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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의약품도매업소 설립 규제 환영한다

시론 의약품도매업소 설립 규제 환영한다

  • Doctorsnews kmatimes@kma.org
  • 승인 2008.06.09 1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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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강원(한국의약품도매협회 정책홍보국장)

18대 국회가 열리면서 보건산업의 중요한 의약품유통 인프라에 대한 제도 개정 중 '의약품도매업 설립 시설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는 소식이 들려와 다행이 아닐 수 없다.

현재 의약품도매업은 기능별 업종별로 분류하여 크게 6개로 나누고 있다.

한약의약품을 제외한 제반 의약품을 취급하는 '일반종합도매', 제약회사가 자사 제품을 판매하고자 설립한 '제약도매업', 그리고 수입의약품을 취급하는 '수입도매업', 의약품원료를 취급하는 '원료도매업', 시약을 취급하는 '시약도매업', 그리고 한약을 취급하는 '한약도매업'이 있다.

이들 도매업은 2001년 의약품도매업 시설규정이 폐지되기 전까지는 전부 시설규정을 따라야 했으며, 일반종합도매업의 경우 창고시설이 264㎡(80평) 이상, 그리고 영업소 시설이 33㎡(10평) 이상으로 규정되어 총297㎡(90평) 이상 돼야만 했다.

그러나 규제개혁위원회에서 행정규제라고 하여 의약품도매업 시설규정을 폐지한 후 의약품도매업소는 기하급수로 늘어났다.

시설규정이 폐지되기 직전 2000년말 의약품 종합도매업소수는 518개소였는데, 2001년 1월 시설기준이 폐지된 당해 연도 한해동안 무려 148개 신생도매업소가 창업됐다. 2000년에 518개소, 2001년 666개소, 2002년 833개소, 급기야 2007년말 의약품 일반종합도매업소만 1209개소로 증가되어 시설규정이 폐지된 이후 지난해까지 연평균 31.4%씩 의약품도매업 신생업소가 증가되어 왔다.

이러한 의약품도매업소의 난립현상은 결국 의약품 시장거래질서를 문란케 할 뿐만 아니라, 의약품 가격질서가 무너져 정상적인 의약품도매업마저 경영악화를 겪도록 만들고 있다. 이미 공공연한 의약품유통업계(제약과 도매업)의 아픔으로 지적되고 있는 의약품과 관련한 백마진은 필요 악으로 굳혀지고 있는 현실이다.

즉 요양기관에서는 보험의약품 취급과 관련하여 별도의 이익을 볼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공급자들의 경쟁으로 물밑 리베이트를 제공하고 있는 현실이다. 이는 사실상 범법행위로써 공정거래위원회의 주요 사찰이 되고 있다.

의약품도매업계에 종사하는 사람으로서 공급자 과잉으로 발생되고 있는 시장문란과 거래질서를 확립하기 위한 방안과, 나아가 유통비용의 적정화를 위해 의약품도매업의 최소한의 필수 시설규정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야만 의약품도매업의 순기능과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의약품이란 그 특수성으로 보아 환자의 생명과 직접적인 연관성을 가지고 있어 의약품 유통과정에서 요구되는 안전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 따라서 환자의 생명과 관련된 식품이나 의약품은 규제완화보다는 규제강화가 한 걸음 나아가는 보건산업을 위한 길이라고 강조해 본다.

나아가 의약품은 성분이나 제제별로 보관방법이 달라 냉동시설은 물론, 실온상태의 암실에서 보관해야 하는 등 다양한 관리가 요구되어 필연적으로 기본 시설을 갖춰야 한다. 또 의약품 취급 품목에 따라 또는 도매업의 기능별로 기본적인 시설평수가 필요되고 있기 때문에 의약품도매업의 시설평수 제한은 필요하다고 본다.

끝으로 첨언해 보건대, 국내 의약품유통은 유통을 책임지는 의약품도매유통업보다는 의약품 연구개발을 통해 생산을 전문으로 하는 제약사가 의약품유통을 45% 이상 담당하고 있다. 나아가 제약이 요양기관과 직거래하는 추세는 지난 2005년도부터 매년마다 점점 증가하고 있다. 이는 유통을 전문으로 하는 도매유통업보다 생산자인 제약사가 유통을 담당하는 꼴이다.

그 배경에는 국내 제약사 다수는 의약품 연구개발보다는 카피약을 전문으로 생산하기 때문에 시장경쟁력이 없는 제품을 자사가 직접 팔지 않으면 팔리지 않기 때문일진데, 이는 결국 시장 거래에서 여러 가지 문제를 야기시키는 원인이 되고 있다.

선진국 사례에서 보면 인구 60만에 도매업소 1개를 적정 수치로 보고 있다. 우리나라 인구를 4800만으로 볼 때 적정도매업소는 약 80여개가 적정수라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일반종합도매업소만 1209개다. 전체 의약품도매업소는 총1732개다.

지금 가까운 약국을 가 보시라. 똑같은 제품을 놓고 생산한 제약사 영업사원과 유통을 맡긴 도매업소 영업사원이 서로 팔려고 하는 현장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의약품 도매 유통업 분야에서 질서가 자리잡기 위해선 하루 빨리 적절한 기준 마련이 이뤄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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