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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의 정치참여

의사의 정치참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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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8.03.19 0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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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충헌(KBS 의학전문기자)

바야흐로 정치의 계절이다. 10년 만에 정권교체를 이룬 터라 의료계에서도 국회 입성을 노리는 의사들이 적지 않다.

특히 한나라당에는 세 명의 현직 의원 외에 두 명이 새롭게 도전장을 내 의사출신 지역구 의원이 5명으로 늘어날 것이라는 의료계의 기대가 크다.

민주당의 경우 4명의 의사들이 문을 두드렸지만 모두 고배를 마셨다.

한나라당에는 비례대표 신청도 줄을 잇고 있다. 전임 의협회장과 서울시 의사회장 출신을 비롯해 지역 의사회장을 역임한 사람들이 금뱃지에 도전하고 있다. 이중 한명은 의료계를 대표하는 비례대표로 한나라당 국회의원이 되겠지만, 왠지 뒷맛은 개운치 않다.

비례대표는 의료계의 정치적 입장을 대변할 수 있는 능력과 경험을 갖춘 인물이 적격이다. 하지만, 비례대표라는 한계 속에 정치권에서 실력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협회장 출신의 의사는 한계가 있어 보인다. 의사의 기득권을 지키기 위해 정치권에 몸을 담그고 있다는 비판적인 시선을 벗어나기가 힘들기 때문이다. 더욱이 한나라당의 색깔과 맞물려 국민들의 눈에는 '돈 좀 벌었으니 이젠 권력에 기웃거리는' 모습으로 비칠 수 있다.

이와 달리 최근 통합민주당에서 공천심사위원 대변인으로 활발한 활동을 보이고 있는 박경철 정책이사의 모습은 매우 참신하다.

일각에선 '의사들의 정치적 중립성을 해치고 있다'라는 비판이 있기는 하지만, 이는 민주당에 대한 일부 의사들의 뒤틀린 시각 탓으로 여겨진다. 가히 공천 쿠테타로 불리는 민주당의 공천혁명이 벌어지는 현장에서 한 의사가 연일 언론의 주목을 받고 서 있다는 것이 자랑스럽지는 못할망정 어찌 질시의 대상이 된다는 말인가?

박 이사는 베스트셀러 작가로, 투자 전문가로 활발한 사회활동을 벌이며 의사출신의 지평을 넓혀가고 있는 대표적인 인물이다. 박 이사를 통해 의사가 사회적으로 미숙하고 편협하다는 인상이 조금이라도 엷어진다면 의료계를 위해 상당히 고무적인 일이다. 쏠림현상을 보이는 한나라당이 아닌 민주당을 선택하고, 본인이 직접 정치에 투신하기 보다는 공천심사를 통해 간접적으로 정치적 역량을 보이고 있는 박 이사의 활동에 박수를 보낸다. 이젠 새로운 시대에 걸맞게 의사들의 다양한 사회활동에 더욱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돈 좀 벌고 나면 정치권에 줄을 대 기웃거리는 구태로는 더 이상 의사의 사회적 역량을 발휘하기 힘들다.

이참에 정치권에 진출하게 될 의사 출신 정치신인들에게도 한 가지 부탁을 드리고 싶다. 의사의 색깔을 벗지 않는 한 어느 조직에서도 성공하기가 힘들다. 물론 의료계에 대한 애정은 가슴에 품고 있지만, 보다 넓은 시각으로 사회 전체를 바라볼 수 있어야 한다.

편협한 시각에서 벗어날 때 더 큰 뜻을 펼칠 수 있다. 의료계의 대표선수라는 생각을 버리고 국민의 대표로서 정책을 펼쳐가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의료 소외계층을 위한 사회안전망 확충과 건강보험제도의 지속성 보장 등 국민생활과 직결되는 분야에 더 관심을 가져주길 바란다. 국민과 눈높이를 맞춰 나갈 때 의료계 출신 정치인들이 더욱 사랑을 받고 의료계의 역량이 더 커질 것이다. chleemd@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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