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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2024-04-26 17:49 (금)
인터넷 건강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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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7.10.15 0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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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상훈(동아일보 기자)

얼마 전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일반인들을 상대로 건강정보를 어디에서 주로 구하는지를 물은 적이 있다. 총 1만7822명이 설문에 응했으며 이 중 58.89%가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건강정보를 얻는다고 답했다. 이 설문 자체가 인터넷을 통해 이뤄졌기 때문에 주로 인터넷을 자주 이용하는 사람들이 대답했을 것이고, 그렇다면 이런 결과는 당연한 것인지도 모른다.

그런데 건강정보를 구하는 두 번째 매체가 광고라는 것은 뜻밖이다. 전체의 23.74%가 광고를 선택했다. 최근 의료광고가 허용되면서 광고가 폭증한 탓일 수도 있겠다. 그 다음은 e메일(6.0%), 가족 등의 추천(5.34%), 의사 등의 추천(4.65%), 도서(1.38%) 의 순이었다.

여기에서 흥미로운 대목이 있다. 대한민국 사람들은 의사보다 가족을 통해 더 많은 건강정보를 얻고 있다는 점이다. 이를 의사집단에 대한 불신의 증거로 삼는다면 지나친 억측일까?

건보공단의 홈페이지에는 많은 건강 정보가 들어있다. 공단은 설문조사를 하면서 주로 어떤 컨텐츠를 활용하고 있으며 앞으로 활용할 의향이 있는지도 물었다. 그 결과 자가 건강진단 항목이 15.48%로 가장 높았다. 두 번째는 건강·수술·처치·검사정보 항목으로 11.06%였다. 이번에는 어떤 컨텐츠가 더 구비됐으면 좋겠냐고 물었다. 그 결과 전체의 절반이 넘는 58.33%가 '가정에서 반드시 알아야 할 가정의학 가이드'라고 답했다.

이 설문조사 결과는 많은 시사점을 남기고 있다. 우선 한국인들의 인터넷 건강정보에 대한 지나친 의존도를 알 수 있다. 그리고 한국인들은 스스로 의사가 되려고 하는 경향이 강하다. 이건 또 무슨 말이냐고 할 의사도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설문조사 결과를 다시 보라. 한국인들이 가장 많이 활용하고 있는 컨텐츠는 모두 의사들의 영역이다. 이미 한국인들은 스스로 자신의 몸을 진단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마당에 굳이 의사에게 건강 정보를 구하려고 할 이유가 있겠는가.

모든 한국인들이 이런 방식을 통해 건강을 지킨다면 무슨 문제가 있겠는가. 의사들로서는 손님이 줄어들 수 있지만 대한민국 전체를 봤을 때 매우 바람직한 현상일 것이다. 그러나 일반인들이 자신의 건강을 진단하는 데 활용하는 건강정보가 옳지 않다면? 그렇다면 얘기는 확 달라진다.   

이제 인터넷이 생활의 일부가 됐다는 점을 부인할 사람은 없다. 필자 또한 그 점을 부인하고, 과거로 돌아가자고 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지나치게 많은 의료 정보가 인터넷을 통해 확산되고 있고, 그 중 일부는 오히려 건강을 해치는 독(毒)이 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신뢰할 수 있는 건강정보 사이트가 필요하다. 개별 의원에서 새로 도입한 시술법을 홍보하기 위한 사이트가 아니라 환자들이 믿을 수 있는 그런 사이트 말이다.

건보공단의 설문조사에서도 국민이 기대하는 건강 정보 사이트의 유형에 대해 묻자 절반이 넘는 64.43%가 신뢰할 수 있는 건강정보를 제공하는 사이트라고 답했다. 쉽고 이해하기 쉬운 건강정보를 제공하는 사이트(21.02%), 다양한 건강정보를 제공하는 사이트(12.53%)를 원하는 경우보다 압도적이었다.

그렇다면 어떤 사이트가 신뢰할 수 있는 건강정보를 제공할까? 아마 개인 의원의 형태는 아닐 것이다. 건강보험공단 홈페이지가 그 노릇을 할 수도 있다. 또는 대학병원 홈페이지가 그 역할을 대신 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일부에서 대한의사협회 등 의료계를 대표하는 단체에서 공인된 건강정보 사이트를 운영하자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이는 현실적이지 못하다. 이 사이트를 만들더라도 국민에게 그 사실을 알리기 위해 홍보도 해야 하고, 계속 컨텐츠를 채우기 위해 많은 인력을 투입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런 방법은 어떨까? 의협에서 직접 컨텐츠를 생산하는 작업이 어렵다면, 그 대신 신뢰할 수 있는 사이트를 발굴해 인증마크를 부여하는 것이다. 누구든지 그 마크를 보는 순간 '아, 여기는 믿을 수 있겠구나'라고 생각할 수 있도록 말이다. core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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