음을 보여 주고 있다. 더구나 분만실 운영에 따른 격심한 정신적 신체적 스트레스와 빈번한 의료 사고에 따른 보상 등을 감안하면 평균 이상의 소득도 의미가 없어지는 것이다.

IMF 이후 경제 불황으로 여성들 진료에 국한되는 산부인과가 가장 먼저 환자 수 감소의 영향을 받기 시작했고 이후에 급격한 사회 변화 즉 여성들의 결혼과 출산 기피 현상은 그대로 산부인과에 직격탄이 되어 돌이킬 수 없는 상황이 되어버렸다.

의약분업 시행 초기만 해도 환자 수가 많은 과들은 진찰료 상승으로 어느 정도 혜택을 볼 수 있었지만 상대적으로 환자 숫자가 적은 산부인과는 그나마도 혜택을 볼 수 없었다. 이것은 이번 2002년도 실태 분석에서 나온 것처럼 50% 이상의 산부인과 의사들이 평균 10~30명의 외래 환자를 보고 있는 것으로도 알 수가 있으며 그 이후에도 날이 갈수록 환자 수는 눈에 띄게 줄어들고 있다.

결혼과 출산 기피 현상은 산부인과 의사들의 숨통을 터주던 결혼 전 건강 검진이나 임신을 위한 진료, 산전 진단 등 비 보험 진료의 급격한 감소를 초래했으며 한 동안 괜찮았던 불임 시술 전문 병원도 똑같은 이유로 30~40%의 매출 감소를 호소하고 있다. 인터넷 활용으로 특히 여성을 위한 의료 전문 지식이 보편적인 상식이 되면서 사전 사후 피임뿐 아니라 각종 질환까지 산부인과 진찰의 불편함을 들어 한의원이나 약국에서 해결되고 있는 상황을 고려하면 산부인과의 몰락은 이미 예견되고 있었다고 볼 수도 있다.

도저히 전문과로서의 유지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비만이나 노화방지, 대체 의학 등으로 눈을 돌려보지만 이미 대대적으로 투자되고 있는 기존 의료 체계의 벽을 넘는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고 이런 왜곡된 의료 상황은 의사들 간의 과다 경쟁으로 끝없이 투자액만 부풀리고 있는 현실이다.

이제 산부인과는 마이너 과로서 걸 맞는 전문의 수 감축 뿐 아니라 타과에 비해 상대적으로 열악한 건강 보험 수가 해결이 매우 긴급한 문제이며 진료 영역 다변화 등 대대적인 혁신이 필요하지만 효과가 있을지는 미지수이다.

최근에도 주변에 40대 산부인과 의사가 개원 3년도 안되어 문을 닫고 봉직의로 취직을 한 것이나 개원 장소를 이전하는 의사들을 볼 수 있었으며 85% 이상의 산부인과 개원의 들이 어렵지만 다른 방법이 없어서 계속하고 있거나 진료 과목 변경, 혹은 폐업을 고려해 보고 있는 상황으로 조사되고 있다. 더구나 개원을 포기한다 해도 준 종합 병원들의 산부인과 상황도 비슷하므로 취업마저도 쉽지 않다는 것이 또 다른 문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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