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근
이 근
  • 이정환 기자 leejh91@kma.org
  • 승인 2004.09.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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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과학이 발달하고 분유 제조기술이 향상된다고 해도 분유는 송아지 새끼를 위해 엄마 젖소가 만들어 내는 소 젖이다.
그것도 오랜 기간의 진화 과정을 통해 송아지의 성장과 발달에 아주 꼭 맞게 만들어 내는 소 젖이다.그리고 사람에게는 이물질일 뿐이다.

이제 우리는 정신을 차리고 아기의 젖 먹을 인권을 존중해 주어야 한다.정부도, 의료계도, 대중매체도, 아니 이 나라의 모든 성인들이 아기의 인권을 지켜 주어야 한다.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바른 정보가 절대 필요하다."
이화의대 소아과 이근 교수의 말이다.

위의 말을 요약하면 사람에게는 사람의 젖이 최고이기 때문에 소의 젖을 먹이지 말고, 모유를 먹을 수 있는 아기의 인권을 어른들이 챙겨야 한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1992년부터 유니세프 한국위원회의 '아기에게 친근한 병원 만들기 위원회'의 위원으로, 1997년부터는 동위원회의 위원장으로 활동하고 있는 이 교수는 오랫동안 '엄마 젖 먹이기 운동'을 해 오고 있다.
그런 이 교수가 얼마전에는 '똑똑한 엄마는 모유로 키운다'라는 책을 내고, 모유를 먹이고 싶지만 직장생활, 제왕절개, 건강문제 등으로 망설이는 엄마들을 위해 모유의 중요성, 먹이는 방법은 물론 각종 문제에 대한 대처법을 상세히 설명해줬다.

모유수유율이 10% 밖에 되지 않는 우리나라의 현실에서는 이 교수의 책이 커다란 안내서가 될 것 같기도 하다.또한 모유수유 운동의 발판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이 교수는 분유회사를 무척 싫어한다.또한 이들 분유회사에서 1년에 사용하는 거액의 홍보비에도 매우 부정적이다.
아기에게 분유를 먹이는 것이 정상이고 모유를 먹이는 것이 시대에 뒤떨어지거나 합리적이지 않은 것으로 간주된 데에는 여러가지 복잡한 상황이 있겠지만 그 중에서도 분유 광고가 막대한 영향을 끼쳤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 교수는 분유 광고 때문에 '분유가 모유만큼, 아니 모유보다 더 좋다'느니, '모유만 먹이면 부족하다'느니 하는 등의 광고는 정보 전쟁에서 승리한 것이라며, 앞으로 모유가 얼마나 좋은지 정부차원에서 적극 홍보해 나갈 것이라고 다짐한다.
그래서 이 땅의 엄마들에게 모유를 먹여야 하는 이유를 앞장서서 선전하는지도 모르겠다.
 
이 교수는 1992년부터 유니세프 한국위원회의 '아기에게 친근한 병원 만들기 위원회'에서 활동하고 있다.또한 1997년부터는 동 위원회 위원장이 되었다.
이 교수에 따르면 BFHI는 1992년 세계부건기구(WHO)와 유니세프(unicef)가 시작한 모유수유 권장운동으로 아기에게 친근한 병원만들기의 약자란다.

이 교수는 "전세계적으로 분만의 80% 이상이 병원에서 행해지고 있고, 연구에 의하면 아기 출산 후 2~3일간 병원에서 아기에게 무엇을 먹이는가가 수유의 선택에 큰 영향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이러한 현실에서 세계보건기구와 유니세프는 병원에서 출산 직후부터 아기에게 젖을 먹이도록 권장하는 방법으로 아기에게 친근한 병원 만들기 운동을 시작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유니세프에서 정한 '성공적인 모유수유를 위한 10단계'를 잘 시행하는 병원을 대상으로 '아기에게 친근한 병원'이라고 새겨진 간판을 걸어주는데 우리나라에서도 매년 종합병원을 평가해 10단계를 성실히 준수하고 산모들의 모유수유를 적극적으로 도와주는 병원을 선정 발표한다"고 말했다.
 
