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을 위한 바른 소리, 의료를 위한 곧은 소리
updated. 2024-04-26 17:49 (금)
어떤 기분 좋은 초대

어떤 기분 좋은 초대

  • Doctorsnews kmatimes@kma.org
  • 승인 2008.09.08 09:42
  • 댓글 0
  • 페이스북
  • 트위터
  • 네이버밴드
  • 카카오톡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조승복(서울 용산구의사회장 조은의원)

지난 여름의 한가운데에 박성구 회장(전 서울 용산구의사회장·박&진산부인과의원) 사모님께서 회장님 칠순 고희연을 가족들만 모여 조촐하게 여니 참석해 달라는 전화를 주셨다. 회장님 부부께서는 마다하셨으나, 자녀들이 깜짝 이벤트로 준비해 외국에 있던 큰따님도 귀국한다고 했다.

박 회장님과의 인연은 당시 원효로에서 산부인과로 환자를 많이 보시던 중 소아과 전문의 과정을 막 마친 나에게 적극적으로 원효로에 개원을 추천해 주시면서 분만이 많으니 회장님 병원에서 태어나는 아기들만 봐도 소아과는 환자가 많을 것이라고 하셨다. 마침 초등학교 때부터 쭉 살아왔던 곳이라 다른 곳은 생각도 않고 1982년 3월에 개원했다(그 당시 소아과는 거의 강남에 개원했다). 그 이후로도 회장님은 모든 일을 적극 도와주셨고 사모님께서는 더욱더 몸으로 뛰시며 발벗고 도와주셨다. 개원하는 데 필요한 여러 가지 충고와 조언을 해주셨는데, 특히 지역에서 번 돈은 꼭 다시 지역에 써야 된다고 하시며 자장면을 먹어도 되도록이면 병원 근처 가게를 이용하시라는 말씀이 있어 지금도 되도록 지키려 한다. 지금까지도 한집 건너 나란히 살고 있어 혈육을 나눈 형제간만큼 가까이 지내고 있다. 마침내 초대받은 7월 26일 저녁 신라호텔에 도착했다. 모든 부조·화환은 사양한다고 해서 축하카드에 메시지만 쓰고 입장했다. 그동안 박 회장님의 살아오신 모습을 동영상으로 보았고, 젊었을 때 날씬하고 예쁜 사모님 모습은 오드리 햅번 같았다.

박 회장님께서 사모님에게 "죽기 살기를 다해 내조를 해준 우리 집사람에게 감사하다"고 말씀하실 때는 정말 '멋진 오빠'였는데, 그렇게 말씀하신 데에는 나름의 이유가 있었다. 대소사에 제사만 1년에 스무번 정도 모시고 그럴 때마다 50명이상 모였고, 시조부님 내외와 시부모님을 극진히 모시고, 다섯 명의 자녀를 부러울 정도로 훌륭히 키워냈다. 아들들은 CEO와 수의사로 활동하고, 며느리와 사위들 또한 교수·원장·법조인으로서 사회에서 큰 역할을 하고 있으니 이 모든 것이 회장님도 훌륭하시지만 사모님의 초인간적인 희생과 인내로 맺어진 결과가 아닌가 싶다. 또한 그런 사모님의 내조를 알고 감사의 말씀을 하는 박 회장님은  진짜 박력 있고 정의로운 '싸나이 중에 싸나이'였다. 큰 따님이 낭독한 부모님께 드리는 메시지는 무척 감동적이어서 참석한 남자들도 가슴이 뭉클하다고 했고, 딸이 없는 나로서는 부러움도 컸다. 

박 회장님과 지난 에피소드를 즐겁게 이야기하고, 개그맨 엄용수 씨가 구수하게 사회를 보는 가운데 나훈아 모창가수인 너훈아 씨가 노래를 하면서 분위기는 뜨겁고 재밌게 진행됐다. 맏아드님이 "아버님 팔순연에도 변함없이 다시 뵙기를 바란다"는 감사의 말씀으로 끝맺음을 했다. 정말 부럽고 한없이 기분 좋은 한여름밤의 축제였고, 오랫동안 잊지 못할 인상 깊은 날이었다.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 기사속 광고는 빅데이터 분석 결과로 본지 편집방침과는 무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