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전증 치료·예방 글로벌 협력 목표…각국 정부 지원 기대
뇌전증협회, 한국 정부 지지 요청…뇌전증지원법 입법 촉구
범국가적 치료·의료 시스템 접근성 향상…법률 제정·보강 권고
"뇌전증 치료·의료 시스템 접근성 높이자."
세계보건기구(WHO)가 5월 27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제75회 세계보건기구총회(WHA)에서 '뇌전증과 기타 신경계 질환의 범국가적 지원체계 추진을 위한 결의안'(Global Action Plan on Epilepsy and other neurological disorders 2022-2031)을 만장일치로 채택했다.
'뇌전증과 관련된 전 세계적 부담'(Global burden of epilepsy)을 경감하기 위해 채택된 이번 결의안은 뇌전증과 함께 신경계 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들의 치료 및 의료 시스템에 대한 접근성 향상과 함께 2031년까지 회원국 80%가 뇌전증 환자의 인권을 증진하고 보호하기 위한 법률 제정·보강을 목표로 한다.
2020년 초안이 채택돼 지난해 3월부터 3개월 동안 71개 회원국, 75개 관련 기관 및 전문가들의 검토를 거친 결의안은 뇌전증과 기타 신경계 질환에 대한 사망률 및 장애를 줄이고 환자들의 인권을 증진하며 낙인과 차별을 해결하려는 전 세계적 노력의 결과다.
WHO는 "이번 결의안 채택을 통해 회원 국가와 정부, 민간 등 협력이 가능한 모든 단체들과 노력해 지원체계를 구축할 것"이라며 "뇌전증환자들의 인권을 증진하고 보호하기 위해 법률 제정 등의 제도적 노력도 함께 추진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뇌전증 및 기타 신경계 질환을 진단할 수 있는 의사와 자원이 매우 부족한 중·저소득 국가의 뇌전증 치료 서비스 및 지원이 향상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국뇌전증협회는 해당 결의안 채택을 위해 한국 정부의 지지를 요청했다.
특히 국내 뇌전증에 대한 차별 방지와 인식개선, 뇌전증 연구와 환자에 대한 지원을 위해 더불어민주당 남인순 의원(서울 송파병)과 국민의힘 강기윤 의원(경남 창원성산)이 각각 발의한 '뇌전증 관리 및 뇌전증 환자 지원에 관한 법률안'(뇌전증지원법)의 조속한 입법을 촉구했다.
현재 뇌전증지원법은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에 계류돼 있다.
김흥동 한국뇌전증협회장(연세의대 교수·세브란스병원 소아신경과)은 "뇌전증 환자들의 권익신장과 삶의 질 개선을 위해 WHO 결의안 채택을 환영한다"라며 "우리나라에서도 뇌전증지원법이 조속히 통과돼 특정 질환으로 차별받지 않는 세상이 돼야 한다. 우리 협회에서도 뇌전증에 대한 인식 개선과 뇌전증 환자들의 인권신장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해당 결의안은 뇌전증 뿐만 아니라 뇌전증을 기초로 신경계 질환으로 분류되는 400개 이상의 질병에 직접 혜택을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뇌와 연결된 중추 및 말초 신경계 질환에 대한 공중 보건 연구 및 치료 시스템 개선에 단초가 될 수 있다는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