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직 지음·도서출판한솜·펴냄 9000원
'서설을 밟으며 길어올린 주옥같은 글'이라는 부제답게 이 책은 저자가 팔도에 있는 절간들을 찾으면서 든 생각과 느낌을 돌냄새가 느껴질정도로 세심하게 담아낸 책이다. 언뜻보면 여행기처럼 보이지만, 불교에 대한 깊은 애정과 조예가 담겨 있어 여행기라기보다는 사색서에 가깝다.
108배를 드리는 저자의 마음씀씀이를 서정적으로 잘 풀어내기도 했거니와 의사신문 기자였던 경력 탓인지 그 절터와 관련된 시사적인 읽을거리도 군데군데 눈에 띄어 읽는이가 지루함을 느낄 새가 없다. 연꽃이니 동백이니, 장어구이니 굴밥이니 하는 지역색을 살린 볼거리·먹거리들도 글의 양념역할을 톡톡히 한다. 오랫만에 제법 맛깔스런 글을 만나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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