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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의사, 남자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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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5.12.02 1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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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숙희 원장(서울 관악·김숙희산부인과의원)

2004년 의협에 신고된 우리나라 의사 수 통계에 의하면 여의사가 전체 의사의 18.7%를 차지하고 있는데, 1986년 3025명(12.8%)에서 2004년 1만2780명(18.7%)으로 18년 동안 거의 4배 정도 여의사 수가 증가한 것을 볼 수 있다.


외국의 경우 서방 국가의 여의사 비율이 30% 전후임을 볼 때 아직 대만과 우리나라가 비교적 여의사의 비율이 낮다.

그러나 2004년도 재학 중인 의대생 중 여학생이 32.4%라는 통계를 보면, 머지않아 의사 중 1/3 이상은 여의사일 것이고 아마 더 먼 미래에는 여의사 숫자가 더 많아져서 이런 별도의 칼럼이 없어질 가능성이 많겠다.

20년 전 필자가 산부인과를 전공하려 할 때는 수술이 많고 응급 환자도 많기 때문인지 교수님들이 여자 전공의가 들어오는 것을 싫어하셔서 여의사들의 산부인과 진출을 막으셨다. 지금 생각하면 굉장한 성차별이지만, 그 당시에는 주임 교수에 의해 모든 것이 결정되는 상황이어서 전공의 선발에 상당한 영향력을 미쳤다.


그렇지만 때로는 산부인과를 개원한 남자 의사들이 여자 환자들로부터 역 성차별을 당한다고 호소하기도 하니, 여의사는 그때 좁은 문을 뚫은 덕분에 산부인과의 특성 상 여자로서의 이점을 누렸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최근 산부인과의 인기가 급강하하면서 남자들은 산부인과 전공을 거부하게 되었고, 요즘은 산부인과 전공의 중 70~80%가 여의사라고 한다. 아마 20년 전 노교수님이 지금의 상황을 보신다면 얼마나 끔찍하게 생각하셨을지 생각해 본다.

환자도 여자, 간호사도 여자, 전공의들도 여자, 이렇게 되면 산부인과에선 여자들 속에 남자 교수가 파묻히게 되는 상황이 벌어진다. 그렇게 몇 년 지나면 여자 산부인과 의사로서의 이점도 없어질 것이 분명하고, 오히려 힘 있고 믿음직하고 희귀한 남자의사를 찾게 될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다.


안타깝게도 의사의 사회 경제적인 지위가 낮아질수록 여성의 의료계 진출이 더 높아진다고 한다. 전공과목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이런 예측을 고려한다면 결코 여의사 숫자가 느는 것을 반길 수도 없으니, 아직은 남의사 칼럼이 아니라 여의사 칼럼이 따로 있는 것을 다행으로 생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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