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을 위한 바른 소리, 의료를 위한 곧은 소리
updated. 2024-04-28 19:59 (일)
약대6년제 '하면안되는' 10가지 이유(8)

약대6년제 '하면안되는' 10가지 이유(8)

  • 이석영 기자 dekard@kma.org
  • 승인 2005.07.05 10:12
  • 댓글 0
  • 페이스북
  • 트위터
  • 네이버밴드
  • 카카오톡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약사출신 "약대6년제는 약대 교수 자리넓히기 위한 것"
약대생들도 반대, 진실은 밝혀져야

지난 2004년 6월 21일 한-약-정 밀실합의로 약대6년제 논의가 수면위로 올라온지 1년을 맞았다.

'야합'이라는 부도덕한 방법으로 시작돼 엉터리 교육부 연구결과, 날치기 공청회 기도 등 무엇하나 투명하고 깨끗하게 진행된것 없이 의혹과 불신만을 확산시키며 추진돼 온 약대 6년제.

7월 5일 열릴 예정인 교육부 주최 공청회를 앞두고 의료계와 약계가 전의를 불사르고 있는 가운데, 약대 6년제 주장의 논리가 무엇이 잘못이며, 어째서 약대 6년제는 하면 안되는지, 그 이유를 하나씩 짚어 본다.  

  <글 싣는 순서>

① 추진과정의 의혹
② 약대6년제 주장의 허구 - 제약산업 발전
③ 약대6년제 주장의 허구 - 약화사고 예방
④ 약대6년제 주장의 허구 - 복약지도 강화
⑤ 약대6년제 주장의 허구 - 외국은 모두 6년제
⑥ 국민 부담의 증가
불법무면허의료행위 조장
⑧ 국민 대부분이 반대
⑨ 6년제 주장의 진짜 이유
⑩ 약계 내부에서 조차 반대

 

⑩ 약계 내부에서 조차 반대

민기일 이화여대 약대 교수가 약업신문 '월간의약정보'2003년 7월호에 기고한 '다시 배우는 임상약학 강좌'를 보면, 현재 추진되고 있는 약대6년제의 방향에 대해 약계 내부에서 조차 심각한 비판의 시각이 있다는 사실을 잘 보여준다.

민 교수는 이 글에서 "한국의 약학계는 약사 직능을 위해 소소한 이익을 떠나 교과과정을 대승적으로 개편하고, 임상약학과 실무교육을 대폭 강화해야 한다.(중략) 약대 6년제도 그런 방향으로 논의되고 추진되어야지 기존 교과과정의 연장이나 확대로서는 교육자원의 낭비요, 무의미한 일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의약분업 이후 약사의 직능변화와 그에 따른 역할 재정립에 대해서도 회의적인 시각이다.

민 교수는 "미국의 경우 약사의 직능이 제품 중심에서 환자 중심으로 변해야 한다는 것에 맞추어 종합병원을 중심으로 임상약사의 직능이 상당히 발전한 것으로 파악된다. 그러나 65% 이상으로 대부분을 차지하는 미국 개국 약사들은 여전히 업무시간의 68%를 처방을 받고 약물을 준비하거나 재고관리 등 제품에 관한 일에 소비하고, 환자를 상담하거나 병태를 관리하는 요법에는 2% 정도 밖에 할애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렇기 때문에 약사직능이 제품 중심에서 환자 중심으로 바뀌는 것에 대해 일반 대중에게 설득력이 없는 것이 현실이다. (중략) 현재도 미국 소비자들은 약사를 약물요법가로 인식하지 않고 있으며, 이 개념은 약계 내에서의 주장으로 그치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즉 우리나라 약계가 주창하는 임상약학·임상약사는 그 원조격인 미국에서조차 국민에게 수용되고 있지 않고 있다는 이야기다.

약대6년제는 약대 교수들의 자리 넓히기를 위한 것이라는 신랄한 비판도 약계 내부에서 제기됐다.

약사출신인 변재환 전 충남의대 교수는 2004년 11월5일 한국보건경제정책학회 주최로 열린 '약사관리 인프라 개선방향과 6년제 약학교육' 심포지엄에서 "의약분업이 됐기 때문에 약사의 업무가 바뀌어 학제를 6년제로 늘려야 한다는데, 의약분업 때문에 약사가 진료행위를 하지 못하게 됐으므로 약사의 업무 범위가 줄었으니, 오히려 교육기간을 2년으로 줄여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그는 "지금까지 약대 교육이 제약학 중심으로 이뤄져 왔기 때문에 문제가 많았다면서, 제약산업 발전을 위해 약대 6년제를 해야 한다는 주장은 모순이 아닌가"라며 "약대 6년제는 약대 교수들이 자리 넓히려고 하는 짓 밖에는 안된다"고 비난했다.

변 교수의 주장은 사실이다. 2004년 8월 약학대학교육협의회와 교육부 약대학제개편연구팀에 약계 대표가 제출한 약대6년제 커리큘럼을 보면, 기존 학과목을 그대로 유지한채 학점만 늘리는 방식으로 구성돼 있다. 학제개편의 가장 중요한 사항인 교과목간 통합조정은 전혀 고려하지 않은 주먹구구식 커리큘럼인 것이다.  

약대생들도 약대6년제 추진에 대해 찬성하는 입장만 갖고 있는 것이 아니다.

지난 2004년 6월 20일 서울대 약대 학생회는 성명을 내고 약대6년제 주장은 의사와 동등한 사회적 지위를 얻기 위한 단순한 발상이라고 지적했다.

학생회는 성명에서 "외국의 경우 4년제·5년제·6년제의 다양한 학제 속에서 교육이 이루어지고 있는데, 실질적으로 필요한 학제개편의 논의는 진행하지 않고, 단지 6년제라는 틀만을 주장하는 것은, 의대·한의대 등 다른 계열과 같은 학제를 가질 때 약사의 지위도 이와 동등해질 수 있다는 단순한 발상"이라고 밝혔다.

의료의 중심축인 의사가 반대하고 의료의 수혜자인 국민이 반대한다. 여기에 약계 내부에서 조차 반대여론이 존재하는 약대6년제.

누가, 어떤 목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것인지, 진실은 반드시 밝혀져야 한다.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 기사속 광고는 빅데이터 분석 결과로 본지 편집방침과는 무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