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강경책 일변도 중 '의료사고처리 특례법' 꺼냈다

정부, 강경책 일변도 중 '의료사고처리 특례법' 꺼냈다

  • 박양명 기자 qkrdidaud@naver.com
  • 승인 2024.02.27 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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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사고처리 특례법 초안 공개…29일 오후 공청회 진행
책임 및 종합보험 가입 전제…사망 포함, 필수의료·중상해 제한

정부가 병원을 떠나고 있는 전공의들에 대해 각종 행정명령 등으로 강경책을 쓰고 있는 가운데 의료진의 의료사고 부담 완화를 위한 당근책, '의료사고처리 특례법'을 공개했다.

의료과실로 환자에게 상해가 발생해도 형사 책임을 면책한다는 내용으로 '책임보험 및 공제' 가입을 면책의 전제조건으로 하고 있다. 쟁점 사안 중 하나인 환자가 사망했을 때도 종합보험, 공제에 가입했다면 형이 감면될 수 있다는 점을 담았다. 여기서도 '필수의료' 행위라는 전제가 붙는다.

보건복지부는 27일 의료사고 처리 특례법 초안을 공개했다. [사진제공=보건복지부] ⓒ의협신문
보건복지부는 27일 의료사고 처리 특례법 초안을 공개했다. [사진제공=보건복지부] ⓒ의협신문

의사 집단행동 대응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27일 오전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제1차장) 주재로 회의를 열고 필수의료에 종사 의료진의 사법부담을 낮추기 위한 '의료사고처리 특례법' 제정안 초안을 공유했다. 

주요 내용은 필수의료 인력이 ‘책임보험·공제’에 가입하면 의료과실로 환자에게 상해가 발생해도 환자의 의사에 반해 공소를 제기할 수 없도록 하는 것이다. ‘책임보험·공제’는 보상한도가 정해져 있는 보험을 말한다.

발생한 피해전액을 보상하는 보험인 ‘종합보험·공제’에 가입했을 때는 의료인이 의료행위를 하는 과정에서 의료사고가 발생했더라도 아예 공소를 제기할 수 없도록 했다. 특히 응급환자에 대한 의료행위, 중증질환, 분만 등 필수의료 행위는 환자에게 중상해가 발생했더라도 공소를 제기할 수 없도록 했다.

또 ‘종합보험·공제’에 가입하면 필수의료 행위를 하던 중 환자가 사망했을 때 형의 감면을 적용받을 수 있다.

정부는 '필수의료행위' 정의를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 2조 1호에 따른 응급환자에 대한 의료행위 등과 ▲중증질환 분만 등 생명과 신체에 중대한 위해가 발생할 수 있거나 ▲난이도가 높은 의료행위 등으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것이라고 법에 명시했다.

의료사고처리 '특례'는 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의 조정·중재 절차에 참여했을 때 적용된다. 또 면책제외 사유에 해당할 때는 특럐 적용이 배제된다. 면책 제외 사유는 진료 ▴진료기록·CCTV 위·변조 ▴의료분쟁조정 거부 ▴환자 동의 없는 의료행위, 다른 부위 수술 등 12가지다.

박미라 의료기관정책과장(개원의대응팀장)은 "책임보험에 가입한 의료인의 업무상과실치사, 중과실치상죄에 대해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으면 공소 제기를 하지 않도록 한다는 내용"이라며 "나아가 종합보험에 가입한 의료인은 아예 공소 제기가 불가하도록 하고 이때는 필수의료에 한정해 중상해에 대한 특례를 적용한다는 것"이라고 풀어서 설명했다.

이어 "종합보험에 가입한 의료인이 필수의료행위 중 사망사건이 발생했을 때 형을 감경 또는 면제할 수 있도록 하는 안"이라며 "반의사불벌특례는 모든 의료행위, 종합보험 가입 특례는 중상해의 경우 필수의료에 한해 인정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보건복지부와 법무부는 법안에 대한 의견수렴을 위해 29일 오후 2시 공청회를 진행할 예정이다.

박민수 제2차관은 브리핑을 통해 "의료사고처리 특례법은 그 동안 의료현장에서 제기한 의견을 반영한 것"이라며 "의사단체가 요구한 의사 증원의 전제조건이기도 하다. 정부는 의료계, 환자, 법률전문가 등이 참여하는 의료분쟁 제도개선 협의체를 구성해 작년 11월부터 총 9차례 의견을 수렴했고 이해관계자와 개별 면담도 진행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법이 제정되면 필수의료 인력의 법적 부담을 획기적으로 낮추고 환자는 소송까지가지 않더라도 신속하고 충분한 보상을 받을 수 있다"라며 "환자와 가족이 안게 되는 의료사고 입증 부담도 완화되는 효과가 있다. 법 제정안이 조속한 시일 안에 처리될 수 있도록 국회 논의를 지원하겠다"고 덧붙였다.

박 차관은 이번 제정안이 어디까지나 정부 초안이라는 점을 짚었다.

그는 "필수의료 살리기 중 사법부담을 완화하는 제도적 개편이 가장 공통 사안이고 가장 시급하다고 생각한다"라며 "입법까지 이뤄져야 하기 때문에 시간이 상당히 걸릴 수 있다. 정부가 초안을 발표해 정부 생각을 먼저 전달하고 그 이후 충분히 공청회 등을 통해 여러 의견을 듣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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