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을 위한 바른 소리, 의료를 위한 곧은 소리
updated. 2024-04-28 19:59 (일)
순천향대병원, 캄보디아 심장병환자에 '새 생명'

순천향대병원, 캄보디아 심장병환자에 '새 생명'

  • 이영재 기자 garden@kma.org
  • 승인 2013.10.28 13:19
  • 댓글 0
  • 페이스북
  • 트위터
  • 네이버밴드
  • 카카오톡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대동맥판막·승모판막·삼첨판막 등 인공판막치환술 시술
순천향대 서울병원·KOICA·KOFIH 등서 온정 답지

심장질환으로 언제 죽을지 모를 불안과 고통 속에서 5년간 살아 온 캄보디아인 여은응아씨가 순천향대서울병원의 도움으로 새 생명을 갖게 됐다. 순천향대 서울병원 교직원과 순천향나눔회·국제보건의료재단 관계자들이 십시일반 뜻을 모아 중증 심장수술을 지원한 것이다.

여은응아씨는 9월 24일 입국해 27일 염욱·장원호 교수(흉부외과)팀에게 수술을 받았다. 환자의 상태는 캄보디아 현지에서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심각했다. 판막을 1개만 수술하면 될 것이라 예상 했지만, 정밀 검사 결과 심장판막 4개 중 3개를 인공판막으로 교체해야 하는 상황.

박병원 교수(심장내과)와 염욱·장원호 교수팀은 사전 협진을 통해 수술 방법과 주의사항·부작용을 세밀하게 검토하고 11시간에 걸쳐 승모판막·대동맥판막·삼천판막을 인공판막으로 교체하는 수술을 마쳤다. 수술결과는 성공적. 다행히 환자도 어려운 수술과정을 잘 견디고, 의료진의 지시에 잘 따라 무사히 퇴원하게 됐다.

순천향대 서울병원에서 인공판막치환술을 받은 여은응와씨<가운데>와 의료진이 수술후 자리를 함께 했다. 
수술과 치료과정에는 마침 한국국제보건의료재단(KOFIH)의 이종욱 펠로우십 프로그램으로 순천향대서울병원에서 연수중인 캄보디아 의사들이 통역과 회진 등에 직접 참여해 환자의 쾌유를 도왔다.

10월 24일 한국과 순천향대병원에 대한 고마움을 가슴에 담고 출국한 여은응아씨는 불과 1~2개월 전만해도 앞날을 알 수 없는 암울한 상황이었다. 사랑하는 아들과 세 명의 딸, 남편을 남겨 두고 먼저 저세상으로 갈지도 모른다는 불안한 생각을 달고 살아야 했다.

2008년부터 간헐적으로 호흡곤란 증상을 느꼈지만 대수롭지 않게 여기다가 병을 키웠다. 2010년 현지 병원에서 심장질환을 진단 받았으나 경제적 어려움과 의료상황이 열악해 제대로 수술을 받을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불행 중 다행으로 집에서 40여분 거리에 있는 시엠립주립병원에서 의사 으이찬톨(DR.Uy Chanthol)을 만나면서 치료의 물꼬가 트이게 됐다. 마침 으이찬톨은 순천향대 서울병원 심장내과에서 수련을 받은 경험이 있었고, 시엠립 주립병원 역시 순천향대병원과는 각별한 인연을 맺고 있는 병원이었다. 모자보건센터 건립은 물론 의료진 연수와 장비 도입 등 일체의 사업을 한국국제협력단(KOICA)과 한국국제보건의료재단(KOFIH)의 지원으로 순천향대병원이 위탁 주관하고 있는 곳이었다.

여은응아씨가 시엠립병원을 찾았을 무렵, 마침 박병원 교수와 유병욱 교수(가정의학과)가 모자보건센터 사업 지원을 위해 캄보디아를 방문했다. 여은응아씨의 사연을 듣게 된 두 교수는 환자를 직접 진료하게 됐고 수술만이 유일한 치료라는 결론을 내렸다.

한국에 돌아 온 유병욱·박병원교수는 병원 교직원과 지인들에게 여은응아씨의 사연을 소개하고 도움을 청했다. 주변의 크고 작은 도움으로 비자 발급·입국·수술비용·출국까지 필요한 절차와 비용을 지원했다.
여은응아씨는 10월 22일 남편과 함께 병원을 떠나며 "말도 안 통하고, 모든 것이 낯설지만 한국과 순천향의 따뜻한 마음을 온 몸으로 느끼고 돌아간다"면서 "새로 태어날 수 있게 해줘서 진심으로 감사드리며, 그 마음 영원히 간직하며 살겠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 기사속 광고는 빅데이터 분석 결과로 본지 편집방침과는 무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