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현행 DUR 운영체계의 문제점
시론 현행 DUR 운영체계의 문제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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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7.10.22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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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기화(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소 연구위원)

병용 및 연령금기 의약품의 처방빈도가 높다는 지적이 다시 제기되었다. 국감 때마다 단골메뉴로 제기되는 문제이다. 특히 2005년에는 '사람잡을 처방', '약도 쓸 줄도 모르는 병원'이라는 제목의 기사가 나와 의료계를 당황하게 만들었다. 하지만 그 독약처방을 먹은 환자가 얼마나 사망했는지 심층조사가 이루어진 바는 없었다.

이 기사는 국감기간동안 배포된 보도자료가 배경이 된 것으로, 2004년 1월 처음 만들어진 '병용 및 연령금기 의약품에 관한 고시'가 확대 실시되는 과정에서 나타난 일시적 현상을 부풀린 때문으로 파악되었다.

보건복지부에서는 그동안 관련고시를 근거로 처방의사 혹은 조제약사로부터 약제비를 환수해왔다. 그럼에도 국회에서는 환자 위해요인이 되고 있는 금기의약품의 관리를 철저하게 할 것을 요구해 왔고, 보건복지부에서는 금년 1월 금기의약품을 처방한 의사와 처방받은 환자에게 통보를 시작하였으며, 추가로 금기의약품의 처방과 조제를 실시간으로 통제하는 처방지원체계를 도입하고, 처방의사 혹은 조제약사를 처벌하기 위하여 관련법을 개정하는 작업을 진행해왔다.

필자는 지난 10월 12일 국회 복지사회포럼이 주최하고 보건복지부가 주관한 '병용금기 등 의약품 안전사용을 위한 정책방향'이라는 주제의 공청회에서 발표한 발제를 통하여 현행 고시가 안고 있는 문제점들을 조목조목 짚고 금기대상 의약품이라도 의사의 판단에 따라서 사용하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약물사용은 "약물의 처방, 조제, 투여 및 복용"으로 정의되며, WHO에서는 이를 "의학적, 사회적, 경제적 결과에 특히 중점을 둔 약물의 시판, 유통, 처방 및 사용"으로 확대하고 있다. DUR(Drug Utility Review; 의약품사용평가)는 정해진 기준에 따라서 약물사용양상을 해석하고 구조화하는 체계적이고 지속적인 노력으로, 이를 통하여 부적절한 약물처방을 최소화함으로써 환자의 안전을 지킬 수 있다.

DUR체계는 의사가 처방하는 동시에 금기약물처방에 관한 정보가 검색되어 처방을 재검토하게 되는 '동시적 DUR'과 의사의 처방을 약사가 조제하는 과정에서 금기약물처방에 관한 정보가 검색되어 처방을 재검토하게 되는 '전향적 DUR' 그리고 처방조제가 이루어진 의약품 사용사례를 심사평가자가 기준을 적용하는 '후향적 DUR'이 있다. 후향적 DUR에는 처방조제내역에 정해진 기준을 적용하는 '단순평가'와 금기처방 사례를 환자의 상태(진료기록부 및 조제기록부 등)를 기준과 비교하여 평가하는 '심층평가'가 있다.

심평원에서 세 차례에 걸쳐 고시된 기준을 적용한 단순평가를 거쳐서 약제비를 환수하고, 처방의사 및 처방을 받은 환자에게 통보하는 DUR체계를 운용하고 있다. 현행 체계가 안고 있는 문제점과 보건복지부에서 추진하고 있는 처방지원체계 및 금기처방 금지 의무화 방안의 문제점은 다음과 같다.

첫째, 2004년 1차고시가 제정될 당시 금기처방은 우리나라 식약청의 의약품 인허가사항에 근거하여 작성된 '금기목록초안'을 외국의 문헌적 사례를 적용하여 수정하고, 수정안을 관련단체의 의견을 조회하여 의약품사용평가위원회에서 최종 확정하였다. 당시에 대한의사협회에서 제기한 문제항목 22종을 수정키로 하였으나, 아직까지도 반영되지 않고 있다.

둘째, 연령금기의 경우는 소아를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실시 의약품이 극히 소수에 불과하여 전문분야에서 오랜 진료경험을 바탕으로 하여 적절한 사용방법을 개발하여 적용해온 경험이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 셋째, 금년 3월 식약청에 대한 감사원의 감사결과 금기대상 목록작성과정에 오류가 적지 않음이 지적되었으며, 넷째, 문헌자료만을 토대로 하여 작성되고, 기처방된 사례에 대한 심층평가를 실시하여 한국인 특성에 맞도록 고시를 수정하는 작업이 전무하였다는 점이다.

이렇듯 허점투성이의 고시를 근거로 하여 약제비를 환수하고, 환자에게 통보하여 환자치료에 절대적인 환자-의사 관계를 무너뜨리는 행정이 이루어지고 있다. 이에 더하여 처방의사나 조제약사를 처벌하는 금기처방 금지 의무화방안을 추진하는 사례는 전세계적으로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동안의 금기 의약품의 처방사례를 분석해보면 새로운 고시 이후 평균 6개월의 기간이 경과하면 처방빈도가 격감하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럼에도 금기처방 사례가 근절되지 않는 이유는 일부 금기처방경고체계를 갖추지 않은 의료기관이 기여할 가능성이 있지만, 환자의 용태에 따라서 금기의약품을 꼭 써야 하는 상황이라던가, 금기처방의 정의가 명확하지 않아서 응급상황에서 주사제를 단회 사용하고 일정 시간이 경과한 다음 사용할 복용약이 한 장의 처방전에 기록되는 경우 심사평가원의 단순평가에서 금기처방으로 분류되는 까닭이다.

환자의 안전을 보호하기 위하여 병용금기 및 연령금기 등의 의약품사용평가체계는 꼭 필요하다. 하지만 한국인의 체질적 특성이 가미된 체계가 완성되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하여 의약품사용의 심층평가와 우리나라의 의약품부작용에 대한 정보 등을 반영한 한국형 DUR이 완성되어야 한다. 또한 운용체계 역시 처방과 동시에 금기에 관한 정보가 검색되어 처방에 반영할 수 있는 동시적 DUR체계를 운용하는 것이 효율적이다. 처방지원체계 역시 처방과 동시에 심평원의 통제를 받는 체계는 환자의 정보유출이나 병원내 전산체계의 보호를 위하여 금기경고를 토대로 하여 처방의사의 의견을 반영한 처방을 인정하는 방안이 우선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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