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요한 문 의원..."심평원장 처벌 못해 아쉬워"

집요한 문 의원..."심평원장 처벌 못해 아쉬워"

  • 이승우 기자 potato73@doctorsnews.co.kr
  • 승인 2015.04.06 0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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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정림 의원, 심평원의 민간보험 심사 끈질긴 추궁
"심평원장 거짓말...공기관이 민간기업 대변하나?"

▲ 새누리당 문정림 의원이 2일과 3일, 양일간 국회에서 열린 보건복지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문형표 보건복지부장관과 손명세 건강보험심사평가원장을 상대로, 민간실손보험 진료비 심사를 심평원이 수탁하는 것에 대한 문제를 지적하는 질의를 쏟아냈다.
새누리당 문정림 의원이 2일과 3일 양일간 열린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민간실손보험 진료비 심사수탁에 대한 문제점을 집중 조명했다.

앞서 지난해 12월 금융위원회는 보도자료를 통해 실손보험 진료비 심사를 심평원에 위탁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발표해, 의료계의 반발을 사는 등 파장을 일으켰다.

이와 관련 문정림 의원은 2일 열린 보건복지위 전체회의에서 문형표 보건복지부장관을 상대로 "보건복지부가 금융위원회와 심평원의 실손보험 심사 위탁에 관한 협의를 한 적이 있냐"고 추궁해 문형표 장관으로부터 "협의한 적 없다"는 답변을 받아냈다.

문 의원은 "민간영역인 실손보험을 심평원에 심사를 위탁한다는 게 바람직한가. 소비자 권익으로 포장하고 있지만 실제는 민간 보험사 권익을 위한 것"이라면서 "심평원 위탁이 이뤄지면 민간보험사들이 환자 개인의 비급여 내역과 급여 내역도 간접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보건복지부가 현 상황을 알면서도 검토한 바 없다는 답변으로 일관하는 것은 무책임하다"고 질타했다.

아울러 "실손보험 위탁 핵심은 진료비 재정절감 밖에 없다. 이게 보건복지부장관이 할 역할인가"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대해 문형표 장관은 "충분히 검토하지 않은 사안으로 답변하기 어렵다. 아직 협의한 적은 없다"면서도 "금융위 실손보험 위탁 논의는 소비자 보호차원이라고 이해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거짓말한 심평원장, 위증죄 적용 못해 아쉽다"
3일에는 손명세 심평원장에게 "실손보험 심사수탁을 검토한 적 있냐"고 물어 "검토한 적 없다"는 답변을 얻어 낸 뒤, 심평원 산하 미래전략부에서 실손보험 심사수탁에 대해 논의한 보고서를 근거로 "심평원장이 거짓말을 했다"는 의혹을 제기하는 등 일말의 관용 없이 몰아붙였다. 문 의원은 심지어 "심평원장이 증인선서를 하지 않아 위증죄로 처벌할 수 없는 것이 아쉽다"고 말했다.

문 의원은 먼저 손명세 심평원장에게 "심평원 업무보고 내용에 타 보험 등 심사수탁을 통해 심사평가 일원화를 하겠다는 내용이 있다"고 짚고 "건강보험 진료비, 자동차보험 진료비 외에 어떤 보험의 심사를 수탁할 계획이냐"고 물었다. 금융위의 민간보험 진료비 심평원 수탁 추진을 염두에 둔 질문이었다.

이에 손 원장은 "현재로서는 민간보험 진료비 수탁에 관한 금융위와의 협의를 하거나 검토를 한 적이 없다. 언론을 통해서 내용을 인지하고 있을 뿐 금융위에 사실 여부를 확인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그러자 문 의원은 "타 보험 등 심사수탁을 통해 심사업무를 일원화할 계획이라는 심평원이 이렇게 중대한 금융위의 공식발표에 대해 확인도 하지 않았다면, 책무 방기"라고 질책하면서 "민간보험 진료비를 심평원이 수탁해 심사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생각하느냐"고 따져 물었다.

