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들의 사랑이 이 외로운 사나이를 울린다오"
"그대들의 사랑이 이 외로운 사나이를 울린다오"
  • 윤세호 기자 seho3@doctorsnews.co.kr
  • 승인 2014.03.12 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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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0년만의 3색 만남 Ⅱ, 연극 '노래하는 샤일록'

 
4월 5일부터 20일까지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에서 윌리엄 셰익스피어 탄생 450년이 되는 해를 기념한 두번째 연극 '노래하는 샤일록'이 막을 올린다. 이 연극은 그동안 소외된 이들의 이야기를 주로 선보여 왔던 재일교포 3세 극작가 겸 연출가인 정의신의 작품으로 원작은 셰익스피어의 '베니스의 상인'이다.

'베니스의 상인'은 셰익스피어의 작품 중에서도 가장 다양하고 복합적인 인물과 플롯이 설정돼 있는 희극으로 알려져 있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샤일록은 돈을 못갚는 안토니오의 살을 요구하는 아주 냉혈적이고 악덕한 상인이다.

하지만 샤일록은 유대인이라는 이유로 기독교인들에게 멸시 당하고 갖은 모멸을 당하는 인물로 그를 무시했던 안토니오에게 돈을 빌려주고 그에게 복수를 하려는 사람일 뿐이었다. 결국 돈도 잃고 자식도 잃는 가련한 아버지일 뿐이지만….

결론적으로 셰익스피어는 샤일록을 악의 화신으로, 안토니오를 선의 화신으로 대립해 그리지 않았다. 주인공들은 모두 장단점을 다 지닌 살아있는 인간들일 뿐이다. 영국의 평론가 새무얼 존슨은 "다른 작가의 인물이 개체라면 셰익스피어의 작중 인물은 이른바 인류이다"라고 말했다.

이 시대에도 누구라도 핍박 받는 유대인 샤일록이 될 수 있다. 이 점이 셰익스피어 작품이 가진 시대를 초월하는 보편성일 것이다. 원작은 입체적이고 복합적인 인물들을 통해 흑백 논리로 판단할 수 없는 사람과 세상살이를 탁월하게 그리고 있다.

정의신 연출의 '노래하는 샤일록'에서는 그 인물들이 우리에게 한 발짝 더 다가온다. 샤일록은 세상살이에 지친 고집쟁이 아버지로, 사랑하는 남자와 야반도주 하는 샤일록의 딸 제시카는 결혼을 통해 현실 도피하려는 여인의 모습으로, 밧사니오와 안토니오처럼 친구와의 의리에 죽고 사는 모습은 그 나이 때 젊은 나이의 남자들이 갖고 있는 흔한 우정으로 등등 주인공들은 내 주변에 꼭 하나쯤 있는 익숙한 인간상으로 그려지고 있다.

가족에 대한 사랑, 이웃에 대한 배려, 소외인에 대한 관심 바로 이런 주제들이 원작속에 잘 버무려져 있다. 원작을 크게 변형하지 않으면서도 상세한 인물 구축과 맛깔 나는 대사, 재치 있는 상황 설정을 통해 셰익스피어 희극의 정수를 극대화했다는 평이다(문의=1688-5966).

▶줄거리

안토니오와 밧사니오는 절친한 친구 사이다. 밧사니오는 몰락한 귀족으로 벨몬트의 상속녀 포샤에게 구혼하기 위해 무역상을 하고 있는 안토니오에게 돈을 빌리려 한다. 안토니오는 친구의 딱한 사정을 듣고 유대인의 고리대금업자 샤일록을 찾아간다.

안토니오는 샤일록에게 자신의 배가 베니스의 도착하면 바로 돈을 갚겠다며 거금을 빌린다. 샤일록은 이자를 받는 대신 돈을 못 갚을 경우 돈의 무게만큼의 살 1파운드를 떼어간다는 약조를 받아낸다. 한편 샤일록의 딸 제시카는 안토니오의 친구인 로렌조와 사랑에 빠지고, 아버지의 몰인정에 질려 야반도주를 한다.

안토니오의 배는 난파하여 파산에 이르고, 벨몬으로 떠나 포샤에 구혼에 성공한 밧사니오는 이 사실을 모른다. 꼼짝없이 1파운드의 살을 베어내야 할 처지에 놓인 안토니오는 밧사니오에게 자신의 마지막을 지켜달라는 편지를 보내고 편지를 받은 밧사니오는 서둘러 베니스로 향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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