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 바뀐 세브란스 응급진료센터, 감염 '0' 도전

확 바뀐 세브란스 응급진료센터, 감염 '0' 도전

  • 이정환 기자 leejh91@doctorsnews.co.kr
  • 승인 2017.09.12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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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센터 확장 오픈...환자안전과 쾌적한 진료환경 갖춰
환자 신속한 분류로 과밀화 해소 및 센터 탄력적 폐쇄 시스템 도입

 
1987년 우리나라 최초로 응급의학과를 개설해 응급의료체계와 응급의학 수련제도를 뿌리내린 세브란스병원이 시설과 진료시스템, 그리고 기능면에서 한층 업그레이드 된 응급진료센터를 선보였다.

세브란스병원 12일 오후 2시, 종합관 3층 우리라운지에서 '세브란스병원 응급진료센터 증축 봉헌식'을 가졌다.

세브란스병원 응급진료센터는 기존 1520㎡(약 460평)에서 3300㎡(약 1000평)으로 220% 확장된 전용면적을 보유했으며, 더욱 강화된 감염방지 대책과 과밀화 해소 시스템을 갖춰 응급질환자들이 24시간 언제라도 안심하고 찾아올 수 있는 준비태세를 마련했다.

박인철 응급진료센터 소장은 "1년 동안의 치밀한 사전 검토와 구상에 이은 11개월간의 단계적 공사를 통해 진정한 사용자(환자 및 보호자) 중심의 전문 응급진료 공간으로 거듭났다"며 "133년간 이어온 '감염환자의 철저한 관리'라는 전통을 계승하고, 보다 수월한 응급진료 시스템을 가동해 과밀화를 해소함이 이번 응급진료센터 확장공사의 두 가지 핵심과제였다"고 말했다.

감염예방 위한 4대 안전망 마련…원내 감염률 제로 도전
세브란스병원 응급진료센터는 철저한 원내 감염 예방에 무게를 뒀다. 133년 동안 한결 같이 원내 감염환자 관리라는 전통을 이어왔으며, 이번 응급진료센터 확장공사에서도 핵심고려사항으로 반영했다.

특히, 2015년 5월 첫 환자가 발생해 38명이 사망하고 1만 7000여명이 격리됐던 메르스 사태 이후 국민적 관심사로 떠오른 응급진료시설 내 감염 위험성을 초기단계부터 제거하기 위한 방책을 마련한 것이 눈에 띈다.

새로운 응급진료센터의 감염예방 노력은 환자와 보호자들이 드나드는 출입구에서부터 시작된다. 3개 주출입구(도보 거동 환자용, 구급차 이동 환자용, 발열 또는 감염환자용)에는 혹시 모를 발열환자 출입을 감시하는 시스템과 외부의 오염원이 실내로 유입되지 못하도록 방지하는 음압공조 시스템이 설치됐다.

폐쇄회로 카메라(CCTV)와 발열감지 카메라를 설치해 출입문 개폐장치와 연동시킴으로써 발열환자의 출입을 원천 봉쇄하도록 했다.

특히, 도보를 이용한 환자 출입구역엔 2중 차단 출입문을 설치했다. 열감지 시스템으로 감염의심 환자를 발견했을 경우, 진료공간으로 진입하는 출입문이 자동 폐쇄돼 원천 봉쇄되는 구조다.

즉시 응급진료센터 안내요원이 출입문에 다가가 감염의심 환자에게 해외여행 경험 유무 등 감염징후 사안을 문의하고 감염의심 환자에 해당되는 경우라면 별도의 발열 또는 감염환자용 출입구로 유도한다.

이밖에 응급진료센터 내부의 진료 및 처치 공간은 감염환자에 의한 감염매개물질이 외부로 확산되지 않는 공조시스템을 갖췄다.

기존 천장에서 이뤄지던 양압 공조시스템은 감염매개물질이 동일 구역 내에선 쉽게 퍼질 가능성이 존재했다. 새로운 공조시스템은 천장에서 벽을 따라 직하향하는 선형(linear) 내부 순환 공조 방식이라 감염예방 효과가 우수하다.

또 진료 및 처치 공간에 설치 된 격벽 차단 시설도 대량 감염사태 발생 시, 감염환자 공간과 일반환자 공간을 완벽히 분리함으로써 감염예방에 결정적 역할을 하도록 했다. 응급진료센터 구역 곳곳을 탄력적으로 폐쇄할 수 있는 시스템을 도입한 것.

확장 된 응급진료센터 공간에 발맞춰 환자들이 치료 받는 침상 사이의 간격도 충분한 여유를 둬 감염을 예방하도록 했다. 실제로 세브란스병원 응급진료센터는 1인실 침상 사이를 2.5m, 2인실 침상 사이는 5m로 유격을 둠으로써 국가 권고 규정인 침상 간 1.5m를 훌쩍 넘어섰다.

