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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소망은 웃음이다

새해 소망은 웃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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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6.03.06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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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숙희 원장(서울 관악·김숙희산부인과의원)

웃음은 신이 인간에게만 내린 축복이라고 한다. 잘 웃지도 않으면서 웃을 일이 없다고 불평만 한 것 같다. 대인 관계에서도 웃지 못해서 생기는 불이익은 생각보다 크다. 사진 찍을 때 누군가 웃으라고 하면 얼굴에 쥐가 날 정도로 어설픔을 느끼기도 한다.


하루를 혹은 일주일을 돌아보면서 과연 기뻐서 크게 웃은 적이 있는지 생각해 본다. 웃음 소리까지 삽입된 오락 프로를 시청해도 그냥 씁쓰레한 웃음만 나올 뿐이다. 주변 여건을 돌아보아도 도대체 즐겁고 기뻐서 웃을 일이 별로 없다. 웃음을 잃고 산 것이다.


얼마 전 신문에서 '박장대소 웃음스쿨'이라는 제목 아래 '웃음이 세상을 바꾼다'는 문구를 본적이 있다. 새해 소망으로 웃음을 찾으려 한다. 웃을 일을 만들고 남들을 웃게 하고도 싶다.


언젠가 아침 출근길에 연세가 지긋한 분이 무슨 즐거운 일이 있는지 자꾸 나오는 웃음을 참느라 입을 씰룩거리면서 혼자 걷고 계셨다. 그 분의 표정이 너무 우습기도 하고 뭐가 그리 좋을까 생각하니 나도 웃음이 나온다. 혼자 걸으면서 웃자니 이상하게 보일까 봐 나도 입을 씰룩거리고 웃음을 참고 있었다. 그런데 마주 오던 아주머니 한 분이 내 표정이 우스운지 따라 웃는 것이다. 이렇게 아침 출근길에 웃음이 그만 하품처럼 전염이 되어 버렸다. 아침을 웃으며 시작하니 환자에게 건네는 말 한마디가 정겨워진다.


철학자인 홉스와 데카르트는 자신과 비교해서 타인의 단점과 불완전성을 보고 자신의 우월성을 느끼는 것이 웃음이 된다고 하였다. 쇼펜하우어는 추상적으로 생각했던 일과 현실 사이의 불일치를 갑자기 파악했을 때에 웃음이 생긴다고 하였다.

웃음을 철학적으로 어떻게 분석했건 사소한 일에서도 크고 환하게 웃었으면 한다. 웃음으로 인해 스트레스 호르몬은 날려 버리고 기분 좋은 호르몬이 가득했으면 좋겠다. 더구나 올해는 우리 의사 단체들의 수장을 뽑는 선거의 해이다. 우리 모두 승자도 패자도 없이 서로 이기는 웃음의 잔치가 되길 바래본다.


의료계는 물론 우리의 정치와 사회 여러 여건들은 올 한해도 웃을 일이 별로 없을 것 같아 암울하기는 하다. 그래도 웃음을 찾기 위해 몇 가지 다짐을 해 본다.


첫 번째는 웃음의 기대치를 낮추는 것이다. 웃음의 급소를 열어 놓고 있는 것이다. 천진난만한 아기들이 작은 즐거움에도 웃는 것처럼 항상 웃을 준비를 하고 있는 것이다.


두 번째는 패배주의 보다는 차라리 어느 정도의 희생과 양보를 제안하고 싶다. 어떤 경우에서건 빼앗기는 것보다 스스로 내놓을 수 있는 마음이 웃음을 줄 것이다.


세 번째는 모든 미운 일들과의 화해이다. 우리는 모두 화해할 때 웃는다.
네 번째는 옳다고 생각하는 것은 어떤 장애물이 있어도 추진해 나가는 것이다. 이것은 아마 성취감과 함께 큰 기쁨이 따라 올 것이다.


이도 저도 안 된다면 웃음 스쿨의 처방처럼 하루에 시간을 정해서 그냥 크게 웃으려 한다. 웃다 보며 우스워질 것이다. 올 한해 이 마음가짐으로 기쁜 웃음을 찾아보자. 올해의 소망은 웃음이다. 코드가 맞는 사람들은 모두 모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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