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무진 회장, 전주·김제 방문해 메르스 대응 격려
"메르스 이전처럼 안심하고 의료서비스 이용해달라"
|현장르뽀| 메르스 격전의 현장을 가다
5월 20일 첫 환자를 시작으로 전국을 강타하고 있는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는 환자와 가족은 물론 의료계에도 큰 고통과 상처를 남기고 있다. 일선 의료인들은 감염의 위험에 노출된 채 사명감 하나로 메르스 사선(死線)을 지키고 있다. 확진 환자가 발생하거나 경유한 의료기관들은 줄줄이 폐쇄되고 있다. 특히 의원급 의료기관은 당장 직원 월급을 걱정해야 하는 어려움에 처해있다. 의료인 자녀의 등교를 거부하는 일부 학교의 비교육적 처사는 지칠대로 지친 의료인들의 가슴을 멍들게 한다. 의협신문은 추무진 대한의사협회장과 함께 메르스로 인해 물질적·정신적 피해를 입은 전국 의원급 의료기관의 현장을 찾았다. '메르스 의원'들이 처한 현실과 문제점, 고충과 대안을 들어봤다. ③"메르스 감염관리, 우리가 모범"...전라북도 의사회 |
이달초 삼성서울병원에서 감염된 환자 3명이 경유한 전라북도 지역 병의원들이 격리기간을 무사히 지나 다시 문을 열기 시작했다. 이 기간 철저한 감염관리를 통해 전북지역에서는 더이상의 추가 감염자가 발생하지 않았다.
이에 추무진 대한의사협회장은 22일 각 1명씩의 감염환자가 발생한 전주시보건소를 찾아 감염관리 현황을 살피고 이날 다시 문을 연 김제시 한솔내과의원을 방문해 지역주민들에 메르스 환자 경유 의료기관에 대한 안심과 의료진에 대한 격려를 당부했다.
"전주시보건소...선별진료소 모범 모델"
전주시보건소는 의협이 정부에 제안한 전국 보건소 선별진료소 설치를 가장 먼저 시행한 곳으로 알려져 있다.
5월 27일 삼성서울병원 응급실을 방문했던 112번 확진환자는 사흘 후 발열증세로 전주예수병원 응급실을 내원했다. 1·2차 검사에서 음성 판정이 나왔지만 전주시보건소는 이 환자를 격리환자로 보고 집중관리에 들어갔다. 이 환자는 6월 9일 3차 검사에서 확진 판정을 받았으나 이 환자로 인한 더이상의 추가 감염환자가 발생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전주시보건소는 6월 7일부터 24시간 운영에 들어간 선별진료소 운영이 큰 역할을 했다고 자평했다. 3명의 보건소 가용 의사 중 1명이 낮진료를 전담하고 나머지 2명이 밤진료를 격일로 하는 방식으로 운영됐다. 선별진료소는 현재까지 345명의 진료와 76명의 객담검사를 진행했다.
또한 이 기간 자가격리자에 대해 1일 4회 이상유무를 확인하고 심리치료팀을 구성해 대상자들의 불안감 해소를 도왔다.
김경숙 전주시보건소장은 "의심환자가 발생하는 가운데 민간 의료기관의 추가 감염이 우려되는 상황이었다"며 "그렇다면 의심환자를 진료하고 관리할 곳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전주시 내 보건소 2곳 중 1곳에 예방접종 업무를 몰아 전담진료소를 마련할 수 있도록 조치해 운영이 시작됐다"고 밝혔다.
이어 "의심환자의 증가 폭이 커질 것도 고려해 전주시의사회와 연계해 가용의사를 수급하고 진료할 공간도 마련해 놓은 상태"라고 덧붙였다.
김승수 전주시장을 위원장으로 한 비상대책위원회의 역할도 컸다. 비대위는 매일 아침 회의를 진행해 긴급대응체계를 구축하는 한편 3개반 67명으로 구성된 방역팀은 지역의 지속적인 방역을 담당했다.
전북의사회 관계자는 "전북도 보건국장·의료과장, 전주시보건소장 모두 의사라는 점이 메르스에 신속하고 원활하게 대응한 요인 중 하나라고 판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추무진 회장은 "지자체·보건소·의료기관의 유기적 협력관계를 통한 전주시보건소의 선별진료소 운영은 모범사례라고 볼 수 있다"며 "의료기관은 선의의 피해자로서 국가 보상이 필요하다. 국가 보상이 이뤄 진다면 의료인은 지금보다도 더욱 사명감을 가지고 보건소와 연계하고 협조하는 데 수월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또한 "국민들이 불안해하고 있다"며 "전국 보건소와 의협이 합심해 메르스 문제에 대한 해결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전처럼 안심하고 의료서비스 이용해 달라"
이어 추 회장은 메르스 확진 환자의 경유로 임시로 문을 닫았다가 22일 다시 문을 연 김제시 한솔내과의원을 찾아 격려했다.
이 자리에서 추 회장은 "의협이 정부에 요구한 피해 의료기관 세금납부 유예는 국세청의 발표로 이뤄졌고 보건소의 일반진료 중단을 통한 메르스 관리 강화는 보건복지부 지침으로 전달됐다"며 "가장 중요한 피해 의료기관 보상에 대한 문제도 정부가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이를 위해 의협 의료정책연구소는 의료기관 피해액을 산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의협은 이날 한솔내과의원에 '메르스 걱정없이 안전하게 진료 받으셔도 됩니다.'라는 내용의 현수막과 격려금을 전달했다.
추 회장은 "메르스에 대한 국민들의 공포심이 커져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이 판단할 때 메르스 사태 이전처럼 정상적으로 일상생활을 이어가도 된다고 판단된다. 의료기관에 방문해 받아야 하는 의료서비스를 안심하고 이용하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어 "의협과 병원 의료진들이 최선을 다하고 있고 국민들도 수칙을 잘 따라 준다면 메르스를 종식시킬 수 있다고 본다"며 "의심환자들은 의료기관보다 보건소에 우선 연락해주길 바란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