 
응급실 고질적인 과밀화 해소 위한 종합대책 마련
응급진료센터는 불의의 사고와 뜻하지 않은 질병을 겪는 환자가 찾아오는 의료공간이기 때문에 예약제도에 의해 운영되는 외래 진료공간에 비해 혼잡도가 극심하다.

또 응급진료센터를 찾는 환자와 보호자들은 스스로를 가장 먼저 치료 받아야 할 대상으로 규정하는 경향을 갖는다. 이에 더해 올해 12월 3일부터는 응급진료센터에서 24시간 이상 체류하는 환자 비율을 5% 미만으로 유지해야하는 법령도 시행된다.

이러한 난관을 극복하기 위해 세브란스병원 응급진료센터는 종합적인 과밀화 해소 대책을 내놓았다.

신속한 진료흐름 확보를 위한 첫 걸음이 전문간호사가 실시하는 내원 환자분류(트리아제, triage) 제도다. 2곳으로 증설 된 환자분류 접수대에서는 한국형 응급환자 분류체계(KTAS)를 준수해 응급환자를 중증도에 따라 1등급(최고 응급 중환)에서부터 5등급으로 평가한다.

환자분류 제도를 통해 1∼3등급으로 판정 받은 중증환자는 연령에 따라 모두 52병상으로 구성 된 성인응급 구역과 소아응급구역으로 나뉘어 분산된다.

블루존(Blue Zone)인 성인중환구역은 또다시 A·B·C 세 구역으로 나뉜다. 모두 격벽이 설치돼 감염예방은 기본적으로 이뤄진다.

중증응급 환자를 치료하는 A구역에는 1인용 침상이 16개 배치됐다. 국내에서 가장 많은 수의 1인용 침상 수를 확보해 초응급 환자의 생명을 살리는데 중점을 뒀다.

2인실로 구성된 B구역은 공간을 넓게 배치해 쾌적한 치료환경 속에서 환자들이 머물 수 있도록 조성했다. C구역은 침상에 눕지 않고도 치료가 가능한 중증환자들의 치료 공간으로 만들었다.

핑크존(Pink Zone)인 소아중환구역엔 격리실을 포함해 도합 8개의 침상이 마련됐다. 소아 응급환자들은 중환보다 경환의 비율이 높아 치료효율을 높이기 위한 공간 확보가 우선 고려됐다. 대신 환아와 보호자가 함께 앉아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총 20set의 치료유닛을 설치해 동시에 40명을 수용할 수 있으며, 기존 소아중환구역보다 70% 확장된 공간을 자랑한다.

오렌지존(Orange Zone)은 수액치료가 필요 없으며 앉아서 진료와 치료를 받을 수 있는 환자들이 대상이다.

특히 감염성 질환 의심환자를 위한 특수구역에는 국가기준에 부합하는 음압병실 2병상이 마련됐으며 모두 전실을 갖췄다. 응급진료센터 중환구역에서도 별도의 격실구조를 갖춰 원내 감염을 원천 봉쇄하도록 했다.

신속·정확한 진료시스템 완비로 양질의 의료서비스 제공
응급환자의 신속한 진단을 위한 응급진료센터 자체 검사장비 확충에도 노력했다. 기존 CT촬영실에 더해 ANGIO 촬영실을 내부에 확보함으로써 심장질환과 뇌혈관 질환처럼 초응급 상황을 맞이한 응급환자 대상 진료 수월성을 갖게 됐다.

환자와 보호자들은 4단계로 구분 된 전자 현황판을 통해 예정된 진료흐름을 쉽게 파악할 수 있게 됐다. 전자현황판은 의료진이 환자의 검사와 진료 단계를 파악하는 데도 도움을 준다.

5명의 간호 인력이 24시간 활동하게 될 전원전담코디네이터 제도는 다른 의료기관에서부터의 이송을 조정하고 원내 각 임상과와 원활한 의사소통을 이룩해 신속한 진료흐름이 이어지는데 도움을 줄 전망이다.

또 2008년 설립돼 24시간 상주하면서 중증 외상 질환자들의 진단 및 치료에 눈부신 성적을 거두고 있는 중환자외상외과와의 긴밀한 업무연계가 주목을 받고 있다.

응급진료센터의 문제점들을 일거에 개선한 박인철 소장은 "확장에 의한 업그레이드 효과에 만족하지 않고 앞으로도 지속적인 발전을 추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 "향후 전원조정센터를 설치해 원내 인적·물적 자원과 시설자원(수술실, ICU)의 효율적 관리와 체계적인 응급환자 관리가 이뤄지는 컨트롤 타워로 육성시킬 계획이며, 지역 내 소방서 소속 구급요원들의 정기적 교육도 강화해 진정한 응급의료센터의 역할을 100% 수행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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