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 '소아청소년 코로나 백신 접종' 주제 전문가 좌담회 열어
"이상반응 가능성 적다" vs "위험성 충분히 따져봐야" 의견 엇갈려
"투명한 정보공개 통해 당사자·보호자 충분히 숙지 후 자율적 선택해야"
지난 10월 18일부터 12∼17세 소아청소년 대상 코로나 백신 접종이 시작된 가운데, 15일 대한의사협회가 '소아청소년 코로나 백신접종'을 주제로 전문가 좌담회를 열었다.
12∼17세 소아청소년에 대한 코로나19 백신 접종과 관련 화이자 백신을 맞고 70여일 만에 숨진 고3 학생의 사례가 나오면서 학생들과 학부모들의 불안은 커지고 있다.
방역 당국은 mRNA(메신저 리보핵산) 계열 백신을 접종한 후 심근염과 심낭염 이상반응은 드물게 나타나고 있지만, 예방접종과의 인과성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는게 공식 입장이다.
이에 의협은 전문가 좌담회를 열고 소아·청소년 백신 접종과 관련한 의견을 들었다.
좌담회에는 은병욱 교수(노원을지대학교병원 소아감염내과), 서주현 교수(명지의료재단 명지병원 응급의학과), 박수현 대한의사협회 홍보이사 겸 대변인이 참여해 소아청소년 백신 접종의 긍정적·부정적 연구보고, 접종 시 부작용과 주의사항 등에 대해 전문가적 견해를 밝혔다.(좌담회 전체 내용 유튜브 KMA-TV에서 시청 가능 주소 : 소아청소년 코로나19 백신 접종, 전문가들 의견은?)
■ 소아청소년 코로나 백신 접종 진행 중, 부작용 우려 여전
최근 정부가 소아청소년의 백신 권고를 '자율적'에서 '적극적 접종'으로 변경했지만, 의료계에서는 의견이 갈리는 부분이 있다.
소아응급실에서 백신 접종 후 이상증상을 호소하는 환자들을 많이 접하고 있는 서주현 교수는 "새로 개발된 백신이 어떤 부작용을 일으키는지 확실히 모르는 상황에서, 환자의 증상이 백신 때문인지 확인하기 애매한 경우가 많고, 진료하면서 이상반응 신고를 다 하기도 현실적으로 어렵다"라며 애로사항을 말했다.
그러면서 "소아응급센터에서 주로 보는 부작용 증상은 흉통, 호흡곤란, 고열, 두통, 기력저하 등이며, 피검사상 정상인데 심근염, 심낭염 증상을 호소하는 경우도 있다. 실제로 신고되지 않은 건수는 훨씬 더 많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은병욱 교수는 "우리나라에서 소아청소년 접종 시작 이후 2주 이내 사망한 환자가 총 2명이 나왔지만 인과관계가 아직 밝혀진 것은 아니고, 고3 학생에서 심근염 또는 심낭염이 총 16명 정도 나왔는데, 해외 통계인 10만명 당 4.5명 정도 수준과 빈도가 비슷하며, 대부분 진단이 늦어지지 않은 경우에 잘 회복했다고 볼 수 있다"라고 말했다.
■ 새로운 방식 mRNA 백신접종…이상반응 놓고 엇갈린 반응
소아청소년 백신 접종이 긍정적인 결과를 나타낸 연구보고가 있는지에 대해 은병욱 교수는 "백신의 장기적 안전성에 대해 충분히 연구가 되지 않은 것은 맞다. 그런데 백신 개발 방식이 수십 년 동안 연구되어 온 방식이기 때문에, 개발방식 자체를 보면 장기적 이상반응이 나올 가능성은 굉장히 적다"라고 말했다.
특히 "백신이 소아청소년을 포함해 수백만 명 이상에게 이미 사용이 됐다. 5년, 10년 후 이상반응이 나올지는 지켜봐야 하지만 지금으로서는 가능성이 낮다"고 진단했다.
소아청소년 백신접종에 관한 부작용 연구에 대해 서주현 교수는 "소아청소년과 교수들의 연구 중에서도 소아청소년 접종에 대해서 과학적 근거들이 아직은 국내에서도 노출된 바가 없으므로, 실제 접종에 앞서서 득과 실을 충분히 따져봐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백신 접종 이후 사망사례의 인과관계가 불분명하지만, 사망사례가 발생한 상황에서 코로나19 감염증이 소아청소년에게 그렇게 위험한 질환인가를 먼저 따져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 "이득이 많다" vs "어른 접종자 영향 이유 접종 납득 못해"
은병욱 교수는 "접종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이득이 중증도를 낮춰주는 건강상의 이득도 있지만 간접적인 이득도 있다. 소아학업 측면에서의 이득이나, 아이를 돌보는 부모님과 조부모님의 감염을 막아주는 이득, 이로 인해 직장출근을 못하게 되는 사회적 손실 등을 막아주는 이득이 많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서주현 교수는 "소아청소년의 감염이 대부분 무증상이고 기침조차 하지 않는 무증상 감염인 경우들도 굉장히 많다. 소아청소년들은 비말이나 공기 감염의 가능성도 낮다. 그런데 성인 연령이나 노인 연령대에서 접종을 완료한 상태에서 소아청소년의 감염이 어른 접종자에게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접종을 해야 한다는 것인 납득이 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박수현 의협 홍보이사 겸 대변인은 "소아청소년 백신 접종의 안전성 및 효과에 대한 충분한 데이터가 부족하고, 특히 성장기에 미치는 장기적인 영향에 대한 우려가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 백신 접종 여부에 따른 차별이나 불이익, 필요한가?
서주현 교수는 "백신의 경우 철저히 의료적으로 손익을 계산하고 득과 실을 따져서 전파를 조금이라도 줄일 수 있는 방향으로 가야한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회적 불이익은 다른 방법으로 규제나 규정을 강화해야 한다"며 "방역당국이 백신 접종의 건강상의 이득과 사회적인 이득을 결합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사회적 이득보다는 건강상의 장점이 있다는 점을 강조해서 추진해 나갔으면 한다. 그 과정에서 전문가인 의사들의 의견을 존중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반면 은병욱 교수는 "원칙적으로는 백신 접종 여부에 따라서 차별을 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지만, 감염자가 늘고 집단면역이 제대로 형성돼있지 않은 상황에서, 확진자가 늘어나는 등 상황이 악화되다 보면 그렇게 이상적으로만 판단할 수 없는 부분이 생긴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 백신 접종 전 충분한 정보 숙지 필수
서주현 교수는 "백신 접종에 대한 기본적인 숙지사항을 모르는 부모들이 많다. 이 부분에 대해 투명한 정보가 공개되어 학생이나 부모가 선택할 수 있도록 해야 될 것 같다. 또 소아청소년과에서 상세한 설명을 듣고 접종을 결정할 것을 권한다"라고 말했다.
은병욱 교수는 "정확한 정보 제공의 책임이 정부에 있다. 의료계도 환자와 보호자에 충분한 정보 전달과 설명을 해야 할 책무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위탁의료기관 및 종사자들이 소아청소년에게 허가된 백신종류를 정확히 확인하고 접종해야 한다"라고 당부했다.
은병욱 교수는 "최근 언론에 한 연구결과가 발표됐는데, 예방접종 부작용에 대해서 걱정을 많이 할수록 실제로 그런 이상반응이 나올 가능성이 더 높다. 즉, 일시적인 이상 반응에 대해서는 환자가 안심할 수 있게 진료 체계에 대한 준비 등 충분한 설명을 하는 게 중요하다. 지금으로서는 제일 중요한 부분이 바로 심장에 대한 이상 반응이기 때문에 접종 후 가슴이 아프고, 불편감이 느껴지면 의료기관에 방문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이번 좌담회와 관련 박수현 의협 홍보이사 겸 대변인은 "지난 주말 확진자 수가 2400명대 발생하고 사망자수도 최다를 기록했다. 특히 어린이집, 초등학교, 그리고 중고등학교 집단 감염 소식이 들려오고 있고, 최근 확진자 중 20% 이상이 18세 미만의 아이들"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소아·청소년에게서 코로나19가 중증으로 갈 확률, 백신의 부작용 등에 대해 더 많은 정보가 투명하게 공개돼야 하고, 당사자와 보호자가 충분히 숙지한 상태에서 자율적인 선택을 할 수 있게 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