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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바릭스, 45세까지 적응증 받을 듯

서바릭스, 45세까지 적응증 받을 듯

  • 김은아 기자 eak@kma.org
  • 승인 2008.06.10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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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궁경부암 효과 범위는 26세까지…가다실과 동일
약심 통과 전문가 회의만 앞둬 국내 허가 임박

GSK의 자궁경부암 백신 '서바릭스'가 국내에서 10세부터 45세 여성에까지 접종이 폭넓게 허용될 전망이다. 지난해 일찌감치 국내 허가를 받은 '가다실'(MSD)의 경우 9~26세까지의 여성에게만 접종할 수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청은 지난달 28일 중앙약사심의위원회를 열어 서바릭스의 국내 허가에 대한 심의를 마치고 적응증 기술을 위한 마지막 전문가 회의만을 앞두고 있는 상황이며, 이에 따라 서바릭스의 국내 허가가 임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가다실'이 6개월 넘게 국내 시장을 독점해 오고 있는 상황에서 경쟁제품인 '서바릭스'가 나오게 되면 본격적인 라이벌 경쟁이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45세까지 허용…가교 임상 결과 인정

중앙약사심의위원회는 서바릭스의 허가 범위와 관련 '10~45세 여성에게 접종할 수 있다'고 결론 지었다. 이같은 결론은 서바릭스의 가교 임상 연구에 따른 것으로, 약심 결과가 그대로 허가사항에 반영됐던 관례를 볼 때 사실상 서바릭스의 접종 대상이 45세까지 확대될 것으로 예측된다.

이재관 고려의대 교수는 지난 5일 대한부인종양콜포스코피학회 주최로 열린 '자궁경부암 백신 임상 권고안 포럼'에서 "서바릭스의 경우 15~25세 여성의 효능 연구를 바탕으로 10~14세 및 26~55세 여성에서 백신 접종 후 면역원성을 비교한 결과, 26세 이상의 여성에서도 HPV 16·18형에 대한 반응이 거의 100%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으며 접종 후 2년이 지난 시점에서도 자연면역에 비해 8배 이상의 면역원성을 유지했다"고 말해 접종 대상 연령 확대에 힘을 실어줬다.

일반적으로 식약청의 허가 사항에는 백신의 효능 연구가 주로 참조되고 있지만, 가다실의 경우에도 가교 임상을 바탕으로 9~15세 여아·남아에도 접종이 허용된 전례가 있다.

한편 이번 약심 결과에 대해 임상의들은 환영한다는 반응이다.

박종섭 가톨릭의대 교수(강남성모병원 산부인과)는 "가다실의 경우 허가 당시 고연령 여성에 대한 가교 임상 결과가 없었지만, 서바릭스는 상황이 다르다"면서 "고연령 여성에 대한 백신 접종도 충분히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어차피 국가 지원이 없을 것이라면 임상에서의 접근성 등을 고려해 폭넓게 허가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10~45세까지 서바릭스의 접종을 허가한 나라는 호주·뉴질랜드·마카오·아르헨티나·말레이시아 등이 있다.

서바릭스, 가다실보다 유리할까?

27~45세의 접종 대상자를 추가로 확보한 서바릭스는 시장에서 가다실에 비해 유리한 위치에 설 것으로 보이지만, 아직은 판단하기 이르다.

식약청 관계자에 따르면 '가다실'의 허가사항과 '서바릭스'의 허가사항은 기술 상 큰 차이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민경일 식약청 바이러스백신과 연구원은 "백신 접종 후 면역원성이 자연면역보다 5~8배 높다고 해서 얼마나 질병 예방 효과가 나타날 지는 미지수"라면서 "면역원성 자료만으로 10~45세 여성에 대해 자궁경부암 예방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보고 허가사항에 반영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오는 10일 있을 전문가 회의에선 약심의 결정사항을 어떻게 허가 사항에 구체적으로 적용시킬 지를 중점적으로 논의할 계획이다.

민 연구원은 "허가사항에 '접종할 수 있다'는 용어는 반영할 수 없어 전문가 회의를 열게 됐다"면서 "여러 상황을 감안해 허가 사항에 접종 대상 연령을 단계적으로 기술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즉 전반적인 효능·효과에서는 'HPV 감염 예방 효과'를 전제로 10~45세 여성에 대한 접종을 허용하되, 사용상 주의사항 등에서 자궁경부암 각 단계별로 백신 접종으로 인한 예방 효과가 나타나는 연령을 구별해 기술하겠다는 것.

GSK 입장에선 고연령 여성에 대한 접종 기회를 확보한 반면 '자궁경부암 백신'이라는 마케팅 효과는 일정 부분 포기해야 하는 셈이다. 이에 비해 가다실은 한정된 접종 대상 연령에 있어서는 'HPV 6·11·16·18형에 의한 자궁경부암·생식기 사마귀 예방'을 강조할 수 있다.

앞으로 두 백신 모두 적응증 추가에 대한 '가능성' 측면은 더 두고봐야 할 것 같다.

MSD의 경우는 최근 가다실의 적응증을 확대해달라며 식약청에 고연령 대상 효능 임상 자료를 제출했는데, 이에 대해 민 연구원은 "나이 든 여성일수록 HPV에 이미 감염됐을 가능성이 높고, 특히 면역력이 약한 고연령 대상자에서는 CIN I 예방 효과가 젊은 여성에 비해 떨어지는 것으로 보인다"며 추가 분석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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