특히 "국민의 건보료로 운영되는 심평원이 왜 민간보험사들의 이익을 위해 심사업무를 수탁해 수행해줘야 하는가"라고 반문하면서 "민간보험 진료비 청구를 심평원이 대행하겠다는 것도 환자와 민간보험사간 계약관계에 맞지 않는다. 의사와 환자의 관계를 깨는 제3자의 개입은 옳지 않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2차 질의를 통해서도, 손명세 심평원장이 "검토한 적 없다"고 답변한 것을 거짓말이라고 주장하며, 손 원장을 몰아붙였다.

문 의원은 "나의 질문에 손명세 심평원장이 심평원은 민간실손보험 심사수탁을 검토한 적 없다고 답변했는데, 언론에 이미 심평원 산하 미래전략부에서 올해 초 해당사항에 대해 비공개로 논의를 한 보고서가 보도된 사실이 있다"며 "손 원장이 거짓말을 한 것"이라고 질타했다.

이어 "심평원 미래전략위원회에서 민간실손보험 진료비 심사를 심평원이 수탁하는 문제에 대해서 논의한 근거가 명확하고, 언론에도 공개됐음에도 '검토한 적 없다'고 답변한 손 원장은 거짓말을 한 것"이라고 짚고 "손 원장이 선서를 하지 않아, 거짓말에 대한 위증죄를 묻지 못하는 것이 안타깝다"고 힐난했다.

아울러 "손해보험협회에서 지금까지도 심평원이 실손보험 진료비에 대한 심사를 수탁해줄기를 바란다는 보도자료를 내고 있다"면서 "양측이 상의 없이 이럴 수 있나"고 따졌다.

문 의원의 질타에 야당도 동참했다. 새정치민주연합 남윤인순 의원은 "문 의원의 질의에 심평원장이 명확하게 답변하지 못해 계속해서 같은 질의를 받는 것 같다"면서 "심평원이 실손보험 심사를 수탁하겠다는 것은 아니지 않느냐"고 손명세 심평원장에게 물었다. 이에 손 원장은 "아직은 그렇지 않다"고 답변했다.

같은 당 최동익 의원도 추가질의를 통해 "심평원에서 실손보험 진료비 심사를 수탁할 경우의 장단점 등을 면밀히 분석해 보고해 달라"고 당부했다.

"실손보험 심평원이 수탁하면, 보험사만 배불려"
금융위가 실손보험 진료비 심사업무를 심평원에 위탁하기를 원한다는 입장을 발표한 직후 대한의사협회 등 의료계는 심각한 우려를 표명하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밝혔다.

추무진 의협회장은 금융위 발표 직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건강보험 비급여 진료가 점차 급여항목으로 전환돼 환자의 본인부담금이 감소되고 있으므로, 실비를 보상하는 실손보험의 보험료는 당연히 인하돼야 한다"면서 "비급여 심사로 비급여 진료를 통제하는 것은 보험사의 수익을 고수하고 증대하려는 의도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심평원은 건강보험을 전문적으로 심사하기 위해 설립된 준정부기관"이라며 "심평원이 실손보험을 심사하는 것은 공공기관이 민간보험사의 이익을 대변하는 꼴"이라고 꼬집었다.

아울러 자동차보험 진료비를 심평원이 수탁심사하면서 발생하고 있는 부작용을 예로 들면서 "국민의료비 상승과 국민의 과도한 의료기관 이용에 따른 사회적 비용 손실은 현행 건강보험 정책과 연계해 범국가적 차원에서 대책을 고민해야 할 과제다. 민간보험 대책 TFT를 구성해 금융위 방안에 대해 조직적인 대응체계를 구축하고 시민단체 등 유관단체와 공조해 적극적으로 대처하겠다"고 밝혔다.

대한병원협회도 반대의견서를 내는 등 반발하고 있다. 병원협회는 반대의견서에서 "민간 보험사의 업무를 공공 건강보험 심사평가를 수행하고 있는 심평원이 맡는 것은 설립 목적과 다르다"고 지적하고 "건강보험 급여는 보험재정을 고려해 비용·효과적인 측면을 참작해야 하고, 실손보험 가입자의 의료소비 욕구를 충족할만한 서비스를 보장하지 않고 있다. 심평원에 실손보험 심사업무를 위탁하면 국민의 의료선택권을 제한하고, 건강권을 침해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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