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무진 회장, 용인 지역 경유 병의원장 간담회 열고 대책 논의
"지칠대로 지쳤는데 월급까지 못 주면 사기 곤두박질 쳐질 것"
|현장르뽀| 메르스 격전의 현장을 가다 5월 20일 첫 환자를 시작으로 전국을 강타하고 있는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는 환자와 가족은 물론 의료계에도 큰 고통과 상처를 남기고 있다. 일선 의료인들은 감염의 위험에 노출된 채 사명감 하나로 메르스 사선(死線)을 지키고 있다. 확진 환자가 발생하거나 경유한 의료기관들은 줄줄이 폐쇄되고 있다. 특히 의원급 의료기관은 당장 직원 월급을 걱정해야 하는 어려움에 처해있다. 의료인 자녀의 등교를 거부하는 일부 학교의 비교육적 처사는 지칠대로 지친 의료인들의 가슴을 멍들게 한다. 의협신문은 추무진 대한의사협회장과 함께 메르스로 인해 물질적·정신적 피해를 입은 전국 의원급 의료기관의 현장을 찾았다. '메르스 의원'들이 처한 현실과 문제점, 고충과 대안을 들어봤다. ①메르스 환자 14명 발생한 평택병원 직접 가보니... ⑤"정부로부터 받은 지원? 방호복 48벌이 전부" |
추무진 대한의사협회장은 23일 경기도 용인지역 경유 병의원장들을 만나 정부 보상 등 대책마련에 대해 논의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양성범 용인 다보스병원 이사장은 "내일 모레면 직원들 월급날이다. 걱정이 앞선다"며 "메르스 환자가 다녀간 뒤 병원을 임시적으로 휴업하고 직원들은 격리에 들어갔다. 6월 22일부터는 재개원해 경기도 외래거점병원으로서의 역할까지 하고 있다. 그럼에도 정부로부터 받은 보상은 방호복 48벌이 전부"라고 푸념했다.
이어 "메르스 감염관리로 의료진이 지칠대로 지친 상황에서 월급까지 못준다고 하면 직원들의 사기는 곤두박질 쳐질 것이 불 보듯 뻔하다"라며 "수입이 반토막난 상태에서 감염관리로 인한 추가 예산 투입이 피할 수 없었다. 의료기관에 대한 정부의 지원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또한 양 이사장은 잘못된 정보의 문제로 인한 피해상황도 언급했다.
그는 "최근 상당히 분노한 사건이 있었다"며 "용인 소재 모 초등학교 교감선생님이 학부형에게 보내는 단체 문자에서 '다보스병원은 안심병원이 아니다'라는 내용을 담았다. 올바른 여론을 주도해야할 위치에 있는 교감선생님에 의해 우리 병원은 초토화됐다"고 밝혔다.
이어 "다보스병원은 발빠른 대처로 추가 감염자를 막았고 격리기간도 무사히 지나간 만큼 안전하다고 자부한다. 메르스 관리에 있어 질병관리본부의 칭찬도 받고 있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김형준 서울삼성의원 원장도 "보상도 보상이지만 전체적으로 환자들이 병원 방문을 꺼리고 있다는 것이 문제"라며 "적극적으로 현실을 설명하고 안심할 수 있도록 해 소문 관리를 해야 한다. 소문이 가장 무서운 것"이라고 밝혔다.
그럼에도 병의원장들은 이번 메르스 사태를 계기로 의료계 의견을 정부에 강력히 어필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에 뜻을 모았다.
양성범 이사장은 "일선 의료기관에서는 메르스 종식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정부의 대책은 아직도 나오지 않고 있다"며 "이번 기회를 통해 의료인의 환자 입·퇴원, 이송, 전원에 대한 명령권을 획득하고 의료전달체계를 개선해야 한다. 또한 보건소장 의사 임명에 대한 필요성이 어느때보다 강조되고 있는 만큼 의협를 필두로한 의료계가 강력하게 의견을 전달해야 한다"고 밝혔다.
추무진 회장은 "이번 사태를 계기로 의료시스템의 문제가 강력하게 지적될 것으로 보인다. 가장 시급한 것이 전달시스템을 갖추는 것이다. 이후 의사의 이송·전원 명령권을 얻어내고 보건소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며 "질병 예방과 관리가 강조하기 위해 질병관리본부를 격상하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의협은 피해 의료기관에 대한 정부의 보상에 대해 강력하게 요구할 것이고 진료비 조기지급과 중소기업특혜를 의원급 의료기관은 물론 의료법인까지 받을 수 있게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