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액투석실 전문의 근무 여부 공개·투석전문의 양성 로드맵 마련
의료취약지 지원 및 투석 협진제도 도입 등 국가 정책 확대 제안
투석전문의 수급 부족에 대한 정책적 대안을 모색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대한신장학회는 최근 열린 국제학술대회(KSN 2022)에서 보건복지부가 마련중인 '인공신장실 설치 및 운영기준 권고안' 가운데 쟁점이 되고 있는 투석전문의 수급 부족에 대한 폭 넓은 토의를 진행했다.
황원민 신장학회 일반이사(건양의대 교수·건양대병원 신장내과)는 '투석전문의의 현재와 미래' 발제를 통해 인력 수급 부족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했다.
현재 국내 혈액투석실의 국가적 관리체계가 법제화되지 않아 혈액투석실에 근무하는 의료진의 실태를 정확하게 파악하기 어려운 실정이며, 건강보험심사평가원조차 홈페이지 내 '병원찾기'에 혈액투석 등급에 대한 정보를 제공할 뿐 전문의료진에 대한 정보는 없다는 지적이다.
황원민 교수는 "인공신장실에 혈액투석을 전문으로 하는 의사가 근무하는지 누구나 쉽게 알 수 있어야 하며, 이는 투석환자들이 양질의 투석치료를 받을 권리를 보장받는 첫 걸음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국내 유일의 국가 질 관리제도인 '혈액투석 적정성 평가'는 외래에 국한된 절반의 결과로 입원환자를 대상으로 투석을 하고 있는 요양병원·정신병원·한방병원 등의 투석 질 평가와 투석전문인력의 정보 제공이 이뤄져야 한다는 판단이다.
투석전문의는 과거 해마다 30∼40명씩 배출되다가 현재 100여 명씩으로 3배 이상 증가했다. 신규 내과전문의의 수가 연 500명대로 정체되거나 감소되는 상황을 감안하면 비약적 추세라는 평가다.
황원민 교수는 "해마다 폭증하고 있는 혈액투석환자의 증가 속도에 비례해 투석전문의 숫자도 늘고 있기 때문에 투석전문의 수급에 대한 미래는 긍정적"이라며 국가적인 추가 정책을 제안했다.
황 교수는 ▲보건복지부에서 시행하는 '의료 취약지 인공신장실지원사업' 규모를 확대해 의료인력 구인난 해결 ▲올해 7월부터 시행되는 '공공임상교수제도'를 적극 활용해 의료 취약지 공공병원에 투석전문의를 배치 ▲투석전문의가 없는 지역 병의원과 지역 대학병원간의 네트워크를 형성해 투석환자들의 협진제도(예: 촉탁의 제도, 월 1회 방문해 협진·의료자문)를 통해 양질의 투석진료를 폭넓게 제공 등을 제시했다.
이영기 대한신장학회 투석이사(한림의대 교수·강남성심병원 신장내과)는 "투석전문의 인력수급문제는 적정 투석전문의 수 예측 및 양성에 대한 로드맵을 마련하고, 인력수급 부족에 대한 국가적인 정책지원이 이뤄진다면 점차 해소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양철우 대한신장학회 이사장(가톨릭의대 교수·서울성모병원 신장내과)은 "국민에게 세계적 수준의 양질의 투석진료를 제공하는 큰 목표 아래 대한신장학회와 보건복지부·대한의사협회·대한병원협회·대한요양병원협회 등을 아우르는 '인공신장실 질 관리 협의체'를 구성해 현실적인 문제를 하나하나 합리적으로 해결하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해법을 제시했다.
대한신장학회는 지난 1999년부터 무자격 의사의 투석치료행위를 방지하고 투석환자 진료의 질적 향상을 위해 투석전문의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1년 이상 투석진료 수련을 받은 내과전문의와 소아청소년과전문의들이 인증을 받고 있다. 지금까지 총 1472명(2022년 5월 현재)의 투석전문의가 배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