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방암 발생 위험 2.77배…"가족력 환자 추적관리·맞춤형 관리 필요"
서울대병원 유방내분비외과 문형곤·강은혜 교수팀 [Breast Cancer Research] 발표
유방암 유전자(Breast Cancer Gene)인 BRCA1과 BRCA2 돌연변이가 없는 유방암 환자도 대측 유방암(Contralateral Breast Cancer, CBC) 발생 위험이 높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BRCA1/2 유전자 돌연변이 환자는 유방암 발생 시 반대편 유방암 발병 위험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BRCA1/2 유전자 돌연변이가 없는 고위험군 환자들에 대한 연구는 아직 충분하지 않았다.
서울대병원 유방내분비외과 문형곤·강은혜 교수팀은 2005∼2018년 서울대병원에서 치료받은 1만 3107명의 유방암 환자의 데이터를 분석, 전체 생존율과 반대편 유방암 발생 위험을 평가했다. 특히 BRCA1/2 돌연변이 유무와 관련된 임상적 예후를 분석한 후향적 코호트 연구 결과를 [Breast Cancer Research] 최근호에 발표했다고 8일 밝혔다.
유방암은 전 세계 여성암 중 가장 흔하게 발생한다. 보건복지부와 중앙암등록본부가 발표한 2021년 국가암등록통계에 따르면 2021년 유방암 환자 수는 2만 8720명으로 10년 전인 2012년(1만 6803명) 보다 71% 증가했다. 전체 여성암 환자의 21.5%를 차지, 갑상선암(19.8%)을 제쳤다.
가족력과 유전적 요인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는 유방암은 특히 젊은 연령층에서 발병률이 높아지고 있다. BRCA1/2 유전자는 유방암과 난소암 발생 위험을 크게 증가시키는 중요한 유전자로, 돌연변이가 발생하면 DNA 복구 기능에 문제가 생겨 암 발생 위험이 급격히 높아진다.
연구팀은 유전자 돌연변이 검사 기준에 따라 유전적 요인이 적거나 BRCA1/2 돌연변이 위험이 낮은 환자를 저위험군으로, 유방암 가족력·진단 연령·삼중음성 유방암 등 유전성 유방암 가능성이 높은 환자를 고위험군으로 분류했다. 고위험군은 BRCA1/2 유전자 돌연변이 유무에 따라 ▲BRCA1/2 돌연변이 환자 ▲BRCA1/2 돌연변이 없는 환자 ▲유전자 검사를 받지 않은 환자로 세분화했다.
분석 결과, BRCA1/2 돌연변이가 있는 환자들은 저위험군에 비해 반대편 유방암 발생 위험이 7.3배 더 높았다. BRCA1/2 돌연변이가 없는 고위험 환자들도 저위험군에 비해 2.77배 높은 발생 위험을 보였다.
10년 누적 반대편 유방암 발생 확률을 살펴본 결과, BRCA1 돌연변이 환자는 9.9%, BRCA2 돌연변이 환자는 7.2%로 나타났다.
이같은 유방암 발생 확률은 북미와 유럽 환자들의 반대편 유방암 발생 확률(19.5∼33.5%)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았다.
강은혜 교수는 "유전성 유방암 가능성이 높은 환자들에게 BRCA1/2 유전자 변이 검사를 시행하는데, 변이가 없는 환자들도 일반 환자들보다 반대편 유방암 발생 확률이 높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면서 "특히 가족력이 있는 환자들은 지속적인 추적 관찰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문형곤 교수는 "BRCA1/2 유전자 돌연변이가 있는 환자들의 반대편 유방암 발생 확률이 약 10%로, 서구 환자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수치를 보였다"며 "이러한 차이를 반영한 맞춤형 치료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대규모 한국인 유방암 환자 데이터를 기반으로 수행한 이번 연구는 임상적으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고 설명했다.