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자, 경구용 치료제 '팍스로비드' 임상결과 발표...입원·사망률 89%↓
중증 이환 가능성 높은 환자 대상, 추가 연구 진행...높은 약값도 '부담'
MSD에 이어 화이자가 먹는 코로나19 치료제 상용화에 청신호를 쏘아올렸다. 중증 이환 가능성이 높은 고위험군 환자에서, 코로나19로 인한 입원과 사망 위험을 크게 낮춘다는 연구결과다.
화이자 측은 "코로나19 상황의 게임체인저가 될 수 있는 매우 중요한 임상결과"라면서 백신과 치료제를 함께 활용하는 콤비 전략이 향후 코로나19 상황을 관리하는데 주요한 도구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한국화이자제약은 8일 기자간담회를 열어 자사 코로나19 백신인 '코미나티'와 치료제인 '팍스로비드' 등과 관련한 질의응답을 가졌다.
글로벌 화이자는 지난 5일 자사가 개발 중인 경구용 코로나19 치료제 팍스로비드의 2/3상 임상 중간결과를 발표해 관심을 모은 바 있다.
중증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은 코로나 확진자를 상대로 한 임상 시험 결과, 증상 발현 사흘 내 치료제를 투여한 경우 입원·사망 확률이 89%, 증상이 나타난 지 닷새 안에 약을 복용할 경우 그 확률이 85%까지 감소한다는 내용이다.
단순 비교하기는 어렵지만, 이는 앞서 공개된 MSD '몰누피라비르'의 임상 3상 데이터 보다 나은 결과다.
MSD는 발병 5일 내 몰누피라비르를 투약할 경우, 환자의 코로나19로 인한 입원 및 사망 위험을 50% 감소시키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화이자의 팍스로비드는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증식하는데 필요한 효소를 차단하는 기전으로 작동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1일 2회 3알씩 총 5일간(30알) 경구 투여하는 방식이다.
몰누피라비르는 1일 2회 4알씩 5일간, 총 40알을 먹는다.
강성식 한국화이자제약 부사장(의학부 총괄)은 "임상결과 팍스로비드가 코로나19로 인한 입원과 사망 위험을 89%까지 줄이는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코로나19 상황의 게임체인저가 될 수 있는 매우 중요한 임상결과라고 생각한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백신과 치료제를 함께 활용하는 콤비 전략이 향후 코로나19 상황을 관리하는 주요한 도구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도 밝혔다.
랄프 르네 글로벌 화이자 사장은 "치료제가 있어도 바이러스 감염 자체를 막을 수는 없다"라며 "실제로 감염이 이뤄진 다음에는 치료제가, 그 이전에는 백신이 각각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번 임상은 중증으로 이환될 가능성이 높은 기저질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것이다. 국내 도입 치료제의 활용 또한 이에 준해 고위험군 중심으로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신종플루를 잡은 '타미플루'의 경우, 확진된 모든 환자에 대해 초기에 의원급을 포함한 전 의료기관에서 즉시 처방이 가능했다. 전체 환자에 대한 광범위 치료제로, 초기 투약을 통해 전파력을 낮추는 역할도 했다.
높은 약값도 부담이다. 외신들은 팍스로비드의 약값이 몰누피라비르와 유사한 닷새 투여 기준 1명분 700달러, 우리 돈 83만원 수준이 될 것으로 관측했다. 2009년 신종플루 유행 당시 타미플루의 1명분(1일 2회 1알씩, 5일분, 10알) 가격은 17달러, 약 2만원 정도였다.
화이자는 일반 환자 및 예방적 투여에 대한 임상을 추가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강 부사장은 "팍스로비드 임상은 일반 환자(경증), 중증, 예방적 투여 세 가지로 진행 중으로 이 중 중증 가능성이 높은 환자에 대한 임상에서 긍정적인 결과가 나와 임상 데이터 모니터링 위원회의 권고로 조기에 임상을 중단한 상황"이라며 "앞으로 경증과 예방적 투여에 대해서도 임상을 지속적으로 진행해 데이터를 쌓아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질병관리청은 이날 MSD·화이자 등과 40만 4000명분의 경구용 치료제 구매를 추진 중이며, 해당 치료제들이 내년 2월부터 순차적으로 국내에 들어올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