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급실 문제 핵심이 의사 인건비? 국힘출신 시장 발언 '일파만파'

응급실 문제 핵심이 의사 인건비? 국힘출신 시장 발언 '일파만파'

  • 홍완기 기자 wangi0602@doctorsnews.co.kr
  • 승인 2024.08.19 15:29
  • 댓글 4
  • 페이스북
  • 트위터
  • 네이버밴드
  • 카카오톡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최민호 세종시장, 세종충남대병원 응급실 축소 화살 의사에 돌려
이형민 응급의학과의사회장 "비상식적 발언…대응할 가치도 없어"

최민호 세종시장 [사진=최민호 시장 SNS]ⓒ의협신문
최민호 세종시장 [사진=최민호 시장 SNS]ⓒ의협신문

의료사태의 장기화 속, 오랜 격무에 지친 의사들이 현장을 떠나 응급실 진료를 멈추는 사태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응급실 진료 차질이 의사 인건비 인상에 따른 것이라는 세종시 시장의 발언이 나와 논란이 예상된다.

세종충남대병원은 이달 22일 오후 6시부터 23일 오전 8시까지 14시간 동안 응급실 진료를 중단한다. 최근 응급실 전문의 14명 가운데 3명이 퇴직하면서, 운영에 차질이 생긴 탓이다.

국민의힘 출신 최민호 세종시장은 19일 기자회견에서 세종 충남대병원 응급실 진료 축소 관련질의가 나오자 "문제의 핵심은 병원의 경영난이 아니라 의사의 인건비 문제"라고 답했다.

해결 기미가 보이지 않는 의료 사태의 대표적 부작용인 '응급실 경영난'. 세종시장은 해당 문제의 화살을 '의사들의 인건비 욕심'으로 돌린 것이다. 

최민호 시장은 "문제 초점 어디있는지 알아야 된다. 응급의료 의사들 인건비 문제다. 11명이었는데 요즘 의사 문제 때문에 일부 의사들이 다른 병원에서 더 많은 인건비 주겠다고 하니 옮긴 것"이라면서 "다른 문제는 없다. 시스템이 아니라 의사들의 보수문제를 올려달라고하는데 충대병원은 대응할 재정이 없는것"이라고 말했다.

구체적 연봉에 대한 언급도 나왔다. 

최 시장은 "의사들의 연봉이 3억 7000만원인 것으로 안다. 다른 인근 병원에서 4억 넘는 보수 제시하니 옮긴 것"이라면서 "시민들 생명 볼모로 인건비 올려달라는 걸 정부, 지자체가 계속 줘야 되나. 그분들 보수가 다른 과랑 비교해도 낮지 않다. 응급의료 담당 의사들의 보수를 언제까지 대줘야할지 고민인게 솔직한 심정이다. 경영난이라고 두루뭉실하게 갈게 아니다"라고 밝혔다.

병원 경영엔 문제가 없는데, 의사들이 돈을 더 벌기 위해 문제를 만들었다고 주장한 셈이다.

응급의학과 전문의들은 '황당하다'는 반응이다.

대한응급의학회는 19일 입장문을 통해 세종시장의 발언이 '모욕적'이라며 "공개적 비난은 해당 지역의 응급의료 위기 사태 해결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분명히 했다.

학회는 "정부의 대규모 의대 정원 증원 등 의료 정책 추진 이후 발생한 응급의료 인력 부족의 어려움 속에서도 국민들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해 응급의료 현장을 힘겹게 지켜왔다"며 "지역민들의 생명·안전을 책임져야 할 해당 지자체장이 응급의학과 전문의·교수들의 급여를 거짓으로 과장, 이를 해당 지역 응급의료 위기의 탓인양 호도했다"고 비판했다. 

세종시장의 연봉 관련 발언이 '거짓으로 과장됐다'고 분명히 하면서 "응급의료체계 유지를 위해 지자체장으로서의 적극적 행정적, 재정적 지원을 해야할 때"임을 강조했다.