1981년 5월, 세계보건기구는 '모유 대체식품 판매에 관한 국제규악'을 제정해 발표했다.이 교수는 "WHO는 각 나라 대표를 불러놓고 모유 대체식품 광고를 금지하는 입법활동을 하자는 안건에 대해 의견을 물었고, 118개 국가가 찬성할 때 우리나라 대표는 기권을 했다"고 한다.

이 교수는 "우리나라는 차후에 서한으로 국제규약에 동의를 하기는 했으나, 시민단체가 상당히 공격을 많이 했다"고 한다.또 "시민단체가 주관하는 기자회견에 분유회사 대표가 자발적으로 나와서 광고를 하지 않겠다는 구두약속을 할 정도였다"고 한다.
그러나 정부는 시민단체 등의 강력한 주장에 의해 1991년 12월 식품위생법 시행규칙을 개정했지만, 분유 광고만 금지하고 이유식 등의 다른 모유 대체식품은 시행규칙에서 제외시켰다.

그러다보니 그후 분유는 거의 전부 이유식으로 등록되고 광고는 지속되고 있는게 현실이다.더군다나 1998년 6월 모유 대체식품의 관련 업무가 보건복지부에서 농림부로 이관돼 문제가 개선되기 보다는 오히려 더 판을 치고 있는 상황이 됐다.

이 교수는 "2002년 1월부터 분유와 이름이 같거나 비슷한 이름을 이유식에 사용하지 못하게 되었으나(식품위생법 시행규칙 개정) 이유식이라는 이름의 분유 광고는 계속되고 이들 회사의 1년치 분유광고에 들어가는 돈은 1천억원이 넘어 엄마들은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다"고 한다.
 
이 교수는 미국에서 공부할 때 논문 주제를 '모자관계'로 선택했다.논문을 쓰면서 모자관계의 상징은 무엇일까를 고민한 끝에 그것은 바로 '모유'라는 것을 깨달았다고 한다.

이 교수는 "소아정신과 입장에서 보면 우리나라 전통 및 관습적 육아가 건강하다"고 말했다.그 이유는 미국은 아기를 키우는데 있어서 우리나라 엄마들과 전혀 다른 방식을 사용하고 이기 때문 이라고.

이 교수의 말을 빌면 미국은 아기를 혼자 재우는데, 이는 아기 입장에서 보면 '공포' 그 자체란다.아기들이 공포를 느끼다보니 곰 인형 등을 껴안고 자는데, 우리나라는 엄마들이 아기를 직접 재워주는 육아방식을 택하고 있기 때문에 문화적으로 상당한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단다.

이 교수는 미국에서 모유에 대한 연구를 하고 왔는데, 우리나라의 모유수유율을 보고 깜짝 놀랐다고 했다.30년전만해도 모유수유율이 60%이던 것이, 최근에는 10%정도로 나타났는데.이는 전세계적으로 제일 낮은 수치이고, 그래서 유니세프에 15년전부터 참가하기 시작했단다.
이 교수는 이것이 계기가 되어 지금까지 모유수유와 관련된 일을 하고 있다.
 
이 교수는 우리나라에서는 2년전부터 모유수유 운동(캠페인)이 시작됐는데 의사들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물론 엄마들의 의식의 변화도 중요하겠지만...전문가로서 올바른 모유수유 방법을 얘기해줄 필요가 있기 때문이란다.

이 교수는 의사들도 분유광고 금지운동을 하고, 우리나라의 모유수유율이 왜 낮은지 분석하는 것은 물론 일반적으로 잘못 알려진 사실들을 제대로 규명해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러한 노력이 헛되지 않기 위해서는 모유수유율이 지속적으로 올라가는 것 밖에는 없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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