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하지 않으면 죽는다
변하지 않으면 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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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8.01.09 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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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흥식(광주 동구 오비뇨기과의원장)

가장 장수하는 조류로 알려진 솔개의 수명은 40년 정도다. 생후 40년이 지나면 대부분 솔개들은 그대로 죽는 날을 기다리지만, 일부 솔개는 '변화 후 창조'냐 '도태'냐 갈림길에서 약 반년에 걸친 힘든 갱생을 택해 70년까지 산다고 한다. 70년까지 장수하기 위해서는 매우 고통스럽고 주요한 결심·변화·혁신을 해야 한다.

우선 깃털이 짙어지고 두껍게 자라는 바람에 날개가 무거워 하늘을 날아 오르기도 힘들게 된다. 부리가 너무 자라고 길어져 가슴을 찌르게 되며 긴부리가 심장에 박혀 고통스럽게 죽거나, 죽지 않으려면 새로운 결단을 내려 산정상에 올라가 둥지를 틀고 수행을 시작한다. 일단 바위에 부리를 쪼아 새로운 부리가 돋게 하고 이 부리로 발톱을 뽑아내고 다시 새 발톱으로 깃털을 모두 뽑아내어 깃털마저도 새롭게 하는데 이 고통의 기간은 약 6개월 정도로, 이 기간이 끝나면 남은 30년을 젊음으로 살아갈 수 있게 된다.

솔개의 우화에서 우리는 '변하지 않으면 죽는다'는 교훈을 얻고 있다. 익숙한 것을 버리는 일은 고통과 아쉬움을 수반하지만 이를 통해 새로운 미래를 개척하고 더 큰 목표를 향해 도전할 수 있다.

동물, 조류세계에서도 교훈을 얻듯이, 이렇듯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한 국가나 세계를 움직이는 영향력 있는 사람들은 모두가 고난을 극복한 사람들이다. 줄리어스 시저와 나폴레옹은 간질병 환자였으며, 도스토예프스키는 시베리아에서 9년의 유배생활을 한뒤 <죄와 벌>을 썼다. 다산 정약용은 천주교를 믿었다는 이유로 18년 동안 강진에서 유배생활을 했다. 그러나 선생은 유배의 한과 좌절을 절망으로 삭이거나 실패로 끝내지 않았다. '다산학(茶山學)'이라 칭하는 경세유표와 목민심서, 흠흠신서를 비롯한 정치·경제·역사·문화를 망라한
<여유당 전서>의 대부분을 여기서 완성했다.

아인슈타인의 젊은 시절 가장 큰고민은 취업이었다. 1900년 취리히 폴리테크닉을 졸업한 뒤 조교자리를 원했지만 모든 대학에서 거절당했다. 물리학과 졸업생 중 유일하게 직장을 얻지 못한 아인슈타인이 처음부터 대학에 취직했더라면, 일반적 통념에 적응하도록 압력을 받아 상대성 이론은 탄생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스티브 잡스의 어머니는 미혼모였다. 어린시절 가난한 집에 입양돼 성장했다. 대학에 입학했지만 등록금이 비싸 1학기만 다니고 중퇴했다. 자신이 세운 회사 '애플'에서 해고된 후 췌장암 선고를 극복하고 다시 성공적으로 복귀하기까지 그의 삶은 파노라마처럼 이어지는 인생역전 드라마였다. 암을 그복한 싸이클선수 랜스 암스트롱, 선천성 시각장애를 극복한 흑인 팝가수 스티비 원더, 루게릭병을 앓고 있는 천재 물리학자 스티븐 호킹, 모두 정신적·육체적 고난을 극복한 사람들이다.

중국 한나라의 사마천은 친구 이릉이 흉노 토벌에 패한 것을 변호하다가 한무제를 격노케하여 궁형(거세형)을 받는다. 그는 모멸과 치욕을 참아내면서 후세에 길이 남을 역사서를 저술하라는 아버지의 유언을 저버리지 않기 위해 살아 남았다. 망가진 육신이 안겨주는 울분과 좌절을 뛰어 넘어 마침내 위대한 역사서 <사기>를 완성했다.

세계에서 가장 좋은 향수는 발칸 산맥에서 나온다고 한다. 밤 12시에서 새벽 2시 사이에만 장미꽃을 따서 향수를 만든다. 한밤중에 딴 장미가 가장 향기로운 향을 발산하기 때문이다. 우리 삶이 비록 이러한 경지에는 미치지 못한다 할지라도 아무리 역경지수(逆境指數 Adversity Quotient)가 높더라도 주어진 여건에서 긍정적으로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 아름답지 않을까.

우리 민족은 훌륭하다. 우리 모두 솔개 우화에서 솔개의 혁신, 변화를 배워야 한다. 따라서 우리도 변화와 도전을 즐겨야 한다. 우리 삶에서 일정한 수명이 있지만 탁월한 변신 능력이야 말로 우리들 삶에 필수조건이 되는 것이다.

"고목에 핀 꽃이 더 아름답다." 우리 삶은 꽃이고 인생이 다모작(多毛作)이라고 하니, 단지 노화는 진화라는 역발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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