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뇌전증협회, '뇌전증 지원 범국가적 체계 추진 결의안' 정부 지지 호소
5월 22∼28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리는 제75차 WHO 총회서 채택
"뇌전증 환자들의 권익 신장과 차별 철폐를 위해 범국가적 지원체계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한국뇌전증협회는 5월 중 열리는 제75회 세계보건기구(WHO) 총회에서 '뇌전증과 기타 신경계 질환의 범국가적 지원체계 추진을 위한 결의안'(Global Action Plan on Epilepsy and other neurological disorders 2022-2031)이 채택될 수 있도록 한국 정부가 적극 지지해 줄 것을 요청했다.
이번 결의안은 뇌전증과 관련된 전 세계적 부담을 경감하고, 뇌전증환자의 권익신장 및 뇌전증 질환에 대한 인식개선을 위해 추진됐다.
뇌전증환자가 질환에 대한 부정적 인식으로 인해 많은 사회적 차별을 경험하고 있기 때문에 환자를 보호할 수 있는 범국가적 안전체계를 만들자는 의미다.
결의안의 주요 의제에는 뇌전증 및 기타 신경계 질환의 정책 우선순위 배정, 알맞은 진단·치료·관리 시스템 구축, 치료 촉진·예방을 위한 제도적 교육 실행, 연구 분야 활성화 등이 포함돼 있다.
이 결의안은 2020년 11월 제73차 WHO 총회에서 발의돼 초안이 채택됐으며, 지난해 3월부터 3개월 동안 71개 회원국, 75개의 관련 기관 및 전문가들의 피드백을 받았다. WHO 집행이사회는 올해 1월 해당 초안에 대해 5월에 열리는 제75차 WHO 총회에서 결의안 채택을 권고했다.
WHO는 "뇌전증 및 신경학적 질환에 대한 전 세계적 부담에도 저소득 및 중간소득 국가에서는 질환에 대한 서비스와 지원이 불충분하다"며 "이번 결의안 채택을 통해 환자들에게 적절한 치료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뇌전증은 세계적으로 0.7∼1%의 유병률을 보인다. 현재 5000만명이 넘는 환자들이 질환에 대한 부정적 인식으로 인해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게다가 환자들이 자신의 질환을 밝히는 것을 매우 꺼려해 정확한 유병인구를 추산하기도 매우 어려운 실정이다.
국내 뇌전증환자 유병인구는 2017년 건강보험으로 뇌전증(질병코드 G40·G41)을 치료받고 있는 환자는 약 30만명, 항경련제를 복용하는 환자수(20만명 중 일부)를 합해 약 37만명으로 추정하고 있다.
뇌전증환자들은 충분히 약물로 발작이 조절되는 경우가 많으나, 질환에 대한 편견으로 인해 환자들은 신체적·정신적으로 위축되는 경우가 많다.
대한뇌전증학회에 따르면 뇌전증환자 10명 중 3명은 뇌전증으로 인해 사회적 낙인을 느끼고 있으며, 뇌전증환자의 44%가 직장에서의 해고와 부당한 대우, 파혼과 이혼, 배우자로부터의 부당한 대우, 절교, 욕설 등과 같은 사회적 차별을 경험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김흥동 한국뇌전증협회장(연세의대 교수·세브란스병원 소아신경과)은 "뇌전증환자들을 보호하기 위한 사회적 안전망은 아직까지 매우 부족한 상황"이라며 "뇌전증환자들의 권익신장과 차별 철폐를 위해 범국가적인 지원체계가 반드시 필요하며, 한국 정부의 적극적인 지지 표명을 요청한다"고 호소했다.
정부 관계자는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물론 보건복지부, 질병관리청에서 검토하고 WHO 총회 준비 시 논의하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WHO 총회는 5월 22∼28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