응급의학과의사회 역시 불편한 심경을 전했다.

이형민 응급의학과의사회장은 "내부적으로 난리가 났다"면서도 "애초에 상식적이지 않은 발언이기에 공식적인 대응을 하려는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다만 "월급 문제를 이야기 하기 전에 병원장이나 현장에 좀 제대로 알아보길 바란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다"고 전했다.

의료사태 장기화로 인한 응급의학과 전문의들의 대거 이동이 일어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신규 인력이 몇년간 나오지 않을 것을 대비한 전국적인 '응급의학과 인력 빼내기'의 결과다.

이형민 회장은 "구인 경쟁이 일어나면, 당연한 얘기지만 처우나 환경이 좋지 않은 곳에서 좋은 곳으로 이동을 하게 된다. 지방에서 수도권으로, 시골에서 도시로 이동하는 현상이 극대화된다는 것"이라면서 "실제 응급의학과 내부망을 통해서도 전국적인 구인·구직이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신규 인력의 공백을 초래한 '진짜 원인'을 파악하지 않은 채, 결과적 현상만을 짚은 것은 잘못된 예단이라는 지적이다.

이 회장은 "전국 응급실이 400개다. 이중 150개 응급실이 적자다. 적자지만 운영하고 있는 것이다. 응급실의 매출로는 인건비도 감당하기 어렵다. 이 문제를 이해하려면 고질적 저수가 문제부터 이해를 해야 한다. 세종시장은 이런 믿기 힘든 이야기를 받아들이기 어려울 것"이라면서 "응급의료 현장을 한계 상황까지 끌고 온 정부의 잘못이 크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지적했다.

아래 논란이 된 최민호 세종시장 발언 전문.

Q. 세종충남대병원 응급실 일부가 중단되면서 운영되고 있다. 지원계획 더 있나?

최민호 세종시장: 

이부분 문제 초점 어디있는지 알아야 된다. 응급의료 의사들 인건비 문제다. 인건비를…11명이었는데 요즘에 의사 문제 때문에 일부 의사들이 다른 병원에서 더 많은 인건비 주겠다고 하니 옮긴것이다. 의사들의 연봉이 3억7000으로 안다. 다른 인근 병원에서 4억 넘는 보수 제시하니 옮긴 것이다. 

 

그러다 보니 의사 수가 적어질수밖에 없고 그러니 나머지도 우리도 올려달라. 우리도 그만두겠다…세종대 충대본원은 이런식으로 의사들 응급의료센터 예방의학 의사 아니면 응급의료 진료 할 수 없다. 다른 의사 대체할 수 없다. 그러니 그분들이 독점적…전담하는 체제에서 의사들이 봉급 올려주면 대책이 없는 것이다. 안 올려주면 그만두겠다고 하고…3억 7000만원을 받고 있는데 4억, 4억 5000만원 5억 이렇게 인사요구하면 한 없이 대응해줘야하나.

 

응급의료센터 생명 다투는 것인데…다른 문제는 없다. 시스템이 아니라 의사들의 보수문제를 올려달라고하는데 충대병원은 대응할 재정이 없는거다. 시장은 인건비 인상에 따른 문제이긴 하지만 당장 피해보는건 시민이라서 할 수 없이 재난관리기금에서 2억원 지원해서 시민들의 응급서비스 받도록 하는 것이다. 

 

행정기관이 병원들의 의사 인건비까지 대줘야하는지 딜레마 있다. 또 인사요구하면 어떻게 할거냐. 시민들 생명 볼모로 인건비 올려달라는걸 정부, 지자체가 계속 줘야되나. 그분들 보수가 다른 과랑 비교해도 낮지 않다. 응급의료 담당 의사들의 보수를 언제까지 대줘야할지 고민인게 솔직한 심정이다. 경영난이라고 두루뭉술하게 갈게 아니다.

관련기사
개의 댓글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 기사속 광고는 빅데이터 분석 결과로 본지 편집방침과는 무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