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진주서 내과의원 운영…사고현장서 부상자 돕다가 2차 사고로 숨져
의협·경남의사회 "인술 베풀던 동료 의로운 죽음 애도" 의사자 신청 검토
추석 연휴 성묘를 다녀오던 내과의사가 교통사고 현장에서 부상자를 도우려다 다른 차량에 치여 숨진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주변 및 동료의사들을 안타깝게 하고 있다.
경상남도 진주시에서 '이영곤내과의원'을 운영하는 고 이영곤 원장은 9월 22일 남해고속도로 순천방면 진주나들목 근처에서 SUV 차량이 빗길에 미끄러진 후 가드레일을 들이받고 사고가 난 것을 발견했다.
고 이영곤 원장은 사고를 목격하자마자 자신의 차량을 갓길에 세우고 억수로 쏟아지는 비를 뚫고 사고현장으로 뛰어갔다.
다행히 SUV에 탑승한 사람은 응급처치가 불필요할 정도로 가벼운 상처만 입었고, 고 이영곤 원장은 다시 자신의 차량으로 돌아왔다.
그러나, 뒤에서 오던 승용차가 빗길에 미끄러지면서 고 이영곤 원장의 차량을 덮치면서 사고를 당했다. 긴급 출동한 구급차에 실려 인근 병원으로 이송했지만, 끝내 숨을 거뒀다.
부산의대를 졸업하고 내과의사로서의 삶을 살아가던 고 이영곤 원장은 치료비가 부족한 환자 및 폐결핵 환자들에게 무료로 진료를 해주고, 교도소 재소자 진료에도 발벗고 나서는 등 인술을 베풀었다.
이 밖에 지역 내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에게 장학금 지원도 아끼지 않는 등 남을 돕는 일에도 앞장섰다.
이런 안타까운 사실을 접한 경상남도의사회와 대한의사협회는 의롭게 남을 돕다가 숨진 고 이영곤 원장을 의사자로 신청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의협 관계자는 "유족 측 및 주변 동료의사 등을 만나 고 이영곤 원장이 평소 어떻게 의사로서의 삶을 살았고 인술을 베풀었는지 살피고, 의사자 신청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