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염병 2급 조정·일반의료체계 전환 선언했지만 "선택권 고려"
'확산 최소화 → 환자 선택권' 근거 다지기…유지 가능성 높아
코로나19 감염병 등급이 다음 주부터 1급에서 2급으로 완화될 예정임에도, 한시적 전화 상담·처방은 당분간 유지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 가운데 방역당국 관계자가 '이행기'로 정한 한 달 이후 비대면 의료서비스에 대한 유지·중단 논의를 검토하겠다고 밝혀 이목이 쏠린다.
방역당국은 사회적 거리두기를 전면 해제하고, 포스트 오미크론 대응계획에 따라 대면진료 인프라 확충을 포함한 일반의료체계 전환을 선언했다. 오는 4월 25일부터는 코로나19가 2급 감염병으로 전환, 완화된 기준을 적용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코로나19 감염병 확산 최소화를 이유로 도입됐던 '한시적 전화 상담 및 처방' 중단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는 의견이 조금씩 고개를 들고 있다.
한시적 전화 상담 및 처방은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라 감염병 확산 최소화를 이유로 도입, 2년 이상 유지되고 있다. 하지만 최근 코로나19 확진자에 대한 대면진료를 허용하는 한편, 방역당국이 포스트 오미크론 대응 전략을 세우면서 일반의료체계로의 전환 추진을 선언한 만큼 도입 취지가 약해졌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이정근 대한의사협회 상근부회장은 앞서 감염병 완화 검토가 이뤄졌을 당시 "한시적 전화 상담 및 처방 정책은 코로나19의 심각 단계에서 시행하는 것으로 논의됐었다"면서 "코로나19 환자에 대한 대면진료를 확대하고 있는 만큼, 전화 상담 및 처방의 명분이 이제 없어졌다고 생각한다"고 밝힌 바 있다.
반면 방역당국은 '점진적 전환', 격리 의무 이행자들의 '선택권' 등을 이유로 한시적 전화 상담 및 처방(비대면 진료)을 당분간 유지할 것이라는 입장을 전했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4월 20일 진행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정례 브리핑에서 "비대면 진료 서비스는 거리두기와는 별개"라며 "아직 확진자에 대한 격리를 의무화하고 있기 때문에 격리 의무화를 적용받고 있는 확진자들의 의료서비스 이용 선택권을 열어두기 위해 비대면 진료 서비스를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이행기 이후 격리의무 해제를 검토하겠다"는 정부 방침을 인용, 격리 의무가 유지될 때까지는 이들을 위한 한시적 전화 상담·처방 서비스를 중단할 생각이 없다는 입장을 전한 것.
다만 격리 의무 해제 이후에는 비대면 진료 연장 또는 중단 결정 논의를 이어가겠다고 답변했다.
손영래 반장은 "아마 앞으로 한 달 간, 이행기 동안 확진자들의 격리체계는 계속 유지될 것"이라면서 "그 기간 동안에 비대면 진료에 대한 변동 계획은 현재로서는 없다"고 밝혔다.
이어 "한 달(이행기) 이후에 격리의 조정이 이뤄진다면 그에 따라 비대면 진료의 연장 또는 중단 등을 결정할 것인지에 대해 한 달 정도의 상황을 보면서 차근차근 논의 후 결정하겠다"고 전했다.
현행 비대면 진료 서비스 유지 이유로 꼽은 '격리 의무'가 해제될 경우, 중단을 논의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언급한 것이다.
비대면 서비스 근거 다지기? '감염병 확산 최소화'→'환자 선택권'
관계자의 언급에도, 격리 의무 해제 이후에도 해당 서비스를 연장할 가능성은 높아 보인다. 특히 기존에 한시적 허용 이유로 꼽았던 '감염병 확산 최소화' 대신 '환자 선택권'을 꼽는 등 근거 다지기에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
중대본은 지난 4월 15일 발표에서도 "안착기 이후, 격리의무가 해제될 경우 현재의 재택치료체계는 중지할 것"이라면서도 "이 경우에도 격리 권고는 진행하는 만큼, 한시적 비대면 진료서비스를 유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격리의무 해제 이후에도 여전히 '격리를 권고'하는 만큼 이들을 위한 서비스를 유지하겠다는 이유를 댄 것이다. '권고'의 경우 강제성이 약하기 때문에 기한 한정에서 자유롭다. 이 점에서 방역당국의 의중에 따라 한시적 허용을 '무기 연장' 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한시적' 조치가 장기화하면서 전화 상담·처방만 전문으로 하는 의료기관까지 등장하는가 하면, 한시적 전화 상담·처방 건수 역시 급증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신현영 의원이 3월 공개한 보건복지부 자료에 따르면, 2020년 2월 24일부터 2022년 1월 5일까지 한시적 전화 상담 및 처방이 이뤄진 의료기관은 총 1만 3252곳에 달한다. 진료건수는 352만 여건으로 매일 5166건의 전화 상담·처방이 이뤄진 것으로 분석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