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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2024-04-28 17:53 (일)
존스홉킨스도 위험한 병원이었다

존스홉킨스도 위험한 병원이었다

  • 이영재 기자 garden@kma.org
  • 승인 2012.12.24 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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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터 프로노보스트·에릭 보어 지음/강병철 옮김/청년의사 펴냄/1만 8500원

 
십여년전 미국의 통계는 예방 가능한 의학적 실수로 사망하는 환자 수가 연간 5~10만명에 이른다고 밝힌다. 우리나라에서는 정확한 통계가 없지만 역시 상당한 숫자의 의료사고가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런 경우 사람들은 흔히 의사를 비난하지만 의사가 자신의 환자를 의도적으로 위험에 빠뜨리지는 않기에 문제의 원인은 다른 곳에 있다. 의료인이면 누구나 환자의 생명과 건강을 위하는 선의를 가지고 있다. 그런데도 의료사고 끊이지 않는 것은 행정·문화·의료시스템의 문제 등과 함께 권위주의와 무관심에서도 원인을 찾을 수 있다.

피터 프로노보스트 존스홉킨스의대 교수가 <존스홉킨스도 위험한 병원이었다>를 쓰게된 것은 병원내의 환자 안전성 문제를 연구하던 중에 18개월된 여자아이가 화상으로 입원했다가 의료사고로 목숨을 잃은 사건에서 비롯됐다. 저자는 이 사건을 계기로 의료의 안전성을 위협하는 문제를 본격적으로 점검하며 현대 의료가 눈부신 발전을 거듭하면서 여전히 환자들이 위험에 처해 있는 현실을 파고든다.

저자는 문제 해결을 위해 먼저 체크리스트를 도입했다. 그러나 정작 중요한 것은 의료현장에 만연한 의사소통의 부재·팀워크의 실패·권위적 위계질서 등 문화적 요소였다. 저자는 간호사들로 하여금 의사를 감시토록 하고, 회진때는 의사와 간호사 심지어 보호자도 참여시키는 등 획기적인 조치를 도입해 수많은 저항에 부딪치지만 결국 중요한 것은 환자의 생명과 안전이라는 신념으로 모든 난관을 헤쳐나갔다. 결국 저자가 개발한 방법은 존스홉킨스병원을 넘어 전 미국에 알려지게 됐고, WHO의 지원을 받아 전 세계로 전해졌다.

이 책은 이 과정중에 저자가 겪은 일들을 회고담 형식으로 풀어낸다. 의료에서 안전성이라는 문제를 고민하는 이들에게 영감을 불러일으키는 수많은 통찰과 일화를 담고 있으며, 환자 안전성이라는 목표를 이루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는 과정이 생생하게 기술돼 있다.

이 책을 번역한 소아과전문의 강병철 회원은 "이 책은 일차적으로 의료현장에 있는 이들을 위한 책이지만 의사소통과 팀워크, 낡은 문화의 개선을 꿈꾸는 사람이라면 누구든 이 책을 통해 용기와 지혜, 그리고 실질적인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저자가 이뤄낸 것은 '세상을 보다 좋은 곳으로 만들고 자기 자신을 넘어선 어떤 것에 기여하며, 확실한 성과를 얻으면서도 혁신을 촉진시키고 헌신과 성취를 자랑스럽게 여기기 위해 꼭 필요한 것들'이기 때문이다.

역자는 현재 캐나다 밴쿠버에 거주하며 그동안 <제약회사들은 어떻게 우리 주머니를 털었나> <사랑하는 사람이 정신질환을 앓고 있을 때> <살인 단백질 이야기> <약 없이 고혈압 이겨내기> 등을 우리말로 옮기는 등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으며, 희귀병 관련 책을 기획해 소개하는 꿈을 갖고 있다(☎02-2646-0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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