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르신, 오줌 잘 나오고 있습니까?"
"어르신, 오줌 잘 나오고 있습니까?"
  • 이정환 기자 leejh91@kma.org
  • 승인 2005.03.21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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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6년부터 무료검진 권성원 교수

  의료계 주변에는 각종 의료봉사활동을 하는 이들이 많다.단체는 물론이거니와 소수 의사들이 팀을 이뤄 활동하는 모습은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상당할 것으로 짐작된다.
  그러나 특정 질환에 대해서 의료봉사활동, 아니 무료검진 활동을 펼치는 곳은 드믄게 사실이다.특정 질환 대상자 및 지역을 선정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이대 동대문병원 비뇨기과 권성원 교수는 전립선관리협회를 주축으로 무료검진 활동을 펼쳐오고 있다.
  도서지역을 대상으로 본격적으로 무료검진 활동을 한지는 오래되지 않지만 권 교수는 어느 한 곳을 가더라도 모든 사람이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이고, 그들의 삶이 행복해졌으면 한다는 작은 소망을 간직하고 있다.
  권 교수는 얼마전 정선군지역 주민들을 대상으로 무료검진을 실시했다.기자의 고향도 정선군인지라 설레는 맘으로 동행취재를 해보았다.

■ 버스에 몸을 싣고 정선으로 가다

11일 오후 2시 양재동 시민의 숲 주차장.한 둘씩 모여든 사람들 속에 권 교수의 모습이 제일 먼저 보인다.키가 큰 탓 도 있지만 그의 목소리 또한 만만치 않기 때문에 "아 바로 저 사람이구나"하는 생각이 금방 든다.

장비 및 일부 의료지원팀은 이미 출발을 한 때문일까? 권 교수가 탄 버스는 30명 남짓.그러나 비뇨기과 분야의 내로라 하는 분들은 모두 모였다.서울의대 김영균 명예교수를 비롯해, 중앙의대 김세철 교수, 서울의대 이상은 교수, 한국성과학연구소 이윤수 소장, 한양의대 이춘용 교수, 인제의대 노충희 교수 등 바쁜 시간에도 늘 시간을 내어 무료검진 차량에 오르는 이들이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그러나 오늘의 주인공은 권 교수이기에 궁금증 해결을 마지막으로 돌렸다.이것저것 준비하면서 피곤할터인데도 흔들거리는 버스안에서 권 교수는 무료검진 일정을 조목조목 전달해준다.특히 진료활동시 지역 주민들에게 꼭 '어르신'이라는 말을 쓸 것과 '친절'하게 상담을 해줄 것을 당부했다.그 이유는 무료검진 대상자들 모두 평균 60세를 넘는 분들이기 때문.

■ 무료검진 시작…"오줌 잘 나옵니까?"

숙소에서 1박을 한 진료팀은 아침일찍 정선군 여성회관으로 출발.오전 9시부터 예정돼 있는 검진 시간에 맞춰 모든 진료시스템을 구축해 놓았다.그러나 잠시 쉴 틈도 없이 버스에서 여럿 내리는 주민들의 모습이 보이고 3시간만에 300여명의 주민들로 무료검진소는 붐비기 시작했다. 권 교수의 모습도 동시에 바쁘다.아니 30여명에 이르는 진료팀의 손길이 모두 바빠지기 시작했다.

진료팀은 전립선질환에 대한 강연, 배뇨증상 점수표 작성, 직장초음파촬영(전립선크기 계측 및 이소견 관측) 및 촉진, 요속 측정(방광기능검사), 전립선암 조기발견을 위한 PSA(전립선 특이항원) 검사 등을 일사분란하게 진행한다.마음이 통한 탓일까? 착오없이 진행되는 모습이 여러번 손발을 맞춰보지 않고서는 불가능할 정도이다.

권 교수는 비뇨기과 질환에 대해 대부분 노인들이 자신의 질환에 대한 심각성을 느끼지 못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얘기하기를 꺼려하기 때문에 처음 질문이 '오줌 잘 나옵니까?'란다.처음에는 환자들이 증상에 대해 대답하기를 어려워 했는데 요즘은 여러가지 검사를 병행하다보니 차분차분 얘기를 잘해준단다.

권 교수는 1995년 10월 26일 전립선관리협회 창립총회를 가졌다고 말했다.이를 시작으로 전립선관리협회는 96년부터 검진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이 당시에는 검진사업을 처음 시작하는 시기로 주로 보건소 시설을 이용했다고.그렇게 시작한 것이 현재에 까지 이른다.

권 교수는 "60세 이상 남성의 60%가, 70세 이상의 남성 70%가 전립선비대증으로 배뇨장애를 겪고 있으며, 단일 질병으로 이렇게 빈도가 높은 질병은 없다"고 말했다.

또한 "전립선비대증은 노인인구의 급속한 증가로 치매와 함께 노년의 삶을 파괴하는 대표적 질병으로 간구하게 됐고, 세계보건기구(WHO)도 팔을 걷어부치고 국제비뇨기과학회(SIU)와 함께 이 질병에 대한 예방과 계몽사업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권 교수는 이러한 추세에 따라 한국전립선관리협회를 창립하게 됐고, 서울 일원을 대상으로 매년 1,500여명의 환자들에게 교육과 검진을 실시해 왔으나, 최근 자녀들의 도시진출로 건강관리에 어려움을 겪는 도서지역의 노인들을 위해 무료진료사업을 시행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권 교수는 "전립선암은 조기발견만 한다면 완치가 가능하고 어느 암질환보다 예후가 좋다"며, 올해 중으로 안면도, 거제도 지역을 대상으로 무료진료활동을 펼칠 것이라고 밝혔다.

권 회장에 따르면 정기적으로 1개월에 2회 무료검진 활동을 하고 있으며, 올해 중점사업으로 도서지역 3곳을 선정해 무료진료활동을 할 계획이다.

■ '사단법인'에서 '조세감면법인'으로 발전

권 교수는 현재 전립선관리협회가 만들어지는데 가장 혁혁한 공을 세운 사람은 김연균 명예교수라고 말한다.김 교수는 1회 호암학술상을 받을 당시 일본의 전립선관리협회를 밴치마킹해 우리나라에도 이러한 조직을 만들기를 원하던 차에 몇몇 사람들과 의기투합해 초석을 다지게 된다.이것이 곧 현재의 전립선관리협회로 발전하게 된다.

권 교수는 전립선관리협회가 사단법인이 되는 과정에서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고 고백한다.그 당시 사단법인이 되기 위해서는 복지부의 허가가 있어야 했는데, 복지부를 설득시키는 것이 가장 힘들었다고.

복지부를 설득시키기 위해 기금을 모으는 것은 둘째치고 국제적으로 전립선질환이 얼마나 중요하게 대두되고 있는지 자료를 모으는 일, WHO와 국제비뇨기과학회가 배뇨장애를 규격화시킨 의미 등을 일일이 소개하는 것 등이 전립선관리협회가 사단법인으로 될 수 있는데 중요한 계기가 됐다는 것.

이외에도 전립선관리협회는 무료진료활동을 열심히 한 결과 복지부 건강증진국의 생각을 바꾸게 됐으며, 투약을 할 수 있다는 허가까지 받게 됐다고 한다.그 이후에는 재정경제부로부터 조세감면법인 자격을 인정받게 됐으며, 정부 연구용역도 추진할 수 있게 됐다나.

■ 의료봉사의 새로운 모델을 제시하고파

권 교수뿐만 아니라 전립선관리협회에 주도적으로 참여하고 있는 회원들은 앞으로 전립선 무료진료사업이 의료봉사의 새로운 모델로 자리잡히기를 원하고 있다.

그 이유는 종래 무의촌진료 사업과는 달리 특정질환으로 고생하는 환자들에게 최고의 강의와, 대학병원급 전문검사를 시행하고 전립선 질환을 전공하는 전문의료진을 투입해 지역사회에서 고생하는 환자들에게 최선의 진료를 실시하고프기 때문이다.

권 교수는 "현재의 의료진은 최고의 수준이고, 도서지역 무료진료는 서울대병원이 그대로 옮겨온 것이나 마찬가지"라며, 무료진료사업을 더 확대시킬 계획이다.

권 교수는 "초음파, 요속검사, PSA검사를 받으려면 최소한 26만원 정도의 비용을 부담해야 하는데, 노인들에게는 상당히 부담되는 비용이므로 무료진료 때 많은 분들이 검진을 받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또한 "앞으로 정부에서도 전립선암에 대해 중점관리를 할 것으로 예상돼 무료진료 및 전립선관리협회의 활동이 그동안 헛되지 않았음을 고마워하고 있다"고 말했다.

■ 회원들의 후원금 절실

권 교수는 무료진료활동을 즐거운 마음으로 하고 싶단다.그 이유는 진료를 하는 사람 자체가 흥미를 갖지 못하면 결과 또한 좋지 않을 것이라는 것.

그래서 무료진료를 할 때면 사모님들도 함께 참여한다고.사모님들은 진료활동에 참여하지 않는대신, 지역 주민들을 대상으로 별도의 봉사활동을 한다.불만이 있을법도 하지만 봉사활동 시간이 짧은 것에 오히려 안타까워하고 있단다.

권 교수는 한 때는 영화감독을 꿈꾸기도 했다고.그 영향 때문일까? 학술대회 때면 진료내용을 영상으로 담아 알기 쉽고 재미있게 발표하는 데 크게 공헌을 하고 있다.

이외에도 권 교수는 바다낚시를 광적으로 좋아할 때가 있었다고 한다.지금은 전립선관리협회에서 발행하는 잡지를 만드는 일 때문에 낚시를 하지 못하지만 예전에는 시간만되면 낚시가방을 메고 바닷가를 누볐단다.

전립선관리협회는 재정경제부가 2003년 7월 9일 조세감면법인으로 공시하면서 경제적 부담을 덜고 있다.그러나 진료활동에 소요되는 비용이 만만치 않기 때문에 여러사람의 도움이 절실하단다.

권 교수는 후원금이 가끔씩 들어오는데 일본, 상파울로 등에서도 적은 돈이지만 감명을 받을 때가 많다고 한다.특히 진료를 받았던 환자들이 도움을 주겠다고 전화할 때면 눈시울이 적셔진다고.

얼마전에는 대우중공업 사장을 진료를 한 적이 있는데, 그 다음날 바로 후원금을 전달하겠다는 전화를 받고 놀라기도 했단다.

그러나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후원금은 적어 회원들에게 항상 이런말을 한단다."무료진료활동에 마음이 동요되면 불편한 어르신네들을 돕는 일에 수호천사가 되어주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말이다.

그렇게 기금이 많이 모이게 되면 권 교수는 오사카, 연변, 북한 동포들을 대상으로 진료활동을 해봤으면 하는 바램을 조심스레 얘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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