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 의료기관 한국진출 신중해야"
"외국 의료기관 한국진출 신중해야"
  • 송성철 기자 songster@kma.org
  • 승인 2005.03.21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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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대 래리 J. 샤피로 의무부총장

  워싱턴대학교 총장과 단과대학장 일행이 국제아시아자문위원회 참석차, 최근 한국을 방문했다. 워싱턴대학교 관계자들은 5월 30일부터 6월 2일까지 방한 기간 동안 연세의대, 연세대 사회대, 경제연구소, 한국금융연구원 등과 세미나를 통해 각 분야별 협력방안을 논의했다.
  워싱턴대 총장단과 한국 방문길에 동행한 래리 J.샤피로 의무부총장(워싱턴의대 학장)은 지난 5월 31일 조선호텔에서 워싱턴의대와 한국 의학계와의 교류와 협력을 주제로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1891년 설립돼 113년 역사를 갖고 있는 워싱턴의대는 1,500명의 교수진과 7,500명의 직원, 1,200명의 학생이 공부하고 있다.
  "워싱턴의대는 미국 의과대학 순위에서 2위를 차지할 정도로 미국은 물론 전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한 해 예산만 10억 달러에 달합니다"
  기자들과 마주한 래리 J.샤피로 워싱턴대 의무부총장은 천문학적인 의대 예산을 앞세우며 분위기를 잡았다.원화로 환산하면 1조1천600억원. 입이 다물어지지 않았다.

■ 의대 한 해 예산 1조1천600억원

'미국 유수의 의과대학을 이끌고 있다'는 워싱턴의대 소개책자가 결코 허튼소리가 아님을 샤피로부총장은 차분히 설명해 나갔다.

"워싱턴의대는 의대 교육, 의료서비스, 연구 등 세 분야에 집중적인 지원을 하고 있습니다. 한 해 연구비로 4억달러(4,640억원) 정도를 지원하고 있죠. 기초의학에서 임상에 이르기까지 상당한 연구비를 지원하고 있습니다"

막대한 지원과 투자는 17명의 노벨생리의학상 수상자 배출로 이어졌다.

"보건의료와 과학분야는 한 국가의 문제가 아닌 전세계의 문제로 확대되고 있습니다. 각종 전염성 질환이라든지 암, 심장병, 환경 관련 질병은 전세계 학자들이 정보를 공유하지 않으면 안됩니다"

샤피로 부총장은 "이번 방한 목적은 전세계의 문제로 부상하고 있는 보건의료 분야의 공동관심사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고, 각 대학의 협력을 통해 인류 공동의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 나갈 것인가를 모색하는데 있다"고 설명했다.

"제약이나 의료기기를 비롯한 보건의료산업 분야는 전세계 시장에서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미국은 국가 예산의 약 15%를 보건의료 분야에 배정하고 있을 정도입니다"

샤피로 부총장은 "인류의 건강과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보건의료분야에 투자와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도 인구의 고령화 시대를 맞아 한정된 의료자원을 어떻게 효율적으로 활용할 것인가를 고민하고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에게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효율적인 의료전달체계를 확립해야 합니다"

샤피로 부총장은 "워싱턴의대에서의 학생교육은 40~50년 후에도 보건의료분야를 지속하기 위해 어떻게 미래를 경영해야 하는가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며 최근 의대 교육의 변화를 소개했다.

■ 노벨의학상 17명 배출 저력

샤피로 부총장은 최근 한국의 경제특구와 의료시장 개방에 대해서도 몇 마디 뼈 있는 조언을 했다.

"의료서비스는 각 나라의 고유한 문화와 환경과 의료체계와 함께 발전해 오고 있는 만큼 다른 나라에 진출하는 것은 문화적으로 민감한 문제가 아닐 수 없습니다"

외국 병원이 한국에 직접 진출하는데 대해 샤피로 부총장은 다소 부정적인 입장을 내비쳤다.

"의료기관의 외국 진출은 라이센스를 어떻게 상호 인정할 것인가에서부터 의사를 어떻게 훈련시킬 것인가에 이르기까지 상당한 난제가 있습니다. 특히 언어와 문화가 다른 외국 의사와 환자 사이의 긴밀한 관계를 어떻게 형성할 것인가 하는 문제는 무엇보다 풀기 어렵다고 봅니다"

샤피로 부총장은 "워싱턴의대의 외국 진출형태는 지식과 기술의 이전이나 교류협력에 맞춰져 있다"며 "보건의료를 향상시키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교육"이라고 강조했다. "교육을 통해 신기술이나 새로운 장비의 사용법을 전수하는 것이 세계 의학이 공동발전하는 지름길"이라고 밝힌 샤피로 부총장은 "병원의 외국 진출은 그만큼 충분한 가치를 창조할 수 있다는 확신이 섰을 때라야 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샤피로 부총장은 이런 맥락에서 인천특구에 미국 병원이 진출하는 것은 상당히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 메디컬캠퍼스 전경

■ 워싱턴대학교는?

미국 세인트 루이스에 있는 워싱턴대학교는 150년 전통을 갖고 있다. 그러나 30년 전까지만 해도 오랜 전통이 무색할 정도로 시골의 무명대학에 지나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 워싱턴대학교는 15대 1의 지원율을 기록할 정도로 급성장했다. US News and World Report지는 2003년 미국 10대 대학 순위에 브라운·코넬·콜롬비아 등 아이비리그 대학을 제쳐놓고 워싱턴대학교의 명패를 올려놨다.

워싱턴대학교가 급성장하게된 배경에는 사회를 위해 기꺼이 자신의 재산을 내놓은 미국 특유의 기부 문화에 힘입은 바 크다. 여기에 과감한 교육개혁과 연구에 대한 투자가 시너지 효과를 발휘하면서 무명대학에 지나지 않았던 워싱턴대학교를 세계의 명문으로 거듭나게 했다. 기부에 인색하고, 연구분야에 대한 투자 역시 미비한 한국 사회가 꼭 본받아야 할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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