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이석 대한피부과의사회장 "한 번 손상된 피부 온전히 되돌리기 어려워"
28일 춘계학회 참석한 추무진 의협 회장 "국민건강과 안전 위해 앞장설 것"
임이석 대한피부과의사회장(임이석테마피부과)은 29일 제17차 대한피부과의사회 춘계학술대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미용기기법·문신사법·한의사 현대 의료기기 허용 등 피부과를 뒤흔들고 있는 현안에 대한 입장과 대응방안을 밝혔다.
임 회장은 "한 번 손상된 피부건강은 온전히 되돌리기 어렵다"면서 정부와 일부 국회의원들이 추진하고 있는 정책과 법안들에 대해 "국민의 건강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신중히 생각하지 않은 채 추진했다"고 지적했다.
피부과는 지난해 광선조사기 IPL(Intensive Pulsed Light)을 놓고 한의계와 벌인 소송전에서 아찔한 경험을 했다.
1심(유죄)→2심(무죄)→대법원(무죄판결 2심 파기)→파기환송심(유죄)→대법원 재상고(기각) 등 천당과 지옥을 오간 롤러코스터 같은 판결은 한의사의 '유죄'로 종지부를 찍었다.
겨우 한숨을 돌리고 나니 문신업을 양성화하는 내용을 담은 '문신사법 제정안'(대표발의 새정치민주연합 김춘진 의원)과 의료기기 일부를 미용기기로 분류, 미용사가 사용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공중위생관리법 개정안'(대표발의 새정치민주연합 남윤인순 의원)이 발의됐다.
정부는 규제 기요틴을 통해 한의사에게 현대 의료기기를 허용하겠다고 나섰다.
임 회장은 "세계 어느 나라도 의료기기를 미용기기로 분류해 미용사에게 사용하도록 하는 나라는 없다"면서 "전문가가 아님에도 질환을 치료하는 데 의료기기를 쓰도록 한다는 것은 국민의 피부건강을 포기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기자간담회에서는 미용문신을 합법화할 경우 부작용이 속출할 것으로 전망했다.
김석민 총무이사(하얀나라피부과)는 ""10∼20대에 문신을 많이 하는데, 문신을 하는 과정에서 육아종이나 간염과 에이즈 등 감염성 질환에 노출될 위험이 높다"면서 "나이가 들어 문신을 지우고 싶어도 많은 비용이 들뿐 아니라 온전히 지워지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상주 학술이사(연세스타피부과)는 "출력이 낮은 의료기기를 미용사들에게 허용한다고 했지만 효과가 없으니 출력을 높이려들 것이고, 피부의 구조와 생리에 대해 체계적으로 배우지 않은 상태에서 함부로 쓰면 피부가 괴사하거나 돌이키기 힘든 부작용 환자들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임 회장은 "피부과 의사가 되기 위해서는 전공의 과정 4년 동안 피부의 구조·생리에 대해 집중적으로 교육을 받고 있다"며 "전문의 자격을 취득한 이후에도 실수하지 않고 환자를 제대로 치료하기 위해 평생 동안 학술대회·세미나 등에 참여해 새로운 지식과 의료기기에 대해 교육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추 회장은 "이같은 일들을 혼자 할 수는 없다. 회원 여러분이 같이하고, 힘을 모아야 추진할 수 있는 일"이라며 "저를 지지하지 않았더라도 능력있는 회원을 발탁하고, 의협을 중심으로 하나로 의견을 결집할 때 비로소 강한 의협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새누리당 보건복지위원회 간사를 맡고 있는 이명수 의원은 "의료선진국으로 가는 길목에서 어떤 지향점과 가치를 갖고 의료 그랜드 디자인을 만들어갈 것인지 많은 고민이 필요하다"면서 "최근의 현안 문제를 합리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문제 의식을 갖고, 여러분 스스로 준비를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