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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인연- 스웨덴이 기른 우리 아이들

아름다운 인연- 스웨덴이 기른 우리 아이들

  • 이영재 기자 garden@kma.org
  • 승인 2009.05.26 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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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덕 김 스코글룬드 엮음/사람과책 펴냄/1만 1000원

최근들어 입양에 대한 인식이 개선되면서 국내에서도 많은 아이들이 새로운 부모와 인연을 맺게 된다.

그러나 아직도 국내 입양은 정상아에 머무르는 경우가 많고 조금이라도 장애를 갖고 태어난 아이는 해외 입양에 의지하고 있다. 입양수출국의 오명도 벗지 못하고 있다.

세계로 흩어진 우리 아이들. 그들을 생각하면 책임을 외면한데 대한 미안함보다 그들을 보살핀 입양부모에게 대한 감사한 마음이 앞선다. 가끔씩 친 부모를 찾기 위해 내한하는 우리 젊은이들을 보며 훌륭한 인격을 갖추고 구김없이 자란 느낌을 받을 때가 많기 때문이다. 그들은 아무런 갈등 없이 그 가정과 사회에 일원이 될 수 있었을까?

한국·인도·페루 등지에서 아이를 입양해 성년으로 키워낸 스웨덴 양부모들의 이야기를 담은 <아름다운 인연-스웨덴이 기른 우리 아이들>이 출간됐다. 열여덟 입양가정이 가족을 이뤄가는 모습과 함께 정신분석학자인 엮은이가 입양아와 양부모를 30여 년간 상담한 기록이다. 이 책을 엮은 현덕 김 스코글룬드는 국립의료원에서 인턴과정을 마치고 스웨덴으로 이민간 한국의사다.

이 책은 2006년 스웨덴에서 <Efterlagtad>이라는 제목으로 출간된 것을 이번에 우리말로 옮겼다. 원제 'Efterlagtad'는 '갈망'이라는 뜻이다. 자신의 아이를 갖고 싶어하는 양부모들이 해외입양을 신청하고 아이를 품에 안기까지 2~3년간의 기다림을 '갈망'으로 표현한 것이다.

이 책은 먼저 어느날 갑자기 자신이 태어난 땅을 등지고 스웨덴으로 입양되어 온 아이들이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겪는 이방인으로 살아가야 하는 아픔을 이야기한다. 친부모와는 살 수 없게 된 아이를 자식으로 맞아들여 성인으로 키워낸 열여덟 양부모들의 노력과 가슴저림도 들어 있다. 입양아들은 울타리가 되어 준 양부모에게 감사하고 행복해하면서도 다시 버림받지 않을까 불안해 한다. 대부분은 건강한 정신과 육체를 지니고 자라면서 결혼도 하고 부모가 된다. 그러나 간혹 그들에게 주어진 현실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스스로 세상을 등지기도 한다. 낯설고 외로움에 지쳐가는 아이들과 그들을 마음으로 밖에 바라볼 수 없는 부모들의 안타까움이 곳곳에 배어난다.

이 책은 입양이야기에 머무르지 않는다. 이 안에는 생명과 죽음이 있고 인생이 있다. 종종 겪게 되는 실망과 좌절과 위기에 대해 우리가 가져야 할 자세를 돌이켜보게 한다.

부모가 된 지금 우리는 과연 꿈꾸던 아이를 얻었을까? 아이는 자신이 원하던 부모를 만난 것일까? 만약 그렇지 않다면 어떻게 이 상황을 인정하고 감사할 수 있는가?

이 책은 입양이라는 소재를 통해 가정과 생명에 대한 본질을 묻는다. 인생에서 굳이 외면하려 했던 일들을 돌아보는 시간이 될 것이다(☎02-556-16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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