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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신년]미래 대비하자/의료산업의 미래

[2004신년]미래 대비하자/의료산업의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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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4.02.02 1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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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병현(보건산업진흥원 사업심의위원)

의료산업의 미래

'라운드업 바이오코리아' 투자확대 선결

 


제약산업은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지키는 공익적인 측면뿐만 아니라, 고도의 첨단지식과 정밀기술을 기반으로 국부를 창출할 수 있는 경제적인 측면에서도 매우 중요한 핵심전략산업이므로 정부의 시각과 의지에 그 미래가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최근 국내외의 환경을 고려할 때 제약산업이 획기적으로 발전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다가왔다고 보여진다.

먼저 휴먼게놈프로젝트의 완성으로 BT관련 기술과 산업이 크게 신장되고 있는 가운데 우리에게도 그 기회가 충분히 열려져 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또한 국내적으로도 그동안 의약분업의 시행과 그에 따른 건강보험 재정 건전화에 진력해 온 정부가 이제는 제약산업 쪽으로 눈을 돌려 제약산업의 건실한 육성을 위해 확고한 비전과 함께 생산적인 인프라를 구축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21세기에 BT시대가 도래할 것으로 판단한 정부는 지난 94년 범부처 차원에서 생명공학육성기본계획을 수립, 2007년까지 14년동안 BT 산업 육성 계획을 3단계로 추진하고 있다. 3단계 기간인 2002~2007년에는 정부 예산 5조1,620억원 등 총 12조9,075억원이 BT에 투입될 예정이며, 2003년도 한 해에만도 5,393억원이 투자되었다. 그런데 우리 나라의 경우, 너무 BT제품 개발을 위한 상류(upstream)쪽의 R&D에만 편중, 지원하고 있다는 점이 문제이다.

야구경기에서는 무엇보다도 투수가 중요하다. 그런데 투수는 크게 선발투수, 계투요원, 그리고 마무리투수로 분류되며 이 세 종류의 투수들을 적절하게 로테이션을 시켜줌으로써 게임을 승리로 이끌 수 있다. 모든 BT제품의 허가관리를 책임져야하는 마무리투수의 대표인 식품의약품안전청의 2003년도 예산을 살펴볼 때, 겨우 78억원 정도만이 이 부분에 투자되고 있으므로 5,393억원이 투자되는 상류쪽과 현격한 대조를 이루고 있다.

그러므로 마무리 투수에게도 상응하는 투자가 이루어져야 한다. 왜냐하면 우리 나라의 식품의약품안전청은 최첨단 생명공학기술로부터 유래되는 모든 생명공학제품(BioProducts)을 개발단계에서부터 산업화까지 총괄적으로 허가관리하고 '마무리'(roundup)하는 유일한 중앙 부처이기 때문이다.

그동안 식약청이 유지해 온 허가관리의 지향점(orientation)은 안전한 '제조'(manufacturing; 수입제조 및 복사 제조 포함)에 있어 왔음을 부인할 수 없다. 이제 BT시대를 맞이하여 식약청이 그 시각을 연구와 개발에 초점을 둔 '창조'(creating)로 돌림으로써 기술종속국에서 기술종주국으로 거듭나도록 나라의 틀을 혁신하고, 저부가가치였던 관련 산업을 고부가가치의 산업으로 획기적으로 전환하는 중심축이 되어야 할 것이다.

때마침, 식약청에서는 이러한 시대적 변화의 요청을 인식하고 '라운드업 바이오코리아'라고 하는 기치를 내걸었다. 이는 국가전략사업인 BioKorea의 추진에 있어 Missing Link인 BT제품개발지원을 통해 모든 Bio제품관련 허가관리(마무리)를 확실하게 선진화하고 식약청을 일류화함으로써 식약청의 적극적 역할을 제고하려는 숭고한 이념인 것이다.

세계동향을 고려해 볼 때, BT관련 대부분의 원천기술들은 영국을 비롯한 유럽에서 개발된 것이 사실이나 오늘날 미국이 세계 바이오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비결은 산·학·연·관 사이의 유기적인 관계를 이루며 클러스터를 형성한 것이 핵심이라고 할 수 있다. 클러스터를 이루기 위해서는 먼저 유기적인 관계, 즉 네트워킹이 선행되어야 한다.

네트워킹과 협력은 BT산업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이다. 네트워킹은 벤처기업들간에, 기업연구소 과학자사이에, 기업과 대학사이에, 대형기업과 바이오테크기업 사이에서 일어날 수 있다. 이제 제도와 기술측면에서 식약청이 'Roundup BioKorea'라는 기치아래 일대 혁신을 이룸으로써 선진수준으로 자리매김을 하게되면, 첨단 BT제품의 전임상 및 임상시험과 허가승인과정에 대한 전문성을 가진 CRO들의 활성화도 자연스럽게 따라오게 되어 한국의 CRO 시장도 본격적으로 열리게 될 것이다.

대기업이 새로운 BT제품을 개발하는 것보다 신생바이오테크 기업이 개발한 것을 이용하는 것이 보다 효율적이며 대기업보다는 소기업(벤처)이나 대학이 R&D에서 훨씬 능률적이므로 대형기업과 신생 소기업간, 중견기업과 대학간 등에도 기술과 자본의 결합으로 전략적 제휴의 네트워킹이 활발하게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므로 우리 나라에서도 이러한 BT시장의 주체들간에 유기적인 클러스터링을 만들어 나가는 전략이 반드시 필요할 것이다.

19세기말의 동화약방을 제약산업의 효시로 볼 때, 우리 나라의 제약산업은 그 역사가 100여년이 되었지만, 20세기말까지 내수중심이었으며, 창약이란 개념보다는 선진국에서 먼저 개발한 약을 저렴하게 복사, 제조하는 제네릭 제품중심의 저부가가치 산업으로 유지되어 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짧은 기간동안에 정부의 적극적인 신약개발 지원사업으로 우리는 신약개발국 대열에 무난히 동참할 수 있었다.

더구나 2003년도에는 팩티브라는 세계적인 신약이 FDA에서 승인을 얻게 되어 더욱 신약개발에 대한 자신감을 획득한 바 있다. 이제 본격적으로 열리고 있는 BT시대를 맞이하여, 제약산업이 그 핵심산업이므로, 제품 하나에 대한 개별적인 국제경쟁력을 제고하는 차원이 아니라 제약산업 전반에 대한 국제경쟁력 제고차원에서 국내 제약산업도 보다 적극적으로 연구개발중심, 창약중심의 고부가가치산업으로 전환하지 않으면 안될 것이다.

요약하면, 선진국에서와 같이 BT산업은 정부가 앞장서서 적극적으로 끌고 나간다는 점에서 'BT제품의 허가관리인프라'인 식약청이 시급하게 혁신되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자 한다. 즉, 현재 선발투수진에 투자하고 있는 5,000여억원을 계상할 때, 마무리투수에게도 균형있게 지원되어야 하며 이 경우 10% ~ 30%를 감안하면 최소한 500억원 내지 1,500억원 규모로 식약청이 추진하는 '라운드업 바이오코리아'에 대한 투자가 선결과제이다.

이처럼 식약청이 일류화되고 나서야 관련 CRO시장이 함께 활성화될 것이고 이러한 변화가 결국은 BT관련 제약산업 전체로 확산될 것이므로, '라운드업 바이오코리아'라는 비전이 살아 숨쉬는 식약청주도의 클러스터링(관·산·학·연)이 향후 제약산업의 명실상부한 '고도성장엔진